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교단 역사 그리고 정체성 ② 총신은 어떤 신학을 지향하는가

총회가 지향하는 개혁주의 신학 원리에 입각, 참된 기독교 학문연구와 인성교육 실시
이론에만 집착하지 않고 폐쇄성 경계하며 일상생활서 ‘하나님 주권’ 나타나도록 노력


 
▲ 박희석 교수총신대·실천신학
기독교에는 여러 종류의 신앙과 신학이 있고 그들의 고유한 신앙고백에 따른 교파들이 형성되어 있다. 동일한 성경을 믿지만 신앙고백과 교단의 색깔은 교파마다 차이가 있다. 총신대학교는 어떤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가? 총신대학교 정관 제1장 1조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개혁주의 교리를 이념으로 하여 학문연구와 영성 및 인성교육을 실시하여 인류사회와 국가 및 교회에 기여할 인재 양성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즉 총신대는 장로교 총회가 지향하는 개혁주의 교리를 이념으로 하여 모든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총신대는 교육과 행정 학생지도 등 모든 것이 개혁주의 원리에 따라 행해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총신대는 개혁주의적 정체성을 떠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개혁주의란 칼빈의 신학에 동조하는 신학적 체계를 뜻한다. 그래서 개혁주의란 칼빈주의와 동의어이며 이 신학은 기독교역사를 통해 수많은 학자들이 세운 신학사상이다. 총신대가 지향하는 개혁주의 신앙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개혁주의는 그 내용이 엄청나게 방대하고 크지만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무엇보다 성경의 권위를 높인다.
우리가 갖고 있는 66권의 성경은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전혀 오류가 없다고 믿는다. 성경 말씀이 우리의 신앙과 학문적 생활 뿐 아니라 모든 활동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총신대는 아무리 훌륭한 학자라 할지라도 그의 학문적 이론이나 논리가 하나님 말씀에 위배된다면 결코 수용하지 않는다. 또한 어떠한 인간의 신비적 체험도 성경 말씀과 동등한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모두가 성경 말씀에 종속될 뿐이다.

총신대는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모든 학문이 발전되고 그것이 교회와 사회에 확장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총신대에서 행해지는 채플은 물론 모든 강의는 성경말씀의 가르침을 이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문적 폐쇄성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그와 반대로 오히려 개혁주의는 참된 기독교적 학문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경말씀의 관점에서 모든 학문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개혁주의는 성경의 권위에 절대 순종하고 믿으면서 생활할 것을 일차적 원리로 믿고 가르친다.

2.개혁주의는 또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
기독교의 신앙과 모든 생활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성경이 스스로 하나님의 권위를 제일 강조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인간과 함께 천지 만물을 창조, 섭리, 구속하시는 주권자이심을 총신대는 믿고 가르친다. 하나님께서 인간과 함께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으로 보호, 통치, 섭리하신다. 하나님은 최고의 입법자임과 동시에 또한 통치자이시다. 즉 인간의 도덕적 영역과 함께 정치, 경제, 과학, 사회, 예술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문화 영역에서도 하나님은 절대적 권위를 갖고 계신다. 그러므로 인간은 무엇을 하던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10:31) 이것이 하나님 중심사상이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인간의 쾌락이나 세속적 욕심에 메여 생활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이다.

3.개혁주의 자들은 인간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는다.
인류의 시조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파괴하고 금지된 선악과를 먹었을 때 아담 혼자만 개인적으로 저주받아 타락한 것이 아니다. 아담은 전 인류를 포함하는 대표자로서 하나님과 맺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전 인류가 동일한 심판을 면할 길이 없었다.

따라서 개혁주의자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는 칼빈주의 5대 교리를 믿는다. 이 5대 교리는 1618년 화란에서 129명의 학자들이 모여 확정하였다.

 (1)인간의 전적 타락을 믿는다(Total Depravity). 모든 인류는 전적으로 부패하여 스스로의 선행으로 구원받을 인간이 누구도 없다는 것이다. 자연인은 누구나 죄인으로서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수가 없다. 아담의 후손으로 출생한 자연인은 아담의 원죄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항상 죄의 노예가 되어 선한 일은 불가능하고 스스로 죄악의 길에 빠질 뿐이다.

(2)모두가 이러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만세 전에 소수를 택하여 그의 자녀로 삼으셨다(Unconditional Election). 개혁주의 자들은 선택받은 사람이 선하거나 의로울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모두가 동일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의 결과임을 믿는다. 선택에서 사람의 공로나 노력이 전혀 개입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만 세전에 구원받을 자를 택하였다.

(3)나아가 하나님은 택함 받은 자들만 구원하시기로 하셨다(Limited Atonement).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를 사랑하시지만 전 인류를 구원하시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성경말씀과 역사의 현실을 보아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보혈의 능력은 전 인류를 구원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하나님은 전 인류를 다 구원하지 않고 소수의 택자만 구원하시기로 예정하셨다. 소수만 택하여 구원하시기로 한 것은 하나님의 기뻐하신 뜻이기 때문에 인간은 알 길이 없다.

