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과 장년들의 세대통합예배를 열며 서로를 축복하는 지산교회 성도들.
광주지산교회 농어촌봉사팀에 청년 참여 활기
다양한 세대통합 행사 마련, 공동체 조화 강조

분주한 시간 속에도 어른들의 눈길은 자꾸 한쪽으로 쏠린다. 몸은 비록 고되지만 입가에 배어나오는 웃음은 감출 수가 없다. 피곤함마저 잊어버릴 만큼 봉사단에 활력을 주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청년들이다.

광주 지산교회(배호진 목사) 농어촌봉사팀 소속 성도들은 5월 25일 해남으로 향했다. 바닷가 마을 어란교회(윤건상 목사)에 도착한 80여 명의 일행들은 ‘사랑이 번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온 종일 건강검진 한방봉사 이미용봉사 마을잔치 등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거기에 황금 같은 연휴까지 반납하고 먼 길을 찾아가 섬기는 봉사였다. 하지만 봉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 고마워하는 주민들의 반응, 그리고 모든 비용을 성도들 스스로 후원과 협찬을 통해 마련한 열심 등은 앞서의 힘든 조건들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력소가 되었던 것은 이번 봉사에 함께 동참한 청년들이었다. 주일학교 파트를 맡은 청년들은 동네 아이들과 함께 미술체험, 놀이와 찬양 등 창의적인 모습으로 현장에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른 봉사에 바빴던 장년 봉사자들조차 젊은 세대의 활약에 자주 시선을 빼앗기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청년들은 어른들 틈에 어색하게 낀 수동적 존재들이 아니었다. 스스럼없이 다른 멤버들과 어울리는 어엿한 공동체의 일원이었고,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내는 듬직한 일꾼이었다. 윤건상 목사는 이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일에 함께 해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 지산교회 청장년세대가 힘을 합쳐 해남 어란교회에서 펼친 농어촌봉사 현장 모습.
지산교회 청년들이 이처럼 장년세대와 보기 좋은 동역을 펼치는 풍경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서로를 예전보다 더욱 가깝게 여기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지체라는 의식을 품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담임목사로서 부임 3년 차인 배호진 목사에게는 사실 사역 초기에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청년세대와 장년세대 간의 단절된 분위기였다. 양 세대 간에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나 소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을 뿐더러, 또 그만큼 오해가 쌓인 부분도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청년세대와 장년세대가 함께 하는 주일 오후 통합예배였다. 통합예배에서는 평소 함께 예배의 자리에 있더라도 끼리끼리 앉아, 각자 역할만 감당하고는 헤어지는 건조한 분위기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각자 번호를 뽑아 장년과 청년들이 뒤섞인 소그룹을 형성하고, 그룹별로 나란히 앉아 예배하고 찬양하며, 서로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축복하도록 했다. 반응은 예상보다 폭발적이었다. 마치 부모자식처럼, 할아버지와 손주들처럼 훈훈하고 정다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 기회를 통해 데면데면하던 관계를 넘어서 서로의 이름과 얼굴을 알고, 각자의 간절한 꿈과 고민들까지 이해하게 됐다. 한 장년성도는 “여든 평생에 이렇게 의미 있고, 즐거운 예배는 처음”이라며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산교회는 이제 한 달에 5주째가 돌아오는 주일이면 두 세대의 통합행사를 여는 것을 관례화했다. 가정의 달이었던 지난달에는 청년부가 주관하여 가족별 부서별로 노래 실력을 뽐내는 지산찬양축제를 개최하며, 또 한 번의 세대통합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배호진 목사는 “세대 간 완벽한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일단 출발이 좋다고 느낀다”면서 “신앙의 계승, 사역의 계승으로 더욱 건강한 교회를 이룰 수 있도록 청년세대와 장년세대의 조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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