“개별 선교운동 강화 플랫폼 역할해야”
전통의 선교한국대회 산증인 … 여성 첫 실무대표 맡아 연합운동 큰 그림


한국교회의 선교역량은 세계적이다. 그 이면에는 헌신된 수많은 여성들이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소수의 여성선교지도자들이 있다. 복음주의선교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리더십을 소개하고 이들이 진단하는 한국선교계의 오늘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선교단체와 선교한국 간사로 잔뼈가 굵은 이대행 위원장은 뛰어난 기획력과 화합을 추구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이대행 선교한국상임위원장은 현재 4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선교한국의 실무대표를 맡고 있다.

선교한국은 1988년 학생선교단체와 지역교회가 연합해서 국내에 청년선교자원을 동원하고자 시작한 협의체이다. 2년마다 한번씩 ‘선교한국대회’를 여는 것이 트레이드마크이고, 기도합주회와 교육 등을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을 상임위원회에서 상시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 30년 가까이 지속하는 연합사역도 드물지만 청년대학생만을 상대하는 사역도 거의 없어서 가히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대회에 참석한 사람은 6만여 명에 이르고 선교한국대회에서 결신을 해서 선교사가 된 이들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이대행 위원장은 1991년 선교한국의 간사로 입사해서 밑바닥부터 단계를 밟아 오늘에 이르렀다. 화려해 보이는 대회의 뒷켠에서 홍보 재정 문서 사무 기획 등 모든 분야를 섭렵하며 묵묵히 일을 했다. 뛰어난 기획력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어 어떠한 주제든지 그에게 제안하면 순식간에 한편의 대회나 포럼이 구상된다.

국내 선교계에서 여성들이 리더십을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교단선교부는 차치하고 선교단체나 선교연합기관에서도 여성 대표를 찾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이대행 위원장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그의 리더십과 인화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드러내준다. 여성으로서 목회자와 남자선교사들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위원장은 특유의 리더십과 연합운동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실무형 리더십이라는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선교연합체는 이제껏 여러 단체들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단체를 이뤄왔다면 이제는 개별단체들의 선교운동을 강화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별선교단체가 할 일을 중복해서 하지 말고 개별단체가 할 수 없는 일을 힘을 모아 이루게 하고 그 연합운동의 열매를 선교단체들과 나누는 것이 건강하다는 지론이다.

요사이 지역교회와 국내 다양한 기관들이 개최하는 선교대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교한국의 선교한국대회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 아닐까? 이 위원장은 이런 염려에 동의하지 않는다. “선교운동은 함께 해야만 영향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합운동의 중요한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입니다.”

이 위원장은 선교연합운동을 영적 전쟁이라고 말한다. 많은 신학교와 단체들이 유행처럼 ‘선교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집회, 선교부스를 통한 홍보, 트랙강의, 체험프로그램 등을 똑같이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교한국처럼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프로그램은 있으나 현장성이 부족하고 동원은 있으나 준비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교한국은 그동안 ‘미전도종족선교’ ‘선교동원’ ‘단기선교’ 등의 선교전략적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또 ‘퍼스펙티브’ ‘기도합주회’ 등을 도입했다. 이제는 대회 때마다 아시아권에서 청년대학생들이 참여해서 대회를 벤치마킹할 정도의 세계적 모델이 됐다. 유명한 선교학자인 고(故) 랄프윈터 박사는 “선교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할 대회”라고 말한 바 있다. 이위원장은 2010년에 위원장의 자리에 오른 뒤 두 번째 텀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교한국의 한 축이었던 파트너스 사역이 독립하게 되면서 온전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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