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혜 교수(대신대학교)

 
작년에 우리는 “일제강점으로 인한 민족의 수난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창극 총리 후보의 발언으로 몸살을 앓았다. 문 후보의 발언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사관(史觀)논쟁으로 이어져 미디어와 SNS를 뒤덮었다. 안타까운 것은 논쟁의 양상이 한국기독교 역사에서 성경영감론이 낳은 진보와 보수의 대립 구도를 넘어서 보수신앙을 고수한다고 하는 교회 안에서도 역사관의 차이를 드러내었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의 분열이 생겨나지 않을까란 염려 속에서 팽팽하게 대결하는 논쟁을 지켜본 필자는 한국교회의 역사의식 부재를 체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총회 차원에서 개혁신학에 토대를 둔 역사관 형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국교회의 미래를 열어갈 어린이와 청소년을 교육할 것을 제안한다.

바른 개혁신학적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해서 우선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시대에 형성된 역사적 개혁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종교개혁은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이고, 그 역사적 사건을 한국교회의 신학적 발판으로 삼아 세워진 공동체이다. 이는 하나님의 섭리 아래서 이루어진 역사적 연속성의 결과로 한국교회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개혁신학에 대한 바른 이해 아래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해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의 삶의 자리가 ‘한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위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개혁신앙은 한국이라는 ‘낯선’ 문화 속으로 유입되어 한국역사와 함께 성장하였다. 시공간의 ‘간격’을 넘어서 역사적 개혁신앙은 한국역사와 함께 그 길을 함께 걸어왔다는 것이다. 이는 개혁신학적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역사적 개혁신학의 연구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서 형성되었다는 역사적 연속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역사적 섭리의 사관은 개혁신학이 정체되어 고여 있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현재를 직관할 수 있는 눈을 제공할 것이고,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디로 흘러가야만 하는 볼 수 있는 눈과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한국교회는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확립된 한국교회의 역사관을 교회교육을 통해서 교회의 미래 일꾼에게 가르치는 매뉴얼로 만들어내야 한다. 교회학교에서의 역사 교육은 한국교회의 신학적 기저인 역사적 개혁신앙을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금 바르게 정립하고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개혁신앙은 종교개혁이 일어난 16세기 과거의 한 시점에서, 그리고 광대한 유럽 지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난 역사적 신앙이라는 것을 역사 교육을 통해서 분명하게 인지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역사적 개혁신학이 전해준 복음의 진리를 한국사회를 향하여 외쳐야만 하는지, 그 당위성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개혁신학이 한국교회의 ‘현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와 학생들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눈을 얻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어린이와 청소년이 기독교인으로서 사회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삶의 자리를 분명하게 그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역사관에 기반을 둔 교회교육을 위한 역사 교육프로그램을 시급히 만들어 교회의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바른 역사관을 물려주어야 한다. 교회학교의 어린이와 학생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사회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숙고하고, 그 길을 ‘즐거이 그리고 신속히’ 걸어갈 수 있는 결단으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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