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부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농어촌교역자 부부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말씀과 기도로 사명감을 재확인하고 농어촌 복음화에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척박한 농어촌 사역자 어깨 두드리다

목회자 부부 100여 명 참석, 영적 재충전 … 사역 경험 담긴 설교에 큰 호응


고된 사역 현장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장소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된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부들은 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관광을 할 때도, 예배를 드릴 때도 손을 꼭 맞잡고 웃음을 머금었다.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나날이 줄어드는 농어촌 인구와 부족한 교회 일꾼, 열악한 재정, 생활고 등 힘겨운 농어촌교회 현장에서 서로 의지하며 복음 전파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온 부부들은 연인이나 가족이기에 앞서 사역의 동역자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려운 사정에 어렵게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겨우 시간을 내어 수양회에 참석한 농어촌 교역자 부부들에게 이번 수양회는 사역에 지친 영혼을 달래고 부부의 깊은 사랑과 믿음을 확인하는 더 없이 소중한 순간들로 채워졌다.

뜨거운 기도로 영적 재무장

‘사랑으로 섬기는 농어촌교회(고전 16:14)’라는 주제로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진행된 제99회기 총회 농어촌교역자부부수양회에는 흑석도, 비산도, 율도, 개야도, 다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사역 중인 농어촌 목회자 부부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낮에는 베트남 제2도시 호치민의 노틀담 성당, 전쟁박물관, 중앙우체국, 붕타우 예수상 등을 관광하며 휴식을 취했고, 새벽과 저녁에는 뜨거운 기도와 말씀으로 영적 재무장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수양회에서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형편과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배 목회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진솔하게 전달한 예배 설교가 좋았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16일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 후 드린 개회예배에서 이덕진 목사는 ‘보물과 보화(마 6:19~24, 13:44~46)’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37세의 뒤늦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한 후 목사안수를 받고도 갈 교회가 없어 가족들을 모아 지하 셋방에서 개척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전하며 “예수의 제자된 목회자들에게 보물이란 바로 ‘오직 예수’뿐이라는 신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시고 우리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은혜를 믿고 성도들에게 보물되신 예수를 전하길 바란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17일 저녁예배에서 부산세광교회 황재열 목사는 신학교 재학시절 요양차 머물던 시골 교회에서 강도사를 거쳐 목사안수를 받고 섬겼던 시절 이야기를 통해 “복음은 기쁨이다. 복음 덕분에 목회자가 되어 섬길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하며 하나님을 기뻐하고 또 기뻐하는 일에 힘쓰라”며 “비록 농어촌목회가 힘들고 고난으로 가득하더라도 하나님의 때를 인내하며 기쁘게 기다리며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힘써야 한다 ”고 참석자들에게 더욱 기도와 전도, 이웃사랑에 힘쓸 것을 권면했다.

또 18일 구미상모교회 김승동 목사는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는 마태복음의 말씀을 통해 “나의 나됨이 오직 이 땅에 섬기러 오신 주님의 은혜 덕분이라는 인간의 본질을 바로 알아야만 큰 자가 될 수 있다”며 “주님의 은혜 앞에 언제나 겸손하며 주님께 받은 은혜와 사랑에 감격하여 섬기고 베풀고 나누고 예수의 보혈을 전하는데 헌신하는 목회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농어촌교회 및 개척교회 사역을 직접 경험한 강사들의 생동감 넘치는 설교에 농어촌교회 목회자와 사모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함께 손을 모아 농어촌교회 부흥을 위해,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재정적 부담 여전히 과제

한편, 참석자들의 재정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수양회 신청 기준은 ‘교인 수 30명 이하, 사례비 월 기준 50만 원 이하인 농어촌교회 중 노회가 추천하는 목회자 부부’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실제 월 사례비 50만 원 이하의 목회자 부부가 여행경비 및 여비로 월 사례비보다 많은 참가비를 낸다는 것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이번 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 부부 다수도 교회 재정이 여의치 못해 수양회를 포기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한 농어촌 목회자는 “참가비도 참가비지만 부교역자가 없는 상황에서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등 사역을 잠시 내려놓고 오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라며 “수양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감사할 일이지만, 앞으로 농어촌교회의 자립과 자활, 나아가 농어촌교역자들의 은퇴 후 삶을 위해 총회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치민=이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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