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부터 변해야” 자기반성 의지 담아

타 조사 비해 신뢰회복 위한 ‘변화 주체’로 자신 지목 비율 높아
50대는 ‘교인의 삶 변화’ 선택 높고 ‘중대형’ 목회자는 소통 강조

 
 
3.2%에 불과한 한국 사회의 교회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교회 지도자들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본지는 향후 ‘한국 교회의 신뢰도 수준 향상을 위한 개선 사항’에 대해서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항목 역시 그동안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등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과연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살펴보자.
 
교회 지도자들의 변화가 우선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무엇보다 교회 지도자들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절반이 넘는 목회자 53.8%가 지목한 과제이다. 이어 교인들의 삶(14.6%)과 사회와의 소통(11.6%),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1.2%)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4.8%의 불투명한 재정 사용과 1.8%의 타종교에 대한 태도도 개선 사항으로 언급했다.

기윤실은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에서, 한목협은 2012년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서 한국교회의 개선 과제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윤실 조사에서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이 우선 과제라는 응답은 21%로 나타났다. 또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한목협 조사에서는 교회지도자들이 37.1%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일반 국민과 비개신교인도 교회지도자들의 변화를 주요 개선 과제로 응답했지만, 예장합동 목회자들의 응답률이 53.8%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낸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아울러 목회자 자질문제와 목회자의 분명한 목소리와 방향도 기타응답에 포함되어, 전반적으로 교회지도자의 변화가 한국교회 신뢰도 향상을 위한 절실한 과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변화의 주체로 목회자 자신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자기반성 의지가 엿보인다. 일단은 긍정적인 면이다”면서, “하지만 교회 신뢰도 결과처럼 목회자들이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자신과 다른 목회자들의 문제점을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도 간과해서 안된다”고 평가했다.

60대는 교회지도자, 50대는 교인의 변화

목회자의 연령별 결과를 보면, 60대 목회자 60%가 교회지도자의 개선을 응답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 나왔다. 반면 50대 목회자는 평균치보다 낮은 49.5%가 교회지도자의 개선을 응답한 대신 교인들의 삶의 변화(16%)를 평균보다 높게 선택했다. 또한 60대와 50대 목회자들 모두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2.2%, 13.3%)를 사회와의 소통(7.8%, 12.8%)보다 우선 개선 과제로 꼽았다. 40대 이하 목회자는 교회지도자들(54.3%), 교인들의 삶(14.2%), 사회와의 소통(12.7%), 교회의 성장제일주의(8.6%)로 전체 평균과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목회자의 직분별로 살펴보면, 부교역자가 교회지도자의 개선(59.4%)을 평균보다 높게 응답했다. 이어 교인의 삶을 13.5%가, 사회와의 소통과 교회의 성장제일주의는 9.4%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담임목사는 교회지도자들(52.1%), 교인들의 삶(14.2%), 사회와의 소통(12.4%)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1.8%) 순으로 전체 평균과 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목회자의 소속교회 신도수로 보면 1001명 이상과 101~300명 이하에서 교회지도자들 각각 61.5%와 60.9%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501~1000명 이상의 교회에서 시무하는 목회자들이 사회와의 소통(17.4%)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총회 신뢰도 낮을수록 교회지도자 개선 강조

‘한국교회의 신뢰도 수준 향상을 위한 개선 사항’과 이번 조사의 다른 문항 응답자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예장합동총회를 신뢰하지 않은 목회자의 62.4%가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보다 8.6% 높은 수치이다. 반면 예장합동총회를 신뢰한다는 목회자는 평균보다 9.1%나 낮은 44.7%만이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납세 찬성계층은 사회와의 소통(13.7%)을 교회지도자들(54.4%)에 이어 2순위 과제로 올려놓았다. 목회자 이중직 반대계층에서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을 60.3%로 평균보다 높이 응답한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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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제 잘 알수록 해결책도 잘 알아”
교회 사정 인지도 여부가 결과에 큰 영향… ‘내부변화 시급’ 인식


‘한국교회 신뢰도 수준 향상을 위한 개선 사항’ 조사결과, 예장합동 목회자와 일반 국민과의 시각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의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결과와 비교하면 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윤실 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 항목의 최우선 과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4%)였다. 이어 불투명한 재정 사용(22.8%), 교회 지도자들(21%),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4.5%), 교인들의 삶(13.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을 53.8%가 응답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윤실 조사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한 타종교에 대한 태도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은 각각 1.8%와 4.8%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기윤실 조사의 조사대상 중 개신교인은 교회지도자들(25.7%)을 개선 사항 중 1위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어 개신교인은 불투명한 재정 사용(21.5%),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7.8%), 교인들의 삶(16.8%), 타종교에 대한 태도(14.1%)를 개선 과제로 응답했다. 비개신교인이 꼽은 개선 과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6.9%), 불투명한 재정 사용(23.2%), 교회 지도자들(23.2%), 교회의 성장제일주의(13.5%), 교인의 삶(12%) 순이었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기윤실 조사(19.4%)와 큰 차이를 보였던 예장합동 목회자의 ‘한국 사회의 교회 신뢰도(3.2%)’ 항목의 연장선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한국 사회의 교회 신뢰도’ 결과처럼 교회 내부 사정을 얼마만큼 아느냐에 따라 개선 과제 역시 차이가 났다고 분석 가능하다.

교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목회자와 개신교인은 한국교회 신뢰도 향상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을 꼽았다. 반면 일반 국민들은 교회지도자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오랜 기간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문제점으로 대두됐던 타종교에 대한 태도 변화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 개선을 더욱 요구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기윤실 조사와 비교할 때 한국교회 사정에 대한 인지도 여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목회자들이 교회지도자들의 개선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은 것은 자기반성 의지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 사정을 잘 아는 목회자들이 자신들에게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장합동 목회자들은 교회의 대사회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조성돈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예장합동 목회자들이 타종교와의 관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과 교회 재정 운용에 대해 별 다른 문제점을 못 느낀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 교회지도자들의 변화, 즉 교회 내부에서부터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한국교회 신뢰도 향상을 위해 교회 내부 환경 변화뿐이 아니라, 대사회적 과제의 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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