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영성 회복, 출발점 삼아라”

‘영성회복’은 제52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두 가지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을 부인하는 세상 풍조를 말씀에 기초한 교회의 정체성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영성을 회복함으로 이겨내자는 것은 5대 기도제목의 맨 처음 항목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번 기도회에서는 ‘영성회복’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가 저녁집회와 새벽예배에 주를 이루었다. 트랙별 강의에도 설동욱 목사(예정교회)의 ‘오직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제한하지 말라’와 정연철 목사(삼양교회)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여, 다시 회복하라’ 등 영성회복과 연관된 두 개의 강의가 개설됐다. 두 강의의 결론은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설동욱 목사는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이라는 종교개혁 슬로건을 상기시키며 강의를 시작했다. 성도들이 하나님과 직접 교통하기보다 사제 성인 성모마리아 같은 존재를 의존하며 중세교회가 타락의 길을 걸었고, 헛된 영성과 미신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회복도 신앙의 출발을 사람이 아닌 하나님에게 두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 목사는 강조했다.

“사람들은 오직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지 않고 제한하거나 자기를 위한 하나님을 만들어 섬기고 있다. 미래의 일을 알고 싶어서 점을 보러 달려가기도 하고, 자기의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포장해서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여기서 우리의 잘못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이 바르게 되기 위해서는 이 출발점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설 목사는 더 나아가 교회지도자들이 스스로의 존재의미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말에서 찾고, 하나님의 일만을 생각하셨던 그리스도를 본받아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서 바로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는 삶이라고 역설했다.

정연철 목사는 세계 교회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성장했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침체에 빠진 것은 교회가 본디 지녀야 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거룩의 상실 ▲말씀의 상실 ▲기도의 상실 ▲섬김의 상실 등을 심각한 문제점으로 제시하면서, 잃어버린 능력과 영성의 회복을 위해서도 바로 이 네 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거룩의 상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간 몸 물질 등을 구별해 하나님의 형상에 일치시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고, 말씀의 상실을 극복하려면 세속적인 말들에 길들여지지 말고 하나님을 향해 귀를 열라고 주문했다.

또한 기도의 상실에 대해서는 민족의 미래를 바라보며 눈물로 기도했던 예레미야 선지자와 같은 ‘절실한 기도’가 필요하며, 섬김의 상실에 대해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셨던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처방했다.

‘편안하게 사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썩어지는 한 알의 밀처럼 희생과 포기와 섬김을 통해 이 시대의 거룩한 열매를 맺어가자’는 것이 정 목사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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