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노포(老鋪)는 아니지만 기독교 출판계에서 IVP와 홍성사의 위치는 단단하다. 선교사를 통해 한국 개신교 시작을 이야기한 <언더우드>와 양화진 선교사들의 생애를 돌아본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는 두 출판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책들이다. 두 책 모두 한국 개신교 초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선교사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구성과 편집은 중견 출판사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언더우드>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IVP/18,000원

 

<언더우드>는 1970년 기독교문사서 간행한 초판을 개정했다. 당시 역자였던 이만열 교수가 언더우드 선교사의 한국선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다시 원문과 대조하며 개정작업을 했다.

언더우드의 아내 호턴 여사가 쓴 <언더우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역을 지켜본 목격자로서 생생하게 생애를 그리는 한편 당시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가 어떻게 뿌리내리게 되었는 지에 초점을 맞춰 꼼꼼하게 그려 내고 있다. 역주와 사진이 재편집되어 입체적인 평전으로 거듭났다.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양화진문화원/홍성사/32,000원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잠든 사람들의 기록이다. 묘원에 안장된 400여 명 중 외국인 선교사와 그 가족 145명, 그리고 일반인 12명을 선별하여 ‘탁본’사진을 통해 생애를 소개하고 있다.

양화진문화원이 9년 가까운 기간 동안 수집, 연구한 정보를 모은 이 자료집은 참배객을 위한 실용적인 안내서라는 목적을 넘어 한국교회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따로 모은 선교사 묘비명(427~432쪽)은 필사(筆寫)의 유혹을 느낄 만큼 인상적이다.

초기 선교사들에 대한 새로운 논쟁들이 나오고 있고, 역자인 이만열 교수 역시 평전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초기의 열정과 헌신을 회복하여 오늘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두 책이 갖고 있는 무게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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