(4)하나님으로부터 택함 받은 자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누구도 거절할 수 없다(Irresistible Grace). 또한 이 말은 하나님께서 구원의 은혜를 주시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하여 구원의 은혜를 믿도록 해주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리스도를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5)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작정한 사람은 궁극적으로 구원을 받게 된다(Perseverance of Saint). 하나님은 능력이 무한하실 뿐 아니라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불변하시는 속성을 소유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5대 교리의 핵심은 우리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로만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성경은 “사람이 믿음으로 구원을 받지만 이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가르친다. 성령의 역사가 없이 인간 스스로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할 수 없다.

4.개혁주의자들은 택함받은 성도들의 영적 모임이 교회임을 믿는다.
성경에서 교회를 다양하게 설명하면서 지체의 비유로 가르친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며, 모든 성도는 지체의 각 부분이다. 이 지체인 교회 (Holy Catholic Church)의 구성원은 하늘의 천군천사와 먼저 천국에 가신 성도들과 현재의 성도들과 앞으로 그리스도를 믿게 될 성도들로 구성된다.

모두가 하나님의 선택을 받고 머리되신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기 때문에 하나의 믿음, 소망과 성령 안에서 생활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몸인 성도는 비록 시대와 장소, 문화와 교파의 차이는 있다할지라도 일체성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기쁨이나 슬픔, 고통이나 즐거움을 함께 공유한다. 이는 지체의 어느 한 부분이 병들어 고통당하면 온 몸이 아파하고, 즐거우면 온 몸이 기뻐하는 것과 동일하다.

5.교회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영적교회와 함께 땅 위의 제도적 교회가 있다.
이 제도적 교회를 통해 복음이 전파되고 택함 받은 자들이 구원받으며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된다. 이 원리에 따라 우리는 무교회주의자와 반교회주자들을 용납하지 않는다. 땅위의 제도적 교회를 통해 복음이 우리에게 전수되었고 또한 우리도 이 교회를 통해 후손에게 말씀과 복음을 전해야하기 때문이다. 제도적 교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실교회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좋지 못한 일들을 보고 반대한다. 이는 공기나 물 혹은 음식물에 건강을 해치는 유해요소가 있다하여 숨도 쉬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으며 식사를 하지 말자는 원리와 같다. 현실교회에 모순이 있다할지라도 하나님은 땅위의 제도적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신다. 그래서 주님과 사도들은 이 땅위에 눈에 보이는 제도적 교회를 세우셨다.

무교회주의자들도 사실은 자기들만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모임도 교회다. 단지 교회의 이름만 무교회일 뿐이지 실상은 무교회가 아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싫어하는 특정한 교파나 교리를 싫어할 뿐 교회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교회가 없으면 그들의 교리도 타인에게 가르치거나 전수할 수 없고 신앙도 전수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교회주의자들의 가르침과 현실에는 큰 모순이 있다.

반대로 제도적 교회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천주교회의 주장도 용납할 수 없다. 교황은 오류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을 성경과 같은 권위에 둔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는 오직 성직자들을 통해서만 평신도들에게 임한다고 주장하여 성직자들을 높인다. 천주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서 이탈하여 교회 특히 성직자들의 절대권력을 강조하다 중세에서 암흑의 시기를 지내다 종교개혁을 맞았다.

6.교회의 행정 체제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우리는 가장 성경적인 장로회 중심체제이다.
교황이나 감독 한 사람이 교회의 모든 일들을 주도하는 것은 비성경적일 뿐 아니라 그 한 사람이 오류에 빠지면 모든 교회가 진리에서 탈선하는 위험이 있다. 모든 교인이 행정에 동시에 참여하는 회중교회 원리도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다. 장로교회는 모든 교인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어진 소수의 대표자들인 장로들이 교회의 모든 것을 치리하는 의회 대표원리이며 성경은 이 원리를 가르친다.

교회가 사명을 바로 행사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교회는 하나님 말씀의 바른 전파와 함께 뜨거운 기도가 있어야 한다. 진리에서 이탈한 이단이나 사이비 사상이 전파되면 참 교회라 할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믿고 생활하려면 기도 또한 필수적이다. 기도가 말씀과 함께 은혜받는 수단이다. 둘째, 성례의 올바른 시행이다. 세례와 성찬은 은혜의 방편이기 때문에 말씀과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내적으로 성령의 은혜를 받은 자에게 교회가 행하는 외적 표시이며 동시에 주님의 명령이다. 마지막으로, 참된 교회는 권징을 바로 시행해야한다. 교회의 무질서와 혼란을 방지하고 진리에서 이탈한 사람을 바른 진리로 인도하기 위하여 교회의 사법권 행사가 적절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7.개혁신앙은 학문적 이론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우리의 신앙을 일상생활에 그대로 반영해야한다. 즉 하나님의 주권을 교회생활이나 개인의 경건에만 제한시키지 않는다.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지금도 그 모든 피조물들을 보존하고 통치하신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일상생활까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해야 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우리의 가정, 학교, 직장, 사회생활 전 영역에까지 미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무슨 일에 종사하던지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의무이다. 전공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가 되도록 노력함은 물론 성경말씀과 신앙의 원리를 따라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될 때 기독교 문화가 발전하여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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