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인터뷰/ 김태일 목사(인천 계산교회)

‘한번 더 헌신’이 필요한 시대 … 스스로 해산하는 수고해야
‘말씀과 언어가 준비된 평신도 선교사 양육’이 목양의 목표
목회는 모으는 게 아닌 사람을 세워 선교사명 감당케 하는 것


김태일 목사(인천 계산교회)가 추구하는 목회비전은 주저함 없다. ‘준비된 평신도 선교사 양육’, 그의 목회 사역 방향이 바로 여기에 오롯이 맞춰져 있다.

교회 구성원이 5000명에 육박하는 크기에도 성도들과 만남을 최대한 가지려 애를 쓰는 것도, 끊임없는 자기 드러냄과 포기가 요구되는 소그룹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역시 준비된 평신도 선교사를 양육하기 위함이다.

그러고 보면 김태일 목사는 천상 목회자다. 아니 ‘목양자’다. 그는 소그룹의 작용원리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목회자였다. 소그룹에는 반드시 ‘교감’과 ‘소통’이 있어야함을 강조하며,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목회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전도와 양육으로 사람을 세워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는 성경적 가치관에 근간을 두고 있다. 실제 인터뷰가 이뤄진 3시간은 낯설거나 지루함이 아닌 인간미 넘치는 만남이었다. 평소 성도들을 대하는 그의 자세와 사역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듯했다. 올해로 자신이 꿈꾸며 준비해온 사역 모든 것을 펼치게 돼 행복하다는 김태일 목사와 함께 목양의 의미와 교회가 가야할 방향성을 찾는 여정을 떠나본다. 
 
▲ “모든 사람은 자기 이익이 있는 곳에 눈을 돌린다. 그리스도를 위해 자기 이익이 나는 반대로 가는 것이 해산의 고통이며, 바로 십자가다.”라고 강조하는 김태일 목사. 그 해산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할 때만이 침체와 퇴보의 시대에 직면한 한국 교회가 새롭게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계산교회 부임 후 급성장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저와 계산교회 나이는 같다. 97년 1월에 부임했다. 19년이 지난 올해가 교회설립 62주년이니, 내 나이도 예순둘이다.

내외적 변화를 물은 것이니 답한다. 부임 당시 교세가 1000명에 육박한 교회였다. 지금은 장년성도가 3000명 정도 모인다. 20명에 불과했던 청년들은 이제 600명 수준이다. 주일학교도 현재 1000명 정도다. 그사이 증개축으로 공간이 배가 됐다.

이것보다 더 값진 것이 있다. 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로서, 하고 싶은 사역은 올해로 다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보편적인 사역 외에 작년 말 건립한 비전센터에서 펼칠 사역만 소개한다면, 오는 3월부터 경로당 사역을 시작할 것이다.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경로당을 마련했다. 청년 나이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베데스다학교를 2년 전부터 운영했는데, 이 사역을 심화할 예정이다. 외국인 노동자 모임을 일찍이 시작했다. 필리핀권 모임으로 출발해, 이후 중국권(한족), 러시아권(우즈벡, 이슬람권), 방글라데시, 영어권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을 위해 비전센터에 각각의 모임공간과 고국의 음식을 손수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주방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사역을 하다가 점차 다문화권 여성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문화가정의 여성을 위한 사역도 15년 이상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다문화권 자녀들이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다문화권 아이를 위한 부서도 신설했다. 미취학 아동과 취학아동을 구분해 예배와 교육,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좀체 하지 않는 질문이다. 그러나 교회를 기피하는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 궁금하다. 성장의 원인, 무엇으로 보는가.
=답이 안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정답이라 생각한다. 부흥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수 십 가지로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타교회에 도움 되는 것을 말한다면, 14년 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우리 교회는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백두산과 만주에서 ‘비전여행’을 실시한다. 만주가 우리의 역사적 무대이고, 백두산에서 북한 땅도 볼 수 있다. 역사의식과 민족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교회가 경비 절반을 지원한다.

