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교수(백석예술대)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의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보다.
 
 

 

나태주 시인의 ‘눈부신 세상’이란 시(詩)이다.

그러나 시인이 노래하는 세상은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세상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 그리고 이곳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 폭행 사건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고 자녀를 둔 부모들은 물론 온 국민의 불안이 큰 세상이기 때문이다.

아동 폭행 사건의 드러나지 않은 이면에는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이 보육교직원을 허위로 등록해 보조금과 기본 교육비 등을 수령하고, 보육교사 인건비를 속여 빼앗는 부정이 숨어있다. 이와 함께 부적격자 보육교사 임명, 보육교사의 정도를 지나친 업무, 보육교사 4대보험 처리 등 보육교사 처우개선 미흡이 보육의 질 하락으로 연결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보육교사들은 휴식시간 없이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일한다. 더불어 아이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에 많은 평가인증 서류를 준비하고 처리해야 한다. 특히 평가인증에서는 위생이나 청결 업무가 중요한데, 아이를 돌보고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보육교사들이 대청소를 하면서 주말을 보내고, 청소와 빨래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그 업무까지 보육교사의 몫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은 아이들의 인생에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사소한 그들의 말이나 행동조차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을 지지하고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행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말하고 싶다.

아이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늘 기대하며 요구한다.

“너희가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큰 자다”는 성경말씀은 어린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강조하고 교회역할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인이 노래하는 따뜻한 세상,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위해 교회는 어떤 대안을 가질 수 있을까?

교회에서 어린이 보육의 역할을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 행정과 교육을 분리해서 교사들은 오직 어린이를 위한 교육과 돌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직원을 따로 고용하여 행정을 온전히 담당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회 내의 다양한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성경교육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의 경험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되 교육자는 한 학기 이상 정기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정확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여유를 가지고 소진됨 없이 아이들만을 위해 충분히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고 어린이들은 교회 내의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영육간의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교회의 어린이집 운영모델은 빛이 되어 사람과 세상을 변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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