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교연 정기포럼 ... "지역이 의지할 수 있는 문화 만들어가야"

한국 교회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십 년 전부터 시시때때로 위기론이 언급됐고, 교회도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처음 위기론이 등장할 때와 현재의 위기요진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가족이나 주변의 영향으로 교회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현재는 상업화되고 성장중심, 자기중심적인 교회의 모습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즉 한국 교회 내부 요인으로 인해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 한국 교회가 위기 가운데 대응해 나가고, 선교 사명 감당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시간을 마련했다. 4월 27일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상임대표:강경민 목사, 이하 복교연)의 4월 정기포럼 ‘총체적 위기 앞에 선 한국 교회의 대응’이 바로 그것이다.

포럼은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의 ‘총체적 위기 앞에 선 한국 교회와 하나님나라적 목회 대안’을 주제로 모두발제를 발표했고, 오준규 목사(낮은마음교회)와 김의신 목사(광주다일교회)의 사례발표로 이어졌다.
 

▲ 김선일 교수가 '총체적 위기 앞에 선 한국교회와 하나님나라적 목회 대안'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김선일 교수는 경희대 도정일 교수가 언급한 ‘공포와 선망의 문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억대 연봉, 벤처기업 신화, 얼짱 몸짱 등을 선망하지만, 이에 부합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OECD 가입국가 중 최하 수준인 한국의 행복지수와 공동체지수를 제시하며, 한국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단절과 공동체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가 단절되고 파편화되어가는 사회현상은 교회의 위기를 가져왔지만, 한편으로 공동체가 붕괴된 사회에서 교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대안적공동체로 존재하고, 생활양식으로서의 문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대안적공동체가 되고 생활양식 문화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긴밀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 최근 들어 지역사회 깊숙이 들어가 봉사활동을 펼치는 교회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김 교수는 교회의 지역 봉사활동이 시스템화 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역 봉사활동을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면 시혜적으로 비춰질 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과 제도화된 그룹이 이끄는 서비스에 머문다. 이렇게 하면 새로운 공동체로 태어날 수 없다”면서, “우발적이고 자연적인 공동체적 접근하여 서로가 어울리는 관계가 되고, 삶의 문제를 나누고 돌보는 교회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복음의 문화 △구원의 문화 △선교적 문화 △전도의 문화라는 네 가지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문화의 핵심가치와 생활양식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 네 가지 문화는 별개의 문화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선순환을 이뤄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실한 만남이 형성되어야 한다”며, “신실한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이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문화를 조성하는데 헌신한다면,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문화가 겨자씨와 누룩처럼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준규 목사는 어린이도서관 운영, 세월호 1주기 행사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를 섬기는 개척교회 낮은마음교회의 사례를 소개했고, 김의신 목사는 기존교회에서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문화를 전파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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