비전여행 기간 지도교역자가 아이들 성향을 파악하고 상담을 한다. 학생들 사이 유대 또한 좋아진다. 이로 인해 학년별 팀워크가 강해져, 고등부 졸업에 이어 청년부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어 청년부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때마침 당시에 청년부에 유능한 교역자가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었다. 고등부와 청년부 부흥이 맞물려 교회 전반에 변화와 성장에 일어났다고 본다.

또 하나가 있다면, 나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는 청년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대접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식사 자리에서 청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식탁교제를 나눈 청년들이 교회에 잘 정착했다. 담임목사가 청년들과 가까워지면서 젊은 부부들이 잘 정착하게 됐다. 지금은 아내의 건강상 이유로 밖에서 식사하고 있지만, 청년들과의 만남은 여전히 갖고 있다. 1년에 평균 20~30쌍을 주례한다. 그렇다보니 봄과 가을에는 매주 식사모임을 가질 정도다. 결혼을 앞둔 청년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우리 부부도 신혼분위기를 덤으로 느낀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 목사가 설교도 잘해야 되고, 정책적 오류도 범하지 말아야 하고, 훈련도 잘해야 부흥되겠지만, 성경공부가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우리 교회는 1~3단계 성경공부를 실시한다. 세 단계의 성경공부는 신앙전반에 대해 교육한다. 소그룹 성경공부를 통해 많이 부흥했다. 특이한건 우리 사모가 1단계 리더를 한다. 사모가 지금까지 100쌍 이상을 배출했다. 개인적으로 일대일로 만나 7주 이상을 공부한 결과물이다. 이로 인해 새신자들이 확실하게 정착하게 됐다.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우리 교회가 속한 인천노회 동시찰 사모들에게 성경공부를 인도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 김태일 목사인천 계산교회
▲청년들이 매주 작은 교회를 방문해 돕는 일을 한다고 들었다. 작은 교회를 돕는 방법도, 그것도 청년들이 그런 헌신에 기꺼이 참여한다는 것이 특이하다.
=개척교회가 힘들다고 한다. 실제 그렇고. 개척교회 목사님들과 교제하면서 주일학교를 맡을 교사가 없고, 설교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 지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600명까지 모이는 청년들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청년부 모임이 주일 오후에 있었기 때문도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다. 청년들에게 돌아가면서 3개월씩 헌신하자고 독려했다. 3개월 단기선교사로 파송 받았다고 생각하라 했다.

처음에는 부천시에 있는 교회를 갔다. 청년들이 주일 오전에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헌금도 하고, 주일학교 교육을 인도했다. 전도에 필요한 물품 비용과 청년들의 식사비용을 우리 교회가 충당했다. 청년들을 실어 나를 차량제공도 했다. 찬양단 인력도 보냈다. 그렇게 3~4년 지속했다.

그러나 두 가지 딜레마가 생겼다. 우선 청년들이 힘들어했다. 매주 청년들을 실어 나를 운전사 공급이 어려웠다. 또한 청년들이 그 교회에 전적으로 출석이 아니라 오후에 돌아오는 것을 보고 강요할 상황이 아니었다. 또 하나는 개척교회에서는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는 청년들이 꾸준하고 길게 와주길 원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길게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후 현재는 걸어서 가도 될 인근의 다른 교회에서 청년들이 잘 섬기고 있다.

개척교회 지원사역도 7년 정도 됐다. 대상 교회가 너무 좋아했다 10여명 청년들이 가면서 활기가 돌았고, 주일학교 아이들 전도도 이뤄졌다. 그리고 대상 교회에 일체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사역이라도 교회는 교인들에게 명령할 수 없다. 자발적 헌신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부분 기존 건물을 구입해 곳곳에서 사역공간으로 활용을 하고 있는데, 사역의 집중과 효율 차원에서 건축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제 건축은 하지 않는다. 요즘은 급격히 건축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금의 예배당도 신축이 아니라 증개축을 했다. 사실은 신축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교인들에게 재정 부담을 주는 것도 그렇고, 건축하는 동안 많은 교인들을 데리고 갈 곳도 없었다. 인근에 대학교가 있지만 강당이 너무 좁았다. 결국 낡은 예배당을 증개축한 것이다. 본 건물을 건축하면서 주차장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에, 건물주의 요구에 의해 부득이하게 교회 옆의 건물과 주차장을 동시에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카페와 무료급식, 무료옷가게 등 상당한 사역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감사하다.
 
