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기는 총신대 정관개정에 함몰되어 제대로 각종 현안을 처리할 수가 없었다. 총회결의를 이행하라는 총회장 측의 요구와 재단이사의 정족수가 부족하여 결의조차 할 수 없다는 총신대 재단이사장 측의 대립은 늘 핫 이슈였다. 커지는 우려 속에서 제100회 총회를 위한 증경총회장 2명의 긴급제언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당신의 종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소서”
‘내가 죽으면 주님이 사는’ 절박한 심정으로 현안 풀길 호소한다

최기채 목사
증경총회장·광주동명교회 원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일벌백계주의나 강경일변도만 앞세워서는 상처만 가중시킬 뿐 해결은 어려워진다. 그러기에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

오, 주여! 당신의 종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소서. 그리하시면 총신도 살고 총회도 살고, 우리 모두가 살겠나이다.

제100회 총회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기는 총신대 정관개정과 관련하여 시시비비만 일삼다가 뚜렷한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지겨운 회기이다. 지난 제99회 총회는 바르게 하려는 총회장의 의지가 보였다는 이유로 평판이 자자했다. 그러나 총회가 파한 다음에 총회는 한치 앞을 내딛기조차 힘든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제99회 총회에서는 “총신대 정관개정을 2014년 10월30일까지 개정토록 하되 만일 개정하지 아니할 경우 재단이사전원은 총회의 모든 공직을 5년 동안 박탈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 총신대 재단이사장은 총회결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여 법원이 이를 받아들임으로 혼란은 가중되었다. 총회에서는 실행위원회를 가동하여 ‘총회 결의 이행위원회’를 조직하고 정관개정을 지시했지만 진행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부끄럽게도 소위 대치동파라 불리는 총회장측과 사당동파라 불리는 총신대측의 날선 대립각만 지속되었다.

사태의 흐름을 직시할 때에 99회 총회가 제재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재단이사장을 비롯한 몇 사람의 이사들이 이번 봄 노회에서 대부분이 총대로 재선되어 건재함을 과시했다. 총회는 향후 지속적으로 재단이사들을 제재하고 몇몇 재단이사들은 소수나마 사회법의 울타리 안에 버티면서 반항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보면 본의 아니게 수에 관계없이 자구책으로 세를 규합할 것이고, 또 이러한 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관선이사가 파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일벌백계주의나 강경일변도만 앞세워서는 상처만 가중시킬 뿐 해결은 어려워진다. 그러기에 정치는 역시 정치로 풀어야 한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증경총회장단 약간명과 현총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실행위원회에서 선정한 5인위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고 있는 줄 안다. 그러한 결과 상당히 의견이 접근되고 있으면서도 협상의 테이블은 언제나 그러하듯 글자 몇 자에 걸려서 고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즉 총신대 정관에 ‘총회 직영 신학교’라는 글자 7자와 ‘총장의 정년은 70세로 한다’는 12자가 올가미에 걸려서 풀리지 않고, 또 재단이사측에서는 ‘이사의 정족수에 7명이 부족해서’라는 14자에 걸려서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발씩 양보하되 총회장은 전문가들이 교묘하게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난 법망을 예견하지 못하고 고퇴를 쳤던 사실을 아쉽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건이 발의되어 토의 중에 “회장 가부요! 가부요!”를 외치며 회장을 윽박질렀던 총대들도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들려온 “이 여인을 돌로 쳐라, 그러나 죄 없는 자가 먼저 치라”고 선고하신 주님,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시던 의로우신 재판장 되신 예수님을 본받은 결의였던가를 재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총신대 이사장은 엄청난 재산인 사당동 캠퍼스의 부지를 헌납하여 신학교를 건립하셨던 고 백남조 장로님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총장은 이름도 없고 빛도 없이 헌신하며 오로지 보수 신학을 후학들에게 심어주는 것으로 만족하셨던 고 박형룡 박사님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하는 바람으로 호소하는 바이다. 총장은 총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반드시 총회결의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그리하면 천만 사람이 욕하고 비웃는다해도 주님이 갚아 주실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 주님이 바라신바 예배보다 헌금보다 더 화급한 화목제물이 되기 바란다.

이 난국은 당신 한 사람이 변하면 수습이 될 것이다.

이 절박한 시점에 아사주생(我死主生) 즉 내가 죽으면 주님이 살고, 내가 죽어야 총신대가 살고, 총회가 산다는 비밀을 깨달았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랴? 역사적으로 의미가 심장한 100회 총회를 맞이하면서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소서”하고 탄원하는 것이다.


