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주의’ 벽 완고…한교단다체제 수용하려면 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야

기독교학술원 공개세미나

▲ 지난 18일 열린 한국기독교학술원 ‘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 세미나에서 이종윤 원장과 김정우 교수 등 발제자들이 토론회를 갖고 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학술원은 6년째 하나의 장로교단 구성을 토론하고 있지만, 논의는 답보상태이고 구체적인 실천도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300여 교단으로 나뉘어져 ‘한국교회 분열의 핵’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장로교회. 각 총회가 독립적 체제를 갖고 있더라도, 최소한 ‘장로교회’ 이름 아래 한 교단으로 활동할 수는 없을까. 2010년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황수원 목사)가 제시한 ‘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에 대한 논의가 올해도 진행됐다.

재단법인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이종윤 원로목사)은 5월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이하 한장총)와 함께 ‘한국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와 한국교회연합’을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박경수 교수(장신대)가 ‘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의 허와 실’을 주제로 발제했고, 김정우 교수(총신대)가 ‘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가 교회연합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의 결론은 “장로교회의 한교단다체제는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현재 분열된 장로교회는 한교단다체제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한교단다체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로 정리할 수 있다. 발제자로 나선 박경수 김정우 교수는 입을 모아 “한국교회가 (한교단다체제를 받아들이려면) 좀 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수 교수는 한때 ‘장로교회가 분열한 것은 문제가 있지만, 그 덕분에 열심히 전도했고 복음이 많이 퍼졌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 또는 양심을 외치며 교단을 분열했지만, “계시에도 전통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로 분열을 하면서 양심인 양 포장했다. 폐쇄적 당짓기를 감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관제탑 없이 비행기들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상태에 빠졌다”며, 지금 한국교회의 시대 요청은 분열의 병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이 시대적 요청을 감당할 능력이 있느냐이다. 박경수 교수와 김정우 교수는 부정적이었다.

김정우 교수는 무엇보다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교권주의’의 벽을 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한국교회를 대표했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역시 장로교단의 교권주의로 무너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장로교단을 만들려는 노력은 교권주의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영성과 도덕성과 지도력을 갖추고 모두를 아우르는 인물인데, 현재 한국교회에 그런 인물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걸림돌은 교권주의만이 아니다. 한국 장로교회 중 어느 교단도 분열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신학적 반성을 하지 않았고, WCC 부산총회에서 경험했듯 성경관과 비평학에 대한 신학적 관점이 그 차이를 더하고 있다. 김정우 교수는 “상호 차이점에 대한 냉정하고 공정한 인식과 이해의 노력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교단다체제를 위한 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미나 발제자와 논찬자들은 ‘장로교회의 한교단다체제’ 논의는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논찬을 한 최갑종 교수(백석대)는 장로교회의 일치운동은 △교회분열을 종식하고 교회연합의 청신호가 될 것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시켜 참교회상을 보여줄 것 △교회의 신뢰도가 회복하고 영향력이 증대될 것 △반기독정서 이단 이슬람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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