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가 가나안성도와 불신자들을 다시 품기 위해서 지역교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교적교회 네트워크 콘퍼런스에서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선교적교회 네트워크 ‘Fresh Expressions’ 콘퍼런스
“지역사회 공동체성 회복, 필요에 응답하는 교회돼야”


지난 1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실태’에 따르면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갤럽은 그 이유를 청년층의 ‘탈종교 현상’으로 분석했는데, 실제로 45%가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 19%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교계 내에서도 가나안성도가 100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오고 있는 현재, 교회가 가나안성도와 불신자들을 품을 수 있는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월 27일 강남동산교회(고형진 목사)에서 선교적교회 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Fresh Expressions 2015’에서는 가나안성도들을 위해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가나안성도의 44%가 목회자와 교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교회를 떠났는데, 그 중 2/3는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들이 원하는 교회의 모습은 지역 사회와 함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석환 교수(장신대) 역시 여기에 의견을 같이 했다. 성 교수는 “신앙이 없는 종교를 추구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공성과 공공선을 추구하는 교회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교회가 자신들의 땅만 넓혀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필요에 응답하는 선교적교회가 되어 가는 것이 지금 필요한 교회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사례발표에서는 카페, 복지센터 등의 장소에서 공연이나 문화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약자와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는 교회의 사례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특히 ‘선교적교회(Missional church)’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특별한 곳에서의 특별한 사역’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전통교회의 선교적교회로 전환 사례가 소개돼 의미가 깊었다. 부산에 위치한 광안교회 함영복 목사는 “각종 분란으로 시끄러웠던 광안교회는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위탁시설과 독거노인, 병원 사역 등 섬김의 일을 통해 지역에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선교적교회에 대한 자기반성적 지적도 나왔다. 지역을 섬기는 선교적교회가 교회 내부적인 영성과 양육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제기였다.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성공회 김홍일 신부는 “탁아소, 야학, 마을문고, 공부방 등 사회실천을 강조하다보니 복지사역은 직원을 여럿 둘 정도로 커진 반면 성도들의 성경교육과 제자훈련이 부족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에 국수교회 김일현 목사는 “우리 교회도 문화사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동력은 생명력 있는 ‘예배’에서 나온다”며 내부공동체의 영성과 외부사역의 실천이 건강하게 교차될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콘퍼런스를 기획한 송창근 목사(블루라이트교회)는 “선교적교회라는 것이 뭔가를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전통교회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며 “선교적교회가 무조건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보수와 진보, 작은 교회와 대형교회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이 한 자리에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이야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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