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의 체면을 세워드리는 교회가 되겠다는 가치를 가진 고령제일교회 성도들이 교회설립 60주년을 맞아 체육대회를 갖고 있다.

고령제일교회 ‘먼저 낮아지는’ 섬김과 헌신 감동
겸손의 목회철학 전교인 공유, 지역과 적극 소통


경북 고령의 고령제일교회(임정현 목사)는 특이한 내력과 사역을 가지고 있는 교회다.

현재 담임하고 있는 임정현 목사는 1981년도부터 고령제일교회에 몸담았다. 당시는 목회자가 아니라 교회를 관리하는 관리집사 신분이었다. 평신도로 있으면서 시무장로를 비롯해 현재 중직자들과 동고동락했던 사이였다. 그러던 중 교회의 후원으로 신학교를 가고, 교육전도사와 부목사를 거쳐 담임목회자로 사역하고 있다. 담임목회를 한 지도 벌써 16년째다. 과거 김제 금산교회 조덕삼 장로와 성도들이 이자익 목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신학공부를 시키고 담임목사로 세워 섬겼던 사례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임정현 목사는 이렇게 회고한다. “흔히 말하는 사찰집사로 있다가 은혜를 받아 신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공부할 여건이 되지 못했는데 이때 교회가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와 도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신안달 원로목사님과 여섯 분의 장로님과 교우들의 영적 수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 교회에서 같은 신분으로 있던 사람을 담임목사로 청빙하고, 리더십을 인정하며 따라가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에 임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요, 성숙한 영성을 가진 고령제일교회 구성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고 있다.

고령제일교회의 사역에도 특이함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3월 11일 단독선교사를 파송했고, 현재 해외 16곳과 국내 10여 곳에 협력선교를 하고 있다. 농촌교회이지만 선교사역이 활발하다. 하지만 고령제일교회만의 사역으로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하다.

고령제일교회는 지역의 교회들과 연합해 선교회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선교회에 가입한 교회 대부분이 미자립교회다. 여기에 고령제일교회는 연간 3000만원의 선교비를 투입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선교비를 선교회 이름으로 지원한다. 다시 말해 고령제일교회가 재정을 내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선교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목적과 철학이 담겨있다. 임정현 목사의 말이다. “농촌교회는 형편상 선교하기 힘겨운 현실입니다. 아울러 성도들의 영적 열등의식도 존재합니다. 작은 교회 성도 한 사람이라도 선교에 만큼은 소외감 없이 동참시키는 방편으로 이러한 일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이와 별개로 고령제일교회가 단독으로 파송한 선교사에 대해서는 교회 경상비에서 지원하고 있다. 교회 연합에 있어 그것도 재정 대부분을 책임지면서도 자신의 교회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기쁘게 헌신하는 고령제일교회의 모습은 뿌리 깊은 개교회주의 현실에 잔잔한 감동과 도전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특이한 내력과 사역이 가능한 이유는 고령제일교회의 가치추구에서 찾아야 한다. 고령제일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 ‘세상에 본이 되는 교회’, ‘예수님의 체면을 세워 드리는 교회’를 추구한다.

이를 토대로 고령제일교회 구성원들 사이에는 ‘나로 인해 교회가 욕을 먹거나, 전도의 문이 막혀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마음 속 깊이 공유돼 있다. 사회에 나가서 예수님이나, 교회나, 기독교에 대해 자신으로 인해 체면이 깎이거나 폄훼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살아간다. 이것이 쌓이다보니 불신자가 교회를 찾는 경우 주민들이 나서서 고령제일교회를 추천하는 사례가 많다.

고령제일교회 김인탁 장로는 여기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하다. “저희 목사님은 성도들의 삶에서 예수님과 교회 체면을 구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누차 강조합니다. 그래서인지 성도들이 생활 현장에서 긴장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전도회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섬김이 활발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교회설립 60주년을 맞은 고령제일교회는 예수님의 체면을 ‘더’ 세워드리려는 다짐을 하고 있다. 15년째 진행하고 있는 동대구노숙인돕기, 마을청소, 반찬나누기 등 불우한 이웃돕기 사역들 외에도 새롭게 호스피스사역, 공부방, 노인대학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살리는 맞춤형 사역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임정현 목사는 “지난 목회를 돌아볼 때 나는 한 것이 없고 주님께 끌려 다니며 사역을 했다는 고백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교회와 성도로 인해 교회가 지탄받는 현실을 의식하며 예수님의 체면을 세워드리는 교회, 그러한 목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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