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밝고 화사한 분위기는 목포 주안교회가 지닌 활력을 설명해준다. 친절 배려 존중의 열매들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러나올 수 있다.
친절한 주안교회 “우리가 더 잘할게요”
진심이 담긴 존중과 배려의 사역에 집중, 교인과 지역이 행복한 공동체로 우뚝 서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양선’은 다른 말로 ‘친절’이라고도 번역된다. 누구나 갖춰야 할 덕목이지만, 아무나 소유하지 못하는 덕목이 바로 친절이다. 게다가 마음에서 우러난 친절이란 현대사회에서 더욱 경험하기 어려운 모습이 아니던가.

목포 주안교회(모상련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바로 그 ‘친절한 교회’라는 소중한 평판을 지녔다. 사람들이 호감을 갖고 대하는 교회라는 뜻이다. 32년 전부터 꾸준히 일궈온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을 이웃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친절학교 프로그램 “초심으로 돌아가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현수막이 예배당 입구에 내걸리는 광경은 흔할 것 같지만, 사실 여간해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인사이기에, 더구나 비용이 필요한 작업이기에 별로 관심을 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주안교회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를 통해서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라고 여긴다.

주안교회당 현관 안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입식 배너의 글귀를 보면 누구라도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삽니다.” 이 슬로건은 예배 광고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인사만 잘 받아도 존경받습니다”라는 구호와 기막힌 대구를 이룬다.

이런 식의 반복학습이 잘 이루어진 덕분인지 주안교회 교우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낯선 사람을 대하는 표정이 대단히 밝다. 먼저 다가와서 다정히 인사를 건네고,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몸짓에 익숙함이 엿보인다. 사람들 무뚝뚝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목포 땅이라는 걸 순간 잊어버릴 뻔 했다.

“작년에는 친절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여섯 주간 운영했어요. 중직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담임목사가 직접 강사가 되어 이끌었죠. 인사법, 대화법 같은 것들을 익히는 목표도 중요했지만, 그 보다는 우리 교회가 출발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모상련 목사의 말처럼 주안교회의 초창기는 친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사역들로 장식됐다. 간척지의 척박한 환경에서 생계를 꾸리기에도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들을 맡아 돌보아줬고, 가난하거나 늙어서 또는 장애 때문에 힘없는 이들이 모여 사는 환경에 맞춰 긍휼을 베풀었다.

그 결과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센터 주안문고 경로대학 같은 기관들이 잇따라 세워졌고, 2006년에는 이들 사역을 총괄하는 사단법인 주안원이 설립됐다. 매주일 저녁예배 헌금 전액을 구제사역 용도로 사용하는 것 역시 주안교회의 오래된 전통이다.

이 아름다운 흐름은 요즘 들어서 ‘주안지혜스쿨’이라는 이름의 방과후학교 사역으로, 다문화가정을 돌보는 사역으로 계속해서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함께 바뀌는 이웃들의 필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고향교회 찾아 감사 전하기도

또 하나의 오래된 전통은 명절 때 교우들의 귀향 풍경에서 나타난다. 설이나 추석이 다가올 때마다 담임목사가 교우들에게 신신당부하는 내용 중 하나는 반드시 고향교회를 찾아가라는 것이다.
찾아갈 때는 반드시 헌금봉투 하나는 마련해서 갈 일이며, 교역자 사택에도 꼭 들러서 선물 하나씩은 전달하고 와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믿음을 키워준 모 교회에 대한 예의이자, 당연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교회 전체로는 낙도교회들을 비롯한 여러 농어촌 미자립교회들을 후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저희 교회에는 영암 해남 무안 진도 등 인근 농촌지역에서 목포로 올라온 성도들이 많습니다. 도시교회라는 조건 때문에 많은 덕을 본 셈인데, 그 고마운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죠.”

