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필자는 한국 사회의 생태계가 이미 급격한 지각변동을 시작했다고 단언한다. IMF 때마저도 성장하던 한국 경제가 처음 맞이하는 마이너스 성장 상황, 예측하지 못했던 저출산 초고령화 시대의 임박, 700만 퇴직자 시대를 살아가는 암담한 부모 세대 등의 현실이 젊은이들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4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남녀 가운데 38.9%가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대답했다. 더구나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고 41%가 응답했다. ‘이혼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9.9%에 달했다. 이처럼 이혼에 대한 생각도, 결혼관만큼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다른 조사결과에서 이러한 설문결과가 나온 배경을 찾아볼 수 있다. 즉 국민 절반(50.9%)이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10명 중 7명(67%)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내용이다. 응답자의 6.8%는 최근 1년 동안 한 번이상 자살 충동을 경험한 바 있었다. 결국 현재의 삶에 대한 불안은 가족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결혼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자기중심적 가치태도가 설문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더 큰 우려는 이 설문결과가 한국 교회에 어두운 미래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목회자들은 이러한 통계 결과를 설교의 예화거리 정도로 여겨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목회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첫째로, 설교자들이 한 영혼에 대한 열정을 회복하고 십자가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OECD에 가입한 나라 가운데 자살률 1위 국가다. 인간은 자기 불안과 평생 싸우며 성장한다. 그러나 자기 앞에 펼쳐진 불안한 미래를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순간 곧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고 낙망한다. 한국 교회 강단은 세속적 성공주의, 기복주의가 아닌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불안과 두려움을 이기는 힘은 구원의 확신에서 나온다. 심리학은 인간을 위로할 수 있지만 구원할 수 없다. 복음만이 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

둘째로, 가정의 회복은 교회의 회복이라는 목회 의식이 필요하다. 가정과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신적 기관이다. 따라서 가정의 이상은 교회 같은 가정이며, 교회의 이상은 가정 같은 교회이다. 주일학교부터 장년부에 이르기까지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사역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믿음으로 하나 된 사랑의 가족 공동체는 ‘위로와 회복’이라는 가정의 순기능을 통해 이혼예방과 자살예방 등으로 가정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셋째로, 한국 교회는 30대를 위한 가정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2020년에 더욱 가중될 퇴직 쓰나미와 교회 고령화는 그동안 한국 교회가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목회 환경이 될 것이다. 교회의 고령화를 예방하고 저출산으로 인한 교회 교육의 위축을 예방하려면 30대를 위한 목회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30대의 출산율은 교회 주일학교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고, 30대의 안정적인 결혼생활은 교회 고령화를 막는 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결혼예비학교를 통해 세속적 물량주의에 오염된 가정관을 기독교적인 가치로 전환해 주고, 신혼부부를 위한 소그룹을 교회 내에 활성화해야 한다.

불안 사회에 내몰린 한국 교회의 대안은 교회 강단마다 복음의 회복을 통해 참된 소망과 위로를 선포하고, 각 세대에 맞는 가정사역을 통해 건강한 가족관계를 세워나가는 데 있다. 복음으로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하나님의 자녀를 세우고 믿음의 가정을 세우길 원한다면, 교회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토대로 대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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