▲사역이 다채로운 것 같다. 특징적인 사역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전도폭발훈련이다. 미국 유학 중에 전도폭발을 접했다. 학점인정도 해줘서 배우게 됐다. 너무 좋았다. 미국 시카고까지 가서 임상훈련도 받았다. 계산교회에 부임해서보니 이미 1년째 전도폭발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전도폭발을 정착시켰다. 지금은 인천지역 전도폭발 임상기지교회가 됐다.

전도폭발 같이 좋은 훈련이 없다. 전도자와 지도자 양성에 탁월한 프로그램이다. 복음에 대해 명확하게 가르쳐 준다. 전도의 핵심 멤버가 되기 이전에 자신이 먼저 구원확신과 대단한 수준의 사역자로서 삶의 변화를 누리게 된다. 그래서 어느 교회이든 권하고 싶다. 한국 교회에 이단 너무 많지 않은가? 어떻게든 복음을 전해 가짜를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 하나, 국제사역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유년부로부터 소년부, 중등부, 고등부, 장년부 등 총 5개 부서에서 각각 영어예배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사역위원회의 영어사역은 우리 교회의 비전과 목회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고 싶은 사역을 모두 다한다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랜 고민 끝에) 양육이라 생각한다.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다. 다른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대학교 2학년 때 예수를 믿으면서부터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사명 중에 하나였다. 성경진리를 가르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사명이다.
 
▲양육과 관련해, 많은 자료와 정보가 넘쳐나는데도 갈수록 성경을 모른다는 비판이 많다.
=성경을 가르치지 않아서 그렇다. 심지어 설교에서조차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다. 소그룹 모임을 보면, 성경 이야기하지 말고 삶의 적용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 결과로 말씀 무지가 됐다. 보고, 듣고, 갈 곳이 많음에도 표피적인 것에 만족한다. 성경은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성경에 진리가 없으면 빛이 없는 것 아닌가?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도 있다. 성경의 역사성을 의심하다보니 예수님의 사건에 대한 의미만 말하지, 실제 사실을 도외시하는 경향 때문도 있다.
 
▲성경공부와 전도에 남다른 열정을 읽을 수 있는데, 실제 그런가.
=교회차원에서 전도폭발의 열매가 실제 크다. 자체적으로는 교인들에게 복음을 점검하고, 새신자에게는 복음을 전해 줄 수 있고, 한국 교회 지도자에게 복음으로 무장시켜주기에 그렇다. 계산교회 전도폭발은 해외에 나가서도 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강력하다. 타교회 전도폭발훈련을 컨설팅까지 할 수준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목양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의 목회비전은 주저함 없이 ‘준비된 평신도 선교사 양육’이다.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전임사역자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을 모빌라이즈(동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육하는 것이다. 준비만 되면 하나님이 쓰시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준비는 두 가지다. ‘말씀’으로 준비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툴(도구)’이 필요하다. 이 시대에 툴은 바로 ‘영어’다. 그래서 주일학교에서부터 꾸준하게 원어민을 세워 영어교육을 시킨다. 외국어 노출 시간 양에 따라 모국어같이 된다는 말이 있다. 성경에도 있다. 요셉, 다니엘, 바울 등은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 아닌가? 이 시대에도 특히 기독교가 영어에 능숙한 자가 필요하다. 기성세대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원어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세대까지 영어예배부를 두고 있다. 언어가 준비된 일꾼을 세우자는 것이다.

해외 가지 않아도 지금은 지구촌시대다. 세상이 단일문화권처럼 되어가고 있다. 준비만 되면 어디에서든 복음의 증인되는 것이다. 타문화권에 굳이 나가지 않아도 몸담고 있는 곳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역자가 필요하다.
 
▲준비된 평신도 선교사 양육은 광의의 의미에서 일상영성을 강조한 것인가? 아니면 선교개념인가?
=영성이라기보다는 앞서 말한대로 준비된 평신도는 하나님 말씀을 진실로 믿고, 그 말씀을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하고, 그것을 전달할 언어라는 툴을 가진 사람이다.

