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 촉구 성명서 발표

“1년이 지나 다시 봄이 오고 꽃이 피었지만, 안산을 뒤덮은 벚꽃은 흰 옷을 입은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가 안산제일교회에서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1년 전 세월호 사고 발생 소식을 듣고 위로기도회가 열렸던 그 자리에서 성도들은 또 울었다. 추모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기도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말고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유족들의 반발을 불러온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과 세월호 선체 인양 등 남아 있는 문제들을 합당하게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강영선 목사)는 4월 15일 저녁 7시30분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추모기도회는 안산 수원 평택 일산 용인 파주 동두천 등 경기도 전역에서 모인 2500여 명의 목회자와 성도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참석했다.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두고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추모기도회가 열렸다.

추모기도회는 새에덴교회 성가대의 찬양 속에서 소강석 목사(수석상임회장)가 사회를 인도하며 시작했다. 소 목사는 “작년 4월 국민 모두가 가슴을 치며 울었다. 그때 안산제일교회에서 위로예배를 드렸는데, 이렇게 1년이 지나 추모기도회를 드리게 됐다”며, 추모기도회를 통해 304명의 희생자 및 실종자의 영혼이 평안을 누리고 그 가족들이 회복되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어 대표회장 강영선 목사(일산순복음영산교회)는 인사말을 통해 “단원고 학생 250명을 비롯해 304명이 참사를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프고 괴롭다. 경기도 1만5000교회를 대표해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이 참사를 되새기기 위해 추모기도회를 갖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유만석 목사의 말씀선포와 특별기도 시간을 통해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며 그들의 영혼과 남은 유족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특히 9명의 실종자가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염원했다.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는 ‘우리가 흘려야 할 눈물’(롬 12:14~15)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유 목사는 “예수님은 죽은 나사로가 다시 살아나실 것을 아셨다. 그러나 나사로의 죽음 때문에 울고 있는 가족들과 함께 우셨다. 우리도 이런 마음으로 이곳에 모였다. 유족의 아픔과 눈물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였다. 오늘 말씀처럼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그리스도인이 되자”고 설교했다.

설교 후 참석자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회복을 위해(김희석 목사) 대한민국과 지도자를 위해(김철한 목사) 안전한 사회와 국민통합을 위해(권순익 목사) 안산시 경제활성화를 위해(김창성 목사) 특별기도를 드렸다. 이어 오범열 목사(안양성산교회) 인도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했다.

김희석 목사와 오범열 목사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우리의 이웃에게 지난 1년은 매일이 4월 16일이었습니다. 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하도록, 상처를 보듬고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주시옵소서”라고 간구했다. 또 눈물을 흘리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히 드러나 다시 이런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대한민국이 생명을 존중하는 나라로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 경기총 주최 세월호 1주기 추모기도회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성도들과 함께 추모기도회에 참석한 남경필 지사와 강득구 의장도 추모사를 통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세월호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해 교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남경필 지사는 “잊지 말자, 잊지 말자, 다짐한 것이 벌써 1년이 지났다. 작년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진도로 내려갔지만 그 가족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지난 1년 간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며 “부정과 적패로 참담한 사고가 일어났다. 세월호의 슬픔과 고통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로 사회를 혁신한다면 고인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와 성도들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득구 의장은 “다시 봄이 왔지만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우리는 세월호 진상규명도, 세월호 인양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다시 1년이 흐르고 또 시간이 흘러도 희생자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위로와 평안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추모의 기도를 마친 성도들은 안산시기독교연합회장 이수부 목사(평강교회)의 인도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 성명서’를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는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비판을 받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과 세월호 선체 인양을 합당하게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생명 사랑과 안전 사회를 위한 ‘범국민실천 10대 안전수칙’을 제안했다.

성도들은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특별헌금 시간을 갖고, 헌금 전액을 고훈 목사에게 전달했다. 고훈 목사는 “1년 전 위로기도회에서 유족들을 위한 헌금을 주셨는데, 아직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위로금보다 진상규명을 원하는 그분들에게 돈을 드릴 수가 없었다. 빨리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가장 큰 위로는 ‘진상규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눈물이 이어진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기도회는 이재창 목사(수원순복음교회) 축도로 마쳤다. 이날 세월호 유족들은 팽목항에서 자체 추모행사를 진행해 추모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경기총 관계자는 16일 오후2시 안산 세월호합동분향소에서 열리는 1주기 합동분향식에 경기총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도 참석하는 등 앞으로도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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