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부활절 새벽 무차별 총격, 148명 목숨 잃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기쁨에 가득해야 할 부활절 주일, 케냐 전역 교회에 울음소리로 가득한 기도가 메아리쳤다.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Al-Shabaab)가 4월 2일(현지시간) 케냐 가리사 대학(Garissa University)을 공격해 148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캠퍼스 내 기독교인만을 선별해 살해했다는 점에서 케냐는 물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당일 새벽 5시 30분 경 알샤바브 대원들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며 캠퍼스 안으로 진입해 대부분 학생이 잠들어 있던 기숙사를 공격했다. 알샤바브 대원들은 기숙사에서 잠든 학생들을 깨워 무슬림과 기독교인으로 분류한 후 무슬림은 놓아주고 기독교인 학생들만을 골라 살해했다. 케냐 보안요원은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4명의 알샤바브 대원을 사살하며 현장을 진압했다. 일부 생존 학생들은 천장이나 옷장에 장시간 숨어 있다 경찰 수색대에 발견됐다. 그러나 이미 148명의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후였다. 특히 가리사대학을 비롯해 케냐 주요 대학에 테러 경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비무슬림 학생 비율이 높은 가리사대학에 치안이 강화되지 않은 채 테러가 발생해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케냐에 거주하고 있는 GMS동남부아프리카 지역대표 이상석 선교사는 “케냐가 2011년 소말리아 정부 전복을 노리는 알샤바브의 군사 행위에 맞서 남부 소말리아에 군사를 파병한 후 알샤바브는 케냐의 소말리아 국경지역에서 납치와 공습, 각종 테러공격 등을 잇달아 자행하고 있다”며 “더욱이 같은 해 케냐가 샤리아법을 제정한 후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지 치안에 대해서는 “교회와 대학, 쇼핑몰, 버스 정류장 등 주요 공공장소들이 무장단체들의 공격 장소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나이로비, 가리사, 몸바사 등 대부분의 지역이 치안 문제로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며 “가리사 대학 테러에 앞서 정부가 관련 제보를 받고 검문검색을 했음에도 새벽에 갑자기 공격을 당한 것이라 정부의 치안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케냐에는 GMS 소속 선교사를 포함해 모두 140여 가정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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