1, 2, 3단계 성경공부와 전도폭발 5단계를 거치면 거의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런 사람은 집에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며 담임목사와 소그룹 모임을 갖는다. 대부분 교회에 온지 7년 이상 된 분들이다. 3단계 리더로 배출된 사람만 대략 100명이 넘고, 전도폭발 5단계를 거친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 적어도 200명 정도는 어디서든 성경공부 인도할 수 정도로 준비되어 있고, 훈련돼 있다.
 
▲사역의 면면을 보면 청년도 그렇고 평신도들이 담임목사와 접촉이 꽤 있는 것 같다. 계산교회 같은 크기면 보통은 담임목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사실은 (접촉을) 더해야 하는데 이것밖에 못해 죄송하다. 평신도와의 만남과 교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1년에 한번은 신임 임직자들과 함께 연찬회를 갖는다. 이 연찬회에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시간을 갖는데, 여기서 모든 것을 물어 본다. 성경공부 2단계 마지막 시간에도 담임목사에 대해 모든 것을 물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어떤 식으로든 소통을 해야 한다고 본다. 때로는 당혹스런 질문도 나오지만, 그렇게 소통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실제 소그룹에서는 교감과 소통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마음을 열고 삶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소그룹의 기본이다. 소그룹에는 반드시 양육이 있어야하는데, 양육에는 소통과 교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접촉점을 많이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다.
 
▲교회에 대한 가치관, 존재관이 점차 바뀌는 것 같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천편일률적 성장지향의 사역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목회철학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학 2학년 때 처음 예수 믿었는데 정말 성경적인 교회를 다녀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나중에 목사로 소명 받아 헌신하면서 성경적인 교회를 꾸며보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미흡한 점이 있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사역을 보면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론? ‘리셋(재설정)’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어려운 문제다. 교회가 왜 이런 어려운 문제를 많이 갖고 있는가? 결국 인간의 죄성 때문이라 생각한다.

조심스런 이야기지만 성도님들이 하나님 뜻대로 살아보겠다고 교회에 나오는 것이고, 거기서 한 번 더 헌신해 신학교에 간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서 ‘한 번 더'의 헌신이 필요한 시대라 생각한다. 자칫하면 인간의 죄성은 성도에게도, 목사에게도 드러난다. 그러기에 ‘한 번 더 헌신’하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사도 바울이 이야기한대로 다시 해산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수고가 뒤따르지만 다시 해산의 수고를 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성경적 교회 구현을 말하지만 현실 목회에 있어 목회자들이 겪는 보편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시 헌신한다는 의미는 현실안주를 벗자는 것이다. 내 뜻대로 안 되다보니 현실과 타협,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복음 앞에 더 헌신해야 한다.
 
▲최근 한국 사회는 갑질 논란이 뜨겁다. 갑질의 횡포 원인은 무엇일까.
=사회현상적인 질문으로 받겠다. 해결책은 복음이다. 복음 밖에 없다. 늘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죄성 때문이라고. 너무 식상한 말이라 듣기 싫어하겠지만 이것은 진리다.