‘화합과 약진’의 총회 간절히 소망한다
총회와 총신 지도부는 결의정신 살려 역사의 오점 남기지 말아야

장차남 목사
증경총회장·온천제일교회 원로

“법적 안전장치가 없이 관습과 신뢰에만 의존하게 될 때 금번과 같은 대립과 이견이 생기면 해석이 구구하여 혼란이 가중된다. 하지만 총회의 두 번째 희년을 맞으면서 그동안의 모든 오해와 이견을 털고 가야 한다.”

앞으로 3개월 남짓 지나면 대한예수교장로회 100회 총회가 회집하게 된다. 두 번째 희년총회가 되는 셈이다. 1912년에 총회가 조직되었으나 일제 말 3년간 총회를 열지 못하였고 6.25 동란으로 1년간 지연되어 이제야 100회 총회를 맞게 된 것이다. 그래도 100회 총회는 역사적 총회임에 틀림없다.

나는 뜻깊은 100회 총회를 앞두고 화합과 약진의 교단 총회가 되기를 기원하는 심정으로 호소하고자 한다. 이미 현역에서 떠나 총회의 현안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세세히는 모르지만, 제99회 총회 결의를 시행하라는 총회측 요구와 절차상 무리라는 총신측 대응이 첨예하고 일촉즉발이어서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되었으면 한다.

물론 총신은 총회가 목회자 양성을 위하여 설립한 부설 학교임에 틀림없으나 별개의 재단이어서 총회와의 관계가 하나이면서 별개이고, 별개이면서 하나인 특수한 면이 있다. 그러므로 법적 안전장치가 없이 관습과 신뢰에만 의존하게 될 때 금번과 같은 대립과 이견이 생기면 해석이 구구하여 혼란이 가중된다.

하지만 총회의 두 번째 희년을 맞으면서 그동안의 모든 오해와 이견을 털고 가야 한다. 현 총회와 총신의 지도층은 총회장과 임원, 재단이사장과 총장이어서 직책상 교단의 최고 내지 정상급 지도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신분은 교단에 속해있고 다년간 총회를 섬겼으며 여태껏 교단과 총회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누구보다 교단과 총회를 사랑하며 총회와 총신에 누를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믿는다. 다행인 것은 재단이사장의 경우 정관변경에 이사 9명으로는 99총회 후 10월 31일까지 불가항력이었다고 하니 총회결의에 불복할 의사가 아님을 표명하였고, 정년문제로 논란이 된 총장의 경우도 작년에 이어 다시 사임의사를 표명하였으니 양측의 정치력에 따라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총회는 교단의 최고·최종 의결기구로서 공회의 결정은 지대한 권위를 가진다. 만일 그 결의가 잘못되었다 싶으면 다음 총회에 다시 상정하여 전번 결의를 뒤집어야지, 결의에 불복하여 내부문제를 교단헌법보다 국가법에 호소함은 절체절명의 경우가 아닌 한 금기시 해야 한다. 그러므로 100회 총회를 앞두고 사법심사를 청원한 모든 소송을 일괄 취하하고 총신의 정관변경에 불비한 조건을 보완하여 시행토록 하되, 시한에 쫓겨 부득이 100회 총회 시까지 총회결의를 지킬 수 없게 되면 100회 총회에서 다시 한번 결의하고 그대로 따르기로 약정함이 어떨지 싶다. 대개 법원에 계류중인 소송건은 판결에서 본인이 승소하면 당초에 했던 말을 번복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의명분 보다 사리사욕 때문이니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총신은 교단의 모든 목사들에게 모교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들 뿐아니라 그들이 목회하는 모든 교회도 교단의 중추인 총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늘 총신을 위하여 기도한다. 하지만 총신으로 인한 작금의 교단 내 갈등과 분쟁의 소문은 전국의 목사들과 교회들을 근심케 하므로 총회와 총신의 지도부는 총회의 결의정신을 살려 이 문제를 풀어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역사의 오점이 되는 결의가 아닌 한 아전인수식 해석이나 지엽말단의 법리로 포장하지 말고 오직 교단총회와 총신대학교를 생각하여 긍정적, 전향적 방향으로 힘과 지혜를 모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기독교의 최대 교단이며 법리적, 신앙적, 신학적 정통성을 가진 본 교단이 광복 70년을 맞이하여 통일시대를 대비하려면 호양과 희생의 미덕을 발휘하여 100회 총회를 화합과 약진의 총회가 되게 해야한다. 그러자면 총회 안에 산적한 그동안의 갈등과 이견들을 훌훌 털고 1만2000여 교회의 바람대로 화합의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약진하고 웅비하는 총회가 되게 해야 한다. 그리할 때 여타 교단의 귀감이 되고 희망이 되어 한국교회와 민족사회를 선도하는 견인차가 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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