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특집] 김남준 목사가 안내하는 부활절 독서여행

“말씀을 읽든, 설교를 듣든, 경건서적을 읽든 그 안에 담긴 진리가 우리 영혼의 샘에 깊숙이 잠겨 우리의 마음이 그 진리와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묵상이고, 그러한 묵상을 통해 복음의 진리는 우리에게 경험되어지고, 우리의 존재를 통해 이 세상에 구현된다”
 

▲ 김남준 목사
열린교회

이 세상에서 아무리 많이 말해도 마르지 않는 찬송의 제목이 있다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일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하나님의 사랑의 위대함은, 우리의 사랑의 반응에 따라 달리지는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인간 스스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음을 아셨기에, 하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어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게 하셨다. 우리가 신앙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은 수없이 많지만, 그러나 세상 끝 날에 우리를 붙들어 줄 지식은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대한 진리뿐이다.

부활주일을 앞두고, 십자가를 주제로 한 5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인의 형식적인 신앙생활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일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수준의 신앙에 올라서던지, 십자가에 대한 감격을 잃어버린다면 그가 자랑하는 모든 영성과 신앙의 지식은 울리는 꽹과리와 같다. 이 책들은 십자가의 진리 속에서 옛 자아의 죽음을 경험하고 새 생명의 부활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어 줄 것이다.


다양한 각도서 십자가 진리 살펴

▲ 마틴 로이드 존스의 십자가

마틴 로이드 존스의 십자가(마틴 로이드 존스/두란노/1987)

이 책은 20세기 영국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인물로 꼽히는 로이드 존스의 십자가 설교를 모은 것이다. 특별히 이 설교집에는 그가 영국 런던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1963년 가을에 설교한 말씀들이 담겨 있다. 일종의 주제 설교집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갈라디아서 6장 14절 말씀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십자가의 진리를 살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여러 번 읽었고, 그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가 부족하면, 그리스도이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사순절 기간 동안 이 책을 읽고 묵상한다면, 큰 은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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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신학적 의미 이해 더해
 

▲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존 스토트/IVP/1988)

최근 십자가에 관한 성경적 탐구의 신학적 경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존 스토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리스도인에게 갖는 의미와 기독교 신앙의 정수인 십자가에 대한 신학적 연구의 역사적 배경을 추적하였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관심은 단지 변증이 아니라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을 신약성경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복음서가 증거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과 서신서가 설명하고 있는 그 십자가의 신학적 의미에 대해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그가 이 책을 쓴 목적이다. 이 책은 복음주의권에서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책으로, 십자가에 관한 가장 권위있는 복음주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십자가에 대한 보다 풍부한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의미들을 이해해 나간다면, 고난주간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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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 장면에서 복음의 의미 진술
 

▲ 고난받는 그리스도

고난받는 그리스도(F. W. 크룸마허/지평서원/2005)

F. W. 크룸마허는 독일 개혁교회의 목회자로 19세기의 유명한 설교자이다. 이미 자유주의 신학이 독일을 휩쓸고 있던 때, 그는 개혁 신학에 입각한 영향력 있는 복음적 설교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특히 그의 놀라운 언어적 감각과 상상력 넘치는 표현들은 복음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결코 얇지 않은 책이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을 것을 공표하시는 장면에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장례되실 때까지의 역사적인 53개의 장면들을 그림처럼 펼치며 그 장면에 담긴 복음의 의미를 진술하고 있어 몰입하여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정해 하루에 한두 편 씩 계획을 세워놓고 읽어나간다면, 깊은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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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보혈의 능력 안에 살아라”

 

▲ 십자가의 보혈

십자가의 보혈(앤드류 머리/크리스챤다이제스트/2001)

앤드류 머리는 일평생 선교사로 산 사람이었다. 이제껏 책을 통해서 내가 만난 선교사들 중, 이 사람만큼 복음에 대한 열정과 이해의 깊이를 고루 갖춘 사람은 없었다. 그는 영국 청교도 신앙의 열정과 네덜란드의 개혁 신학의 깊이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보혈의 능력에 대한 확신 속에서 일평생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는 말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보혈이 공표하는 진리에 대해 아무리 알아도 다 알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의 효능에 대해 신학적으로 설명하였을 뿐 아니라 또한 신자들이 그 보혈의 능력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선교사로 살아온 사역자답게 어떻게 전도를 위한 노력이 십자가의 보혈과 관계 되는지를 보여 준다. 30대 때 이 책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게 되살아난다. 성화에 관한 견해에 있어서는 그의 신학적 입장에 동의할 수 없지만, 그의 탁월한 복음에 대한 열정과 십자가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묵상은 언제나 나에게 역동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지금이야말로 십자가 보혈의 능력이 우리의 복음 사역에 물 붓듯이 부어져야 할 때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고 묵상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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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흘러도 변함없는 복음의 감동
 

▲ 가상칠언

가상칠언(김남준/생명의말씀사/2012)

필자가 쓴 책을 추천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내가 쓴 십자가에 관한 몇 권의 책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는 내가 삼십대 중반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남기신 일곱 말씀을 묵상하며 깊이 깨달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나는 신학적으로 좀 더 성숙하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쓴 이 책의 내용들 중 단 한 구절도 생각이 바뀐 내용은 없다. 아마도 그때 내 마음속에 다가왔던 복음의 의미와 감동들이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신학과 학문, 그리고 경건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수십 권의 책을 썼지만, 글을 쓰면서 이 책을 집필할 때만큼 눈물을 많이 흘리며 쓴 책이 없다. 고난주간 동안, 매일 한 장 씩 읽으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한다면 깊은 은혜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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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의 삶은 너무나 피상적이다. 참을 수 없으리만치 가벼운 삶은 우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단지 감각적이고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인간이 누려야 할 본연의 행복에 다가가기 위해, 우리는 복음의 보다 깊은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특히 복음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십자가의 진리를 깨닫는 일에 있어서 깊어져야 한다.

영원한 부유함을 가져다주는 영적 생명은 우리 내면에 자리 잡은 맑고 깊은 샘물에 비유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길어내어 진지하고 깊이 있게 묵상하는 일은 우리 영혼의 샘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말씀을 읽든, 설교를 듣든, 경건서적을 읽든 그 안에 담긴 진리가 우리 영혼의 샘에 깊숙이 잠겨 우리의 마음이 그 진리와 하나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묵상이고, 그러한 묵상을 통해 복음의 진리는 우리에게 경험되어지고, 우리의 존재를 통해 이 세상에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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