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티모르선교재단을 창립하고 선교사역에 박차를 가하는 광양 동산교회.

꾸준한 후원사역 ‘선교재단’ 창설로 이어나가
“낙후된 정글현장 귀한 선교사역 마중물 될 것”


서티모르를 아시는가.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낙후된 오지, 같은 섬의 동쪽은 ‘동티모르’라는 이름을 갖고 하나의 국가로 독립되어 있는 분단의 현장, 단 한 명의 외국인 선교사도 없는데 수많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자생하는 독특한 선교지.

바로 그 머나먼 땅을 복음화하기 위해 전남 광양의 작은 교회가 나섰다. 주인공은 광양 동산교회 허길량 목사와 교우들이다.

동산교회 식구들은 일 년에 최소 네 차례 이상 서티모르를 찾아간다. 분기마다 한 번씩은 찾아가는 셈이다. 올해에도 벌써 두 번이나 현지를 다녀왔고, 머잖아 여섯 교회의 헌당식을 위해 재차 방문할 계획이다.
 
▲ 서티모르 선교에 뜻을 함께하는 동역자들이 선교재단 창립식에 모였다.
서티모르에는 35명의 목회자들이 있고, 이들이 섬기는 수많은 교회들이 있다. 2002년부터 인도네시아를 수시로 방문하며 선교사역에 직간접적으로 협력해 온 허길량 목사는 지난해 이 섬을 처음 찾아가 현지 교회들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다 쓰러져가는 초막들을 예배당으로 삼은 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목사님들과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목사님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죠. 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열망이 느껴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허 목사는 여러 차례 동산교회 교우들과 함께 서티모르를 방문했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우고 성도들을 격려하는 일에 헌신하기 시작했다. 낡고 비좁은 예배당을 새로 지어주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을 위해 온갖 생필품을 마련해보내준 것이 출발이었다.

서티모르 후원 사역은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오토바이 제공, 교회에 유용한 소득원이 될 수 있는 돼지 염소 등 가축 지원, 현지 기독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급과 기숙사 건축 등으로 확대되었다.

이토록 정성을 다하다보니 현지에서는 교회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신망까지 두터워졌다. 선교사가 없이도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선교의 토대를 이루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자부심까지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서티모르 방문여정에 김춘수 장로를 비롯한 인천온누리교회 성도들 몇이서 동행하게 됐다. 서티모르의 현실과 동산교회를 통해 펼쳐지는 선교사역의 현장을 목격한 이들이 귀국 후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서티모르를 위한 선교재단을 세우자는 것이었다.

선교재단은 서티모르 복음화에 뜻을 같이하는 여러 교회와 단체들의 힘을 모으는 은혜의 통로가 될 것이 분명했다.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였지만 막상 착수해보니 여기저기서 동역자들이 합세하고 나섰다.

 
 
인터내셔널에이드 한국본부(대표:김치운 장로·IAK)는 현지 교회 건축과 의약품 지원에 협조해주기로 했고, 이미 오래 전부터 서티모르 현지의 17개 교회를 돌보아오던 자카르타한인연합교회(김학진 목사)도 선교재단과 동역하기로 했다.

4월 10일에는 동산교회에 이들 동역자들이 다 같이 모여 순천노회 목회자들과 함께 서티모르선교재단 창립식을 가졌다. 김학진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서티모르에 곳곳에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자고 강조했고, 이사장으로 취임한 허길량 목사는 하나님의 영적인 부요를 서티모르의 백성들과 함께 나누자고 역설했다.

서티모르선교재단은 동산교회 당회원들을 포함한 12명의 상임이사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며, 앞으로 현지 목회자들의 생활비 후원과 자녀 교육비 지원 그리고 현지 교회와 기독학교 후원 등을 통해 선교사역이 능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도모할 계획이다.

“한국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데 힘쓸 것입니다. 주님이 통치하는 서티모르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허길량 목사는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며 짐을 챙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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