문화충돌이 일어나고, 갑질 횡포 정도는 지극히 마일드(가벼운)한 것이다. IS에서 보듯 참수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CCTV가 있는 것을 보고도 싸우고 살인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다 근본적으로 복음으로 변화돼야 하는 문제다. 기독교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사실이고 성경진리 아닌가? 예수 믿는 사람부터, 또 남달리 더 헌신하겠다고 한 목회자들이 더 거듭나는 해산의 수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교회에서도 일종의 갑질이 있을 것 같다.
=왜 없겠나. 대표적인게 계급의식이다. 목사는 목사대로 권세 부리려하고, 장로는 장로로서 권세를 부리려 한다. 이것을 벗어 던져야 한다. 이걸 극복하지 못하니 충돌이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론상 직분자가 되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권한이 주어지기기 때문에, 권한은 일종의 갑의 위치에 있게 만든다. 내게 있는 권한을 모두 쓰지 않는다는 바울과 같은 삶을 살려면 스스로 자신을 해산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계속해서 해산의 수고를 강조하시는데, 그 의미는.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아들이 목사인데 세습하지 않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당사자로서는 심각한 일일 것이다. 개척교회를 팔 때 교인 매매 운운하며 손가락질 하지만, 실제 닥친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이익과 권한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과 이익을 그리스도를 위해 포기하는 것이 해산의 수고다. 모든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가는 쪽에 눈을 돌린다. 그러나 자기 이익의 반대로 가는 것이 십자가다. 십자가를 따르는 삶이 바로 해산하는 수고의 삶이다. 고로 교회의 갑질 형태는 같은 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복음 앞에서 해산의 수고를 해야 한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를 통일한국의 원년을 삼자는 분위기가 나라와 교회적으로 높게 일고 있다. 물론 숫자적 상징성에 함몰돼 감상적 통일론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때 교회가 통일과 관련해 가져야 할 자세와 준비가 있다면.
=기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쉽지 않은 문제다. 정말 하나님의 도우심만이 해결책이다. 남북으로 나뉜 이스라엘처럼 400년 혹은 1000년이 갈 수 있다. 우리 교회도 여러 형태로 북한사역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정말’ 쉽지 않다. 북한 동포들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도움 줄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인도적 지원이라도 해야 하는데, 큰 장벽이 있지 않은가?

틀림없는 것은 통일은 우리 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렸다. 한 가지 기대가 있다면, 70년 전에 우리나라가 해방될 줄 알았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처럼 통일도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면 좋겠다. 그때가 임하면 한국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차원에서 3만 명 가까운 새터민이 한국에 와 있다. 이들을 위해 한국 교회가 잘 품고, 잘 양육해야 한다.

현재 새터민 가운데 세례자와 직분자가 교회에서 배출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하’자도 모르는 사람들을 잘 양육하면, 그분들이 북한 땅을 위해 일할 준비된 평신도가 되는 것이다.

새터민 사역이 말처럼 쉽지 않다. 예상치도 않는 상황에서 거부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통제와 감시, 조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분들을 한국 교회가 도우라고 하나님께서 보내신 것이다. 마음에 상처를 안고, 몸이 상해 돈을 벌 수 없고, 성경의 언어도 거의 못 알아듣는다. 그런 과정에서 일꾼이 나오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가정에 초청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와 보람, 나아가 사명을 느낀다.

분명한 것은 지금도 통일의 씨앗은 뿌려지고 있다. 새터민 사역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통일준비의 일환이다. 통일을 위해 교회가 할 일이 너무 많다.
 
▲목회자로서 나누고픈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드리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경을 전하고 가르쳐야 한다. 두 번째는 힘들겠지만 다시 해산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살려고 몸부림쳐야 한다. 이것은 사명자로 살겠다고 헌신한 목회자 모두의 숙제다.

김 목사에게 해산의 수고는 피상적으로는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고, 매사에 있어 예수님 명령하신대로 섬기는 자세로 살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것도 쉽지 않다. 담임으로서 부교역자를, 장로님과 성도를, 아내를 섬기는 것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교회는 화목하고 잘 될 것 같다. 내가 죽으면 다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성경적인 것이다.
 
▲예배 시간에 가운을 입고 강단에 서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목사의 가운착용이 일각에서는 권위주의 시각으로, 일각에서는 예전차원에서 다시금 착복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권위나 경건성 때문에 입는 것이 아니다. 가운을 안 입으면 양복에 신경 쓰게 된다. 52주간 한 벌의 양복만 입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가운을 입으면 양복을 가린다. 그래서 입는 것이다.

목사가 양복을 너무 자주 바꿔 입으면 좋지 않다. 계절별로 양복을 바꾸고 넥타이를 바꾸면 그 비용 역시 만만찮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가운을 입는 것이다. 강단에 서면 외모에 신경 쓰게 되기 때문에 가운을 입으면 오히려 편하다. 개인적으로 부교역자들에게 양복 한 벌씩 해준다.
 
▲끝으로 개인적인 질문 하나, 목회자로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소하나.
=크게 스트레스는 없고, 해소법도 딱히 없다. 목사로서 교인 앞에 말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다는 것, 그리고 바른 말씀을 전해야하는 것이 스트레스겠다. 이걸 넘어서려면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질 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내와의 대화가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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