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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2000호 기념 목회자 의식조사] 목회자 이중직
이중직 ‘이중적’ 잣대 근본 재점검 시급

‘생계 문제 해결·다양한 사역 가능’ 이유 들어 찬성의견 높아
‘사역 집중’ 위협하는 현장 고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워져

 
   
 

목회자의 80%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사례비를 받고 있는 한국교회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일까. 목회자의 이중직을 찬성하는 목회자가 전체의 57.2%를 차지해 과반수를 넘겼다. ‘목회자는 오직 목회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계를 해결하고 다변화된 복음 전파를 하기 위해서는 이중직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 이중직에 적극 찬성한다(10.4%)와 찬성하는 편이다(46.8%)라는 응답을 합친 찬성 의견은 57.2%, 목회자 이중직에 적극 반대한다(13.2%)와 반대하는 편이다(25.6%)를 더한 반대 의견은 38.8%였다. 두 의견은 18.4%p로 다소 격차가 큰 편이었다.

응답자 특징별로는 40대 이하 목회자(57.9%)와 50대 목회자(58.5%)가 이중직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 젊은 세대일수록 이중직에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성도 수에 따라서는 극명한 대비가 나타났다. 성도 수가 100명 이하인 목회자의 58.8%, 301~500명 이하 목회자의 60.7%가 이중직에 찬성한 반면, 성도 수 501~1000명 이하인 목회자의 52.2%와 1001명 이상 목회자의 46.2%는 이중직을 반대했다. 작은 교회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계유지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에 이중직에 긍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생계를 위한 이중직 찬성

목회자 이중직에 찬성하는 이유는 ‘어려운 경제 문제 해결’이 29.7%로 가장 많아 역시 경제적 문제가 이중직 찬반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였다. ‘자비량으로 소신 목회를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도 28.7%로 바로 뒤를 잇고 있어 재정 문제가 목회자 본인이 추구하는 목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전도 및 선교 목적의 전략적 접근을 위해서’(19.6%), ‘목회자 역할을 교회 안에서만 제한할 필요가 없어서’(11.5%) 등 이중직을 새로운 목회방식으로 여기고 개발하기를 원하는 목회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런 이중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직업 자체를 복음 전파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목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사역에 충실하기 위한 이중직 반대

목회자 이중직에 반대하는 목회자들은 전통적 목회자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로 ‘목회 사역 소홀 때문에’(50.5.%)가 절반이 넘었다. ‘목회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설교, 심방, 기도, 교육 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 목회 방식에 익숙한 50대 목회자(53.4%)와 담임목사(51.7%)들의 다수가 여기에 응답했다는 것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목회자로서 정체성 혼란 때문에’가 40.2%의 응답률을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중직을 목회의 한 부분으로 여기지 않아서 이중직을 하는 목회자 스스로가 자신을 목회자로 여기기 어려워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교단 헌법이 이중직을 금지해서’(5.2%), ‘교인들이 좋아하지 않아서’(2.1%), ‘목회자로서 자존심 때문에’(0.5%) 등의 기타 의견도 존재했다.

‘이중적’인 ‘이중직’ 잣대

합동교단은 목회현장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교수직과 같은 다소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이중직에는 관대하다가도 선거철이 되면 경우에 따라 후보를 걸러내는 잣대로 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실제 현장 목회자들은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면서, 이중직이 목회자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거나 혹은 포기하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는 교단에서 미자립교회를 위한 최저생계비 지원이 부족하고, 각 신학교마다 쏟아져 나오는 목회자를 모두 받아줄 곳이 없는 등의 문제도 있다. 경제 문제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목회현장을 돌아보고 이중직을 단순한 투잡이 아닌 목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바라보는 논의들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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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서 ‘선교형’ 이중직으로
직업활동 자체를 목회로 볼 수 있는 모델 늘어나


작년 10월 목회사회학연구소가 목회자 9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중직 설문조사에서는 73.9%의 목회자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겸직을 찬성하는 이유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70.4%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전체 응답자의 37.9%는 겸직을 하고 있었다.

이미 목회현장에서는 이중직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체감하고 있었다. 택배, 대리운전, 택시기사, 일용직 노동자, 경비원 등 야간작업이 많거나 육체적인 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운 지식은 신학으로 한정되어 있는데다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금요예배를 참석해야 하니 직업도 제한적이었다. 이런 직업들은 목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만 당장 교회 임대료가 없어서, 자녀 교육비가 없어서, 사모가 가정부나 마트 판매원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 목회자들은 일터로 내몰리고 있었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들어 직업 활동 자체를 목회로 볼 수 있는 공부방, 도서관, 협동조합 등의 이중직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중직을 ‘비즈니스 선교’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이중직의 모델은 겸직을 하는 목회자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도 같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이중직의 형태를 생계형, 자비량형, 선교형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이제는 겸직을 피할 수 없다면 생활고 때문에 이중직을 하는 ‘생계형 이중직’에서 벗어나, 겸직을 통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이루어가는 ‘선교적 이중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자비량 이중직이 목회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겸직을 하는 것이라면, 선교적 이중직은 직업 활동 자체를 목회로 여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단과 목회자들은 기존 목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이중직을 새로운 교회 개척의 모델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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