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와 최고 프로그램으로 영적 재충전 도와
접수 10분만에 마감 ‘인기’…“다시 시작, 힘이 되길”



“이 시간만큼은 남편도 가족도 교회도 잊고 오직 나만 생각하세요.”

레크리에이션 강사의 진행에 오륜교회 비전홀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율동과 게임, 장기자랑으로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흘렀고, 사모들은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스스럼없이 서로에게 자매가 되고, 친구가 됐다. 목회자의 아내이자, 자녀들의 엄마로, 그리고 작은 교회의 사역자로 살아오던 500여 명의 사모들에게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오륜교회(김은호 목사)가 마련한 ‘사모리조이스’는 첫날부터 꿈같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부천에서 온 이수진 사모는 “친구 사모가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해서 오게 됐다. 사모들이 맘껏 웃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첫날 소감을 전했다.

오륜교회가 2003년부터 시작한 ‘사모리조이스’는 한국교회 목회자 사모들에게 특별한 시간이다. 몇몇 교회에서 농어촌교회 목회자 사모나 목회자 부부를 대상으로 세미나나 위로회를 열기도 하지만, 그중 오륜교회 사모리조이스는 유독 인기가 많다. 참가자 수가 교계에서 가장 많지만 지원자는 언제나 정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행사를 취소했던 터라 올해는 지원자 수가 더 많아, 접수 시작 10분 만에 500여 명의 정원이 다 채워졌다. 대기자를 60명 더 받았는데, 미안한 마음에 대기자까지 포함해 전부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 전국에서 모인 목회자 사모들이 오륜교회 사모리조이스 행사에서 즐겁게 레크리에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오륜교회 사모리조이스는 최고의 사모 섬김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사모리조이스의 인기 비결은 우선 2박3일 동안 사모들에게 무료로 최고의 편의를 제공한다는데 있다. 오륜교회는 지지난해까지 사모들의 숙소로 근처 롯데호텔을 준비했고, 올해는 인터컨티넨탈호텔을 마련했다. 낙도나 오지, 농어촌 교회에서 사역하던 사모들에게 최고급 호텔에서의 이틀 밤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

프로그램과 강사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는 첫날 장기호 교수(서울예술대)와 가수 이치현, 데니정이 나선 음악콘서트를 시작으로 신상훈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 이성훈 정신과전문의, 백동조 목사(목포사랑의교회), 고도원 장로(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송재호 장로(탤런트)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이외 메이크업과 패션, 푸드테라피, 사진, 핸드드립커피 등 재미있고 다양한 주제의 선택특강이 인기를 끌었다.

오륜교회의 철저한 준비와 정성도 돋보인다. 사모리조이스 행사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조직해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회의를 열고  준비했다. 행사 한 달여 전부터는 기도카드를 만들어 전 교인이 각종 모임 때마다 행사를 위해 기도했다. 행사가 시작되면 수백 명 교인들이 자원봉사를 자처해 행정과 안내, 식당, 주차, 차량운행 등으로 손길을 보탠다. 제1회 행사 때부터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승인 집사는 “한 달 전에 초대장을 보내는데 초대장 역시 최고로 정성을 들여 만든다”며 “사모님들이 이때만이라도 편히 쉬고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모리조이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사모리조이스에 담긴 오륜교회의 마음이다. 복음의 최일선에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자신의 삶보다는 타인의 삶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사모들을 우리라도 섬기자는 사랑의 마음이었고, 교회와 목회자가 건강하려면 먼저 사모가 건강해져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

 
 
프로그램 주제를 크게 ‘쉼’, ‘회복’, ‘출발’로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쉼을 얻고, 그 위에 하나님의 영적 어루만짐으로 새롭게 일어나고, 다시 찾은 첫사랑의 기쁨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개념이다. 오륜교회의 정성과 마음은 고스란히 참석자들에게도 전해졌다. 철원에서 온 홍의열 사모는 “한국교회 사모들의 눌려 있는 부분들을 치유하고, 사명을 새롭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오륜교회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국교회 사모 67%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후 사모리조이스를 시작한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는 “보내심에 순종하신 예수님과 부르심에 순종하는 사모 여러분은 하나님의 기쁨”이라며 “여러분을 사모로 부르시고, 다시 일어나 위대한 발걸음을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복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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