 ‘하나님을 기쁘시게, 사람을 행복하게’라는 주안교회의 영구 표어는 이렇게 크고 작은 형태로 곳곳에서 구현된다. 진심이 담긴 친절은 행동으로 표현되고 열매들로 돌아온다. 그러니 주안교회 교우들이 공동체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이 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존중과 배려 우선하는 공동체

여러 차례에 걸친 건축과정에도 불구하고 큰 잡음이 없었던 것이나, 특별한 목회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안교회 교우들이 공동체에 대한 강한 신뢰, 그리고 서로를 향한 끈끈한 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친절함이 우선 교회의 지체들 상호에게서부터 발휘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사역을 추진하는 대원칙 중 하나는 ‘아무리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도 교회가 하나 될 수 없다면 멈추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존중과 배려를 우선시하는 공동체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바탕 위에 주안교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공동체 중 하나로 우뚝 섰고, 교계의 주요 연합사업들을 주도하는 책임까지 담당할 정도로 역량이 풍성해졌다.

위대함은 사소한 데서부터 출발한다. 작은 친절이 모여 큰 사랑, 풍성한 나눔으로 자란 주안교회의 사례가 틀림없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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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사이트교회’로 도전
잃어버린 영혼 찾아가는 열정의 목회 진력
“건강한 번식과 복음전파 통로되길 원한다”

▲ 멀티사이트교회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선 목포주안교회. 건강한 번식과 복음전파의 통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목포 주안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전한 방식이라고 판단되면 늘 시대 흐름보다 반 발짝 앞서 도전했고, 의미 있는 성취나 시행착오의 교훈을 통해 스스로는 물론 다른 교회들에까지 타산지석의 역할을 해왔다.

‘세대통합’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기 전부터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예배, 주일학교 예배와 장년 예배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시도 등을 통해 신앙의 대물림이라든가 신구세대간 조화를 이루는데 성과를 거두었던 것이 좋은 예이다.

올해 들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멀티사이트교회’로 전환도 이러한 실험정신에서 발로한 또 하나의 도전이다. 이 아이디어는 ‘하나의 좋은 교회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긴 제프 서랫의 동명 저서에서 착안했고, 지구촌교회 등의 앞선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주안교회의 예배 회집 장소는 현재 세 곳이다. 모상련 목사는 이 때문에 주일 하루 7차례의 예배를, 여러 차례 자리를 이동해가면서 인도하는 강행군을 펼치는 중이다. 흔히 일컫는 ‘지성전’ 형태의 몸집불리기는 아닐까? 의심받을 소지가 다분하지만 모 목사는 손을 내젓는다.

“멀티사이트교회는 지역교회가 지닌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궁리하다 찾아낸 대안입니다. 단순히 성장을 향한 전략이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가는 열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대형교회를 지향하지 않는 목회철학을 견지하면서도, 계속해서 자라가는 교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감당하며, 복음전파라는 교회 본래의 사명을 도모할까 고민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교회당을 세울 때 정한 원칙은 두 가지였다. 교회가 아직 세워져있지 않았거나 인구비례에 견주어 교회수가 현저히 적은 지역일 것, 그리고 현재시점에서 주안교회 교우들 상당수가 부근에 거주하는 지역일 것.

이 기준에 따라 원래의 예배처소가 있는 목포시 산정동으로부터 수 킬로미터 떨어진 남악신도시에 몇 해 전 새로운 예배처소를 마련했고, 금년에는 산 하나를 넘어 용해지구에 세 번째 교회당을 세웠다.

두 곳의 예배당에서는 기존 주안교회 성도들을 중심으로 예배와 주일학교, 전도사역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담당 교역자와 전도사를 파견해 교우들을 돌보도록 하고, 재정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그 덕분에 남악신도시의 경우는 이미 자립을 목전에 둘 정도로 규모가 탄탄해졌다.

새로운 공동체를 세워가는 작업도 무작정 확대해나가지 않을 방침이다. 자칫 이웃 교회들에 폐가 될 여지가 있을뿐더러,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은 결국 독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모 목사는 국내외를 통틀어 5~6개 정도면 족하다고 판단한다.

“조만간 이들이 독립된 교회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시기도 저울질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조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으려하죠. 주안교회가 지녀온 비전과 철학을 오롯이 새로운 공동체에 담아내는 것이 선행과제입니다. 멀티사이트교회의 목표는 단지 교회 수 하나를 더 늘리는데 있지 않고, 같은 DNA를 가진 공동체를 번성시켜나가는데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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