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현 교수(총신대학교 설교학)

말씀 받드는 섬김에 권위가 온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하는 설교는 죄인을 구원하는 권세를 갖는다. 온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사망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설교는 권세 있는 설교다. 설교의 권위와 권세는 다름 아닌 천국을 여닫는 권세 가운데 가장 잘 드러난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 16:19). 그렇다면 이러한 설교의 권위와 권세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설교의 권위는 세 가지 사실에 기초한다.

첫째, 설교의 권위는 그리스도의 보냄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의 공적인 선포를 위해 자신의 제자들을 파송하셨다. “너희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마 10:10).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승천하실 때 사도들에게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부여하셨다(마 28:19, 20). 이러한 사도들의 파송에 앞서 그리스도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라고 분명하게 선언하신다. 사도들이 보냄을 받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늘과 땅의 통치를 섬기기 위한 것이다. 사도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주권을 만민에게 증거하기 위하여 권세를 받았다. 따라서 사도들의 사역 가운데 그리스도의 권세가 드러난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의 섬김을 통해 교회와 세상을 통치하신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사도들의 사역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사역이 그리스도의 권세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의 다른 곳에서 사도들의 파송은 아버지께서 아들을 파송하신 것과 연관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 cf. 요 17:18).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파송 받은 사도들에게 권세가 주어졌음을 잘 알 수 있다(마 10:1, cf. 막 6:7, 눅 9:1).

둘째, 설교의 권위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다. 설교가 권세를 갖는 까닭은 설교자 개인 혹은 그 자신의 이름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 설교의 권위는 설교자의 인간적 재능에 기초하지 않는다. 설교의 권위는 오로지 설교자가 전달하고 증거하는 말씀에 연관된다. 사도 바울은 이것을 반복하여 증거한다.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 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서 역사하느니라”(살전 2:13). 즉, 그리스도께서 친히 바울을 통해 교회에 말씀하시는 것과 같다(고후 5:20). 칼빈은 이 사실을 <기독교 강요>(IV, 8. 2)에서 선명하게 묘사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에서 성령이 모든 권위와 위엄을 제사장이나 예언자나 사도들이나 사도들의 후계자들에게 주실 때 사실상 인간 자신에게 주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임명되는 직분에 주셨다는 것을 여기서 기억해야 한다. 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그들이 봉사하도록 위탁 받은 그 말씀에 주신 것이다. … 왜냐하면 그들이 직분으로 부름을 받을 때, 동시에 그들은 자기 자신들에게서 나오는 그 어떤 것도 전하지 말고 오직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만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교의 권위는 사실상 설교자의 봉사를 받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 담겨 있다.

셋째, 설교의 권위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설교 사역에 함께 역사하신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대사명을 주실 때 주님께서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으로 축복하셨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사도들의 복음 전파 사역은 인간적 노력과 수고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친히 권능으로 사도들에게 임하시어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역하게 하신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9). 사도 바울은 성도들의 삶과 더 나아가 복음 증거의 사역이 영적 전쟁임을 명확하게 인식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에베소교회 성도들에게 편지하기를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마귀를 대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도록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기를 요청하였다(엡 6:17~19).

오늘도 연약한 혈육을 가진 설교자가 천국 열쇠권을 가지고 복음을 담대히 증거할 수 있는 까닭은 설교자가 그리스도의 보냄을 받았으며, 하나님 말씀이 지닌 고유한 구원의 능력,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설교 사역에 함께 역사하심에 그 뿌리를 둔다. 그러므로 설교는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을 받들어 섬기는 봉사요, 바로 그 때 설교는 최고의 권위를 갖는다. 바로 그 때 설교는 천국의 문을 열고 닫는 권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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