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고기 뱃속에서 3일 동안 살아 있었던 요나를 떠올리며 엄마는 기도했다. ‘하나님, 그렇게 제 아이를 요나처럼 지켜주세요.’ 사고 후 이틀이 되지 않아 아들의 시신은 배에서 2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게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하나님하고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해요? 도대체 저한테 어떻게 하라고 이러세요?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얻어야 해요.’


<금요일엔 돌아오렴> 작가기록단/창비/12,000원

 

<금요일에 돌아오렴>은 세월호 참사 후 8개월간의 유가족 육성을 담은 기록이다. 사고 후 팽목항과 광화문, 안산 그리고 청와대 인근 등 길 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유가족의 증언을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모아 엮었다.

책에는 배 주위에 설치된 닻줄에 용케 걸려 이리저리 휩쓸렸다가, 그래서 얼굴 형체가 사라진 채 발견된 딸을 봐야 했던 아버지와 ‘여기 어딘지 모르겠는데 배에 물이 들어와요. 아빠, 나 데려가주면 안돼요?’라던 딸의 마지막 통화를 기억하는 아버지 등 13가족의 이야기가 있다.

책에는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을 만큼 아픈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기록에 참여했던 한 작가는 “인터뷰를 하는 도중 그는 여러 번 통곡했다. 가슴이 쪼그라들 것 같이 아프다는 그의 슬픔이 전해져 한참을 함께 울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3박 4일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했던 아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지금도 잠들지 못하는 수백 개의 금요일을 보내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지난 1년간 수없이 많은 세월호 이야기가 있었지만 정작 유가족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했던 ‘조급한 사회’만 확인하게 된다. 그들에게 ‘지겨우니 그만하자’거나 ‘보상금 얼마 받았지?’라며 묻는 건 새끼 잃은 어미를 다시 죽이는 일이다.


<어떻게 위로할까?> 노먼 라이트/생명의말씀사/15,000원

 

<어떻게 위로할까?>는 위로에 머뭇하는 크리스천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서다. 가정 상담가이자 트라우마 치료사인 노먼 라이트는 ‘사람을 돕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확신하며 고통 받는 이웃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명한 위로의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어설픈 긍휼로 위로하기에 그들의 아픔은 너무 깊다’는 전제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설픈 위로는 실패로 끝나 ‘그들을 충분히 돕지 못했다’는 자책을 불러오기만 한다. 아픔의 깊이를 가늠한다면 ‘얼른 훌훌 털어버리세요’나 ‘가족을 위해 강해져야 해요’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대신 ‘얼마나 아프고 화가 나세요. 그저 당신과 함께 있어주고 싶을 뿐이에요’라고 말하는 게 더 큰 위로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쉽게 읽히지만 위로의 기술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먼저 저자가 강조하는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270~273쪽)를 기억하는 게 좋겠다.

첫째, 거리를 두고 물러나지 마라. 둘째, 상대방의 반응을 비교,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마라. 셋째, 당신 자신에 대한 공감을 구하지 마라. 넷째, 깔보는 듯한 태도 혹은 가엾게 여기는 태도를 취하지 마라.

병든 사회, 상처 입은 영혼을 위로하려는 크리스천에게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기억하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지, 해답을 제공해주는 게 아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미 그들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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