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교에 관련된 취재 현장에서 꼭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는 선교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 그리고 두 번째는 선교사 은퇴에 대한 이야기다. 선교사 파송에 못지않게 지금은 열심히 사역하고 은퇴하는 선교사들의 처우와 그 이후의 삶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선교사 파송이 폭발적으로 진행됐던 80~90년대에 해외로 나갔던 선교사들이 이제 하나 둘 은퇴 연령에 이르고 있다.

총회 세계선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3년 안에 은퇴할 GMS 선교사 수는 62명, 8년 후에는 139명에 이른다. 10년 안팎으로는 357명이 대거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은퇴 선교사 문제는 지금 당장 그 대안 마련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퇴에 대해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한국에서도 은퇴 후를 고민하는 가장들이 많은 상황에, 10~20년씩 해외에 있다가 고국에 돌아오는 것은 선교사들에게 공포와 다름없다. 선교지에서 여생을 보낼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든지, 한국에서 살 집이 있다든지 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귀국 후 고시원을 전전하거나 기초 수급자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특별한 사례가 아닐 정도가 됐다. 종종 일어나는 선교지 재산권 문제의 바탕에는 은퇴 후를 바라보는 선교사들의 두려움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무적인 것은 은퇴 선교사들을 위한 선교계의 움직임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비타트는 은퇴 선교사들을 위한 집짓기 운동 ‘미션 빌드’를 시작했고, GMS도 월문리 선교센터 부지 중 일부를 은퇴 선교사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런 대안 마련은 이제 파송단체만이 아니라 개교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교회에는 파송한 선교사들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 세계 2위 선교국가의 명예는 현재 은퇴를 앞둔 선교사들의 헌신에서부터 시작했다. 장기간 쌓아온 선교사들의 경험은 앞으로의 한국 선교계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새로운 파송에 급급하기 이전에 선교사들이 사역이 끝난 후를 걱정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은, 침체되어 있는 선교 분위기를 북돋는 계기 또한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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