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주는 면려운동’ 공감 얻어가야

구태의연 내부정치·애매한 회원 연령대가 조직 약화 원인
로컬CE 균형 발전과 연령 재조정 통해 ‘젊은CE’ 회복 과제



94년 역사에서 알 수 있듯 면려운동은 교단 발전과 발걸음을 같이했다. 전도 활동과 민족계몽운동은 물론 개혁신학 보수, 이단 경계 등 교단을 지키는 일에도 앞장섰다. 면려운동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기독청장년면려회 전국연합회(이하 전국CE)는 교단에서 가장 먼저 조직된 단체라는 점과 아울러, 교단 내 20세부터 50세까지 청장년을 아우르는 공식 조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쉽게도 전국CE는 수십 년 동안 서서히 약화돼 왔다. 시대별로는 1979년 제64회 총회에서 기존 18세에서 45세였던 CE 회원 연령을 20세에서 40세까지로 조정한 것이 대표적인 약화의 이유였고, 이후 2007년 제92회 총회에서 연령이 40세에서 50세로 늘어나긴 했지만 좀체 회복이 어려웠다. 전국CE의 약화는 최근 몇 년간 회장단 입후보 과정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과거 치열한 경선을 치렀던 회장 선거는 단독후보로 치러졌고, 5인 부회장 선거도 입후보자 부족으로 총회 현장에서 후보를 추천하기 일쑤였다.
 

정치화 지양해야

전국CE 약화의 이유로는 우선 급변하는 시대에 CE의 성격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세계CE한국대회는 교단 내에 전국CE와 면려운동을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참석자들이 CE를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바꾸어 말하면 그간 CE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시대적 변화도 CE 성격 희석의 이유였다. 과거 면려운동은 세상보다 앞서는 혜안으로 사회를 선도하고 교단의 주목을 끌었으나, 지금은 세상이 벌써 저만큼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면려운동은 이렇다 할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고, 자연히 감동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CE 내부의 정치화도 조직을 약화시키는 이유다. 많이 약화되긴 했지만 지금도 전국CE 내에는 특정인들끼리 그룹을 형성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있다. 자기 그룹이 아니면 후보 추천 자체를 거부하고, 상대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어 왔다. 이런 구태의연하고 잘못된 정치 문화는 자연히 젊은층이 CE에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됐다.

CE 약화의 가장 큰 요인은 애매한 연령대다. 20세부터 50세까지가 회원이라고 하지만, 실상 20세와 50세까지 아우르는 사업이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실제 전국CE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원들의 경우 거의 40세 이상이고, 20∼30대는 로컬CE에서 간간히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CE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화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단적으로는 경선 과정에서의 정치화를 지양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로컬CE를 의도적으로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CE에서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으로, 회장단 경선에서 이 지역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런 분위기는 경선에도 고스란히 연결된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 CE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면려운동의 약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꼭 법제화되지는 않더라도, 전국CE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약한 로컬CE를 배려하고 세우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감동 주는 사업 벌여야

사업 재점검도 필요하다. 최근 수년 동안 전국CE 사업은 중앙대회, 하기대회, 영적각성집회, 해외선교교회건축, 비전트립, 로컬CE 중심의 구호사업 등으로 한정됐다. 각 사업마다 역사성이 있고 나름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회원들과 지역 교회에 영향을 끼치고 감동을 주기에는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전국남전련 등 다른 단체와의 차별성을 찾기도 쉽지 않다. 가뜩이나 조직이 약화돼가는 가운데 사업마저 면려운동을 알리고 견인하는 계기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전국CE 역시 이를 공감하는 부분으로 감동을 주는 면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1996년 제46회기(우세현 회장)와 제53회기(정비성 회장), 제57회기(모형호 회장) 때 전개한 무료개안수술비 마련을 위한 전국일주 달리기와 자전거투어, 제61회기(홍순율 회장) 때 희귀병 환아를 돕기 위한 마라톤대회 등과 같은 사업을 다시 시도하자는 것이다. 소아암환자 돕기 전국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는 고동운 장로(제56대 회장)는 “많은 돈을 모은 것은 아니지만, 전국콘서트를 하면서 전국CE의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회기(김철진 회장)에서 전개한 여성대회도 여성 지도력을 이끌어 내고 CE에 새로운 활력을 더한 좋은 시도라는 평가가 많다.

교회와 노회의 관심도 필요하다. 교회의 경우 CE 활동이 교회 내 인력을 빼앗기고 자칫 잡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노파심을 접어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히려 지나친 개교회주의가 문제가 되는 가운데, 건전한 면려운동으로 청년과 교회가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노회 역시 면려부를 유명무실한 상비부 조직이 아니라, 실제적인 면려운동을 전개하는 조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CE 연령 조정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CE 내에서는 총회가 제92회 총회 결의대로 50세 이전까지는 CE 회원으로 하고, 그 이후 남전도회나 여전도회로 가는 것을 명문화하거나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반대로 CE 연령을 낮춰 아예 청년 조직으로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함께 아예 CE 연령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40대 연령대가 CE의 중심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면려운동의 연속성을 위해 과감히 연령대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국남전련과 연령대가 겹칠 수 있지만, 양 단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CE 연령 조정은 총회적 관심의 대상이고, 다른 단체의 반발이 예상되는 예민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면려운동은 역사적 전통만큼이나 값어치 있고, 청장년이 교단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짊어지는 세대임을 감안했을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고민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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