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을 준비할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를 조직하자 VS 위원회 조직보다 교회의 인식개선과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평화한국(이사장:임석순 목사)은 1월 30일 서울 반포동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광복 70주년 기념세미나 ‘광복 70주년, 한국 교회 무엇을 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김병로 교수(서울대)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하나같이 한국 교회가 남북통일을 실제적으로 준비할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가칭)’ 조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 패널들은 한국 교회의 통일에 대한 인식개선이 더욱 시급한 과제이고, 공기구 조직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 조직을 반대했다.

발제자로 나선 우순태 사무총장(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 김형석 박사(전 한민족복지재단 회장)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대표)는 각각 ‘한국 교회 통일을 위한 준비’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 ‘한국 교회 통일운동방향’을 발표하며, 남북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 신뢰도 회복 △남한 내 갈등 극복 △해외 디아스포라와 연합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한국 교회와 교계 통일단체들이 연합하여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우순태 사무총장은 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처럼 한국 교회도 통일을 위한 연합기구를 만들어 통전적이고 융합적인 통일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우 사무총장은 “통일을 넘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생활공간의 남북한 통합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통일운동을 위해 연대하고, 해외 디아스포라와도 협력해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김형석 박사가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가칭)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김형석 박사는 한국 교회의 신뢰도가 하락세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통일선교가 한국 교회 신뢰 회복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한국 교회가 3대 종교 중 사회 기여도가 가장 크지만 계속해서 쇠락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의식 부실, 그중 하나님이 주신 사명인 통일에 관한 의식 부재에 있다”면서, “한국 교회의 위기 극복을 대안은 북한선교와 통일선교이고, 우리 시대에 요구 역시 남북화해와 통일에 맞춰져 있다. 평화통일운동이 이 시대에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한국 교회와 기존 통일단체, NGO가 연대하고, 해외 디아스포라와 북한이탈주민까지 참여하는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전략적으로 평화통일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사한 성격의 한국기독교통일재단(가칭)을 설립해 통일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문영 박사는 광주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실천계획으로 △6월 세이레평화기도회 진행 △8월 2015 평양대성회 개최 △10월 2015 베를린 평화축제를 제안하며, 한국 교회가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박사 역시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 조직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 정종기 사무총장이 발제 내용에 한국 교회의 인식개선을 위한 방안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패널토론을 시작하자, 발제 내용과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 조직에 대한 비판 섞인 우려가 제기됐다. 정종기 사무총장(한국기독교통일포럼)은 “목회현장도 교단도 교계연합기관도 통일에 큰 관심이 없다. 교회는 성장에만 매진하고 특히 작은 교회는 북한선교에 동참할 처지가 못 된다”면서, “그러나 오늘 발제 내용에는 통일에 관심 없는 교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대표(유코리아뉴스)는 “해야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하는 것이 현재 한국 교회에서 더 중요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국 교회의 신뢰도가 나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통일을 위한 위원회를 조직한다면, 사회의 비난 등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기구를 만들고 기금을 마련할 때가 아니라,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등 한국 교회가 일으키는 문제를 멈추는 것이 통일을 준비하는 실제적인 일이다”면서, “통일단체의 목소리를 아래에서부터 듣고 통일운동의 방향을 조망하는 것만 해도 2~3년 걸린다. 이후 중장기적이고 통합적인 통일운동을 진행해야 한다”며 광복과 분단 70주년이라서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을 반대했다.

 
▲ 사회자 김병로 교수가 발제자와 패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곧바로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에 대한 김형석 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김 박사는 “통일운동은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접근, 두 가지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벤트성으로 기독교통일준비위원회를 조직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통일 및 대북 사역 현장에 들어가면 미시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보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조직하여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진행해야 한다”며 패널들을 이해시켰다.

이어 허문영 박사는 통일을 위한 연합기구 필요하다가 강력히 밝혔지만, “장기적 연합기구가 아니라, 분단 70년을 맞은 올해 통일사역을 위해서라도 프로젝트 연합기구를 만들어 통일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순태 사무총장 역시 “통전적 융합적 통일운동을 위해 연합하자는 것이고, 한국 교회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밝힌 제안일 뿐이다”며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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