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 때문 거부한 것 아니냐” 비판 받자
교계 단체 “헌법 보장 종교자유 중요” 지원 나서

 

▲ 원희룡 제주지사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한라산신제 등 제주도의 전통제례에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 원 지사가 기독교 신앙에 따라 불참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는 지난 3월 12일 전통제례행사인 한라산신제 초헌관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원 지사는 작년 12월에도 고대 탐라국을 세운 삼성시조를 기리고 도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건시대제 초헌관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전통제례에 지사가 초헌관을 맡도록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초헌관은 제사에 첫 술잔을 올리는 등 제사를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원희룡 지사는 공식적으로 다른 행사와 겹쳐 초헌관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연이어 초헌관을 부시장에게 맡기며 제관 역할을 수행하지 않자, 기독교 신앙 때문에 제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나아가 제주지사가 초헌관 역할을 수행하도록 규정한 조례를 어긴 것이란 비판까지 받고 있다.

제주도 출신인 원희룡 지사는 현재 제주중문교회 안수집사로 섬기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제주중문교회 원로장로이다.

원희룡 지사가 신앙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교계 단체들이 그를 지원하고 나섰다.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이하 샬롬나비)은 ‘원희룡 제주지사의 산신제 제관 거부 논란 논평서’를 통해 “원 지사의 행동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통제례에 도지사가 초헌관 역할을 하도록 규정한 조례를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샬롬나비에 앞서 한국교회언론회 역시 “개인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논평하고, 이번 일로 인해 “불필요한 분란을 조장하고 개인의 신앙까지 공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샬롬나비는 한라산신제처럼 샤머니즘적 종교집회를 전통문화라는 이름으로 보존해야 하는지, 공직자가 전통문화 제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공식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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