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평가와 과제

▲ 제52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시의성 있는 강의와 교단 정책 제시, 다양한 트랙강의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는 장면.

‘영성회복과 민족 평화통일’ 시의적절한 주제로 기도회 집중도 높여
트랙강의 프로그램으로 정착, 높은 참여 … 효율적 일정 조정 과제


제52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기도회로서의 모습이 정착됐음을 확인한 행사였다. 이번 기도회에는 3000여 명의 목사장로들이 등록했으며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새에덴교회에서 대규모로 진행됐다. 목사장로들은 개회예배를 포함해서 5번의 집회와 새벽예배, 5개의 주제 강의와 10개의 트랙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한국교회와 조국을 위해서 감당해야 할 사명을 재확인했다.

기도회가 은혜롭게 진행된 이유는 무엇보다 기도회의 주제가 시의적절했다는 데 있었다. ‘영성회복과 민족의 평화통일을 대망하라’는 주제는 올해가 해방 70주년이면서 분단 70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보수교단이 품어야 할 기도제목이 교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과 사회에도 있음을 알려줬다. 총회는 ‘통일’을 주제로 한 강의들을 이론에서부터 실제까지 고르게 배치했다. ‘남북통일에 관한 교리적 일고’(문병호 교수),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통일대비 역할에 대하여’(강명도 교수), ‘통일을 향한 북한의 현실과 교회의 역할’(이철휘 장로) 등이 그것이었다.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실을 아파하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강의를 통해 제시했다.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들과 대응방안’(김승규 장로), ‘에이즈 예방 및 관리’(민명순 교수), ‘차세대를 위한 절대가치의 교육’(이만호 목사), ‘교회, 학교, 가정 트로이카 선교전략’(권순웅 목사), ‘능력을 상실한 교회여, 다시 회복하라’(정연철 목사) 등이 관련 강의였다. 설교자와 강사들은 한국교회가 먼저 회복되어야 민족 통일이라는 비전을 온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제 의식은 총회사무국이 제시한 5대 기도제목(교회 정체성 회복, 통일과 사회정의를 위한 교회의 준비, 총신대 문제 해결, 교회자립지원제도 정착, 사회적 영향력 회복)과 수많은 특별기도제목에 다 담겨있었다. 기도순서를 맡은 목사장로들은 기도회 책자를 통해 제시한 특별기도제목의 요지에 충실하게 기도를 진행해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기도제목들은 현장에서 행동으로 연결되어 참석자들에게 기도의 필요성을 높여줬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첫날 집회실 앞에서 가슴에 띠를 두른 목사장로들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다. ‘네팔을 도와 달라’는 문구를 새긴 띠를 채용하고 네팔 지진 구호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 전도부(부장:한복용 장로) 임역원들이었다. 또 총회는 대회 첫날부터 드려진 헌금 전액을 네팔 구호를 위해서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명운동이 다수 진행된 것도 특기할 일이었다. 참석자들은 ‘총신대 정관 변경지지 서명’과 ‘차별금지법 제정추진 반대’ 운동에 동참하면서 기도제목에 대해 더 깊이 인식하게 됐다.

총회 현안에 대한 여론 결집과 정책 홍보의 장으로 기도회가 활용된 것도 특기할 일이었다. 현재 총회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교단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기도회에는 이런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책임자들이 총회정책연구소(장봉생 목사), 교회자립지원위원회(박성규 목사), 목회자 노후(손병덕 교수)의 비전을 소개했다. 또 심창섭 교수는 ‘총회공적제도 구축의 당위성’을 제목으로 목회자수급, 미자립교회, 목회자 노후 대책 등의 현안을 총괄적으로 개괄하면서 이들을 위한 공적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사장로기도회처럼 많은 지도자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모이는 모임은 없기에 교단의 정책을 홍보하고 소통하는 기회로 삼은 것은 바람직한 시도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또 이번 기도회부터는 기도회가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어 새로운 모습을 띠었다. 즉 예배와 집회, 강의 안에 배치된 기도회에, 기도회 인도자를 별도로 세워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회로서의 집중도를 더했던 것이었다. 여기에 특별기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해야 할 기도의 내용을 꼼꼼하게 책자에 제시했던 점도 주의력을 높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트랙강의가 완전히 정착됐다는 점도 성과 가운데 하나다. 트랙강의는 2012년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목사장로기도회를 전후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총회는 지난 2년에 걸쳐서 준비위원회를 조직해서 트랙강의의 준비를 맡겼다. 준비위원회는 다양한 트랙강의를 마련하여 수많은 교단의 인물들을 강사로 소개했으며 참석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넓은 시각을 제공했다. 올해는 별도의 준비위원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0개의 트랙강의가 진행됐고 일부 강의들은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서서 들어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것은 트랙강의가 목사장로기도회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는 반증이었다.

아쉬운 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강의와 트랙강의 2개가 같은 시간에 진행되므로 주강의를 통한 정책홍보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일부 강사들은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제시된 주제와 다른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주강의와 트랙강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분리하고 전문 강사를 세워 참석자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들을 전달하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기도회와 강의 시간에 참석하지 않고 배회하는 일부 참석자들의 모습이나 강의 중에도 강의실 바깥에서 상행위가 계속되는 모습은 기도회다운 모습을 떨어뜨리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또 상당수 참석자들이 기도회 둘째 날부터는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아서 현행 2박3일간 진행되는 기도회 일정을 조정하고 기도의 집중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별취재팀
노충헌 정재영 김병국 조준영 이미영 기자(취재) 권남덕 기자(사진)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