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죽으리이다> 이찬수/규장/12,000원

 

책의 내용은 묵직하고 비장하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 하나님이 주신 희망의 끈을 붙잡고 죽기를 각오하며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에스더서를 빌어 ‘하나님의 열심’을 기억하며 ‘결연한 도전’을 촉구한다.

지금까지 많이 본, 익숙한 이 메시지는 그동안 수많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동어 반복해 왔다. 그래서 더욱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았던 이 주제는 ‘이찬수 목사’와 결합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찬수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가 신뢰하는 목회자 가운데 한 명이다. ‘차세대 종교리더’나 ‘주목받는 인물’ 설문조사 때마다 의미 있는 자리를 차지한다. 그의 설교는 새로운 미디어환경인 ‘팟캐스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이 듣는다.

설교집 홍수 속에서 <죽으면 죽으리이다>가 유독 선명해 보이는 것은 ‘쉽고 분명한’ 메시지 때문이다. 이찬수 목사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유명한 신학자나 신학이론을 소환하지 않는다. 해석이 필요한 단어나 문장을 쓰는 대신 일상의 언어로 ‘쭉’ 내지른다. 일테면 후배 목회자들에게 “제발 소탐대실하지 말라. 돈 몇 푼 때문에 품위 잃는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조언(93쪽)하거나 한국교회 강단의 초라한 현실은 ‘책망의 권위’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127쪽)이라고 강조한다. 주일 아예 교회 안 나오고 골프장 돌아다니고 놀러 다니는 분들보다 예배당에 나와 앉아 있으면서도 그 마음은 불순종의 자리에 가 있는 분들이 더 위험(222쪽)하다고 책망한다. 교회의 사역과 자신의 목회철학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명성을 얻었지만 혹여 그 때문에 ‘도전하는 신앙’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려는 의지가 책 곳곳에 보인다.

‘명성과 인기’의 덧없음과 위험을 늘 경계한다는 이찬수 목사를 두고 민망한 예측 한 번 한다.

‘종교브랜드 시대’에 ‘이찬수 목사’ 이미지는 성도들에게 어떻게 ‘소비’될까? 허니버터칩처럼 한 때 아이콘이 될까 아니면 유재석처럼 오래갈까? 두고 볼 일이지만 조심스럽게 후자에 100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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