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월드비전 강도욱 국제구호팀 팀장이 <아이티 지진 대응사업 5주년 성과 보고서>를 들고 환히 웃고 있다.
월드비전, 아이티 대지진 후 5년간 재건복구 사역보고서 펴내
강도욱 국제구호팀장 “자립때까지 도움 멈추지 않아야 한다”

2010년 1월 12일 아이티 대지진이 발생한지 어느덧 5년이 흘렀다. 대지진으로 무너진 것은 건물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가족들이 집과 가족을 잃었고, 공동체와 나라를 지탱하던 사회안전망도 붕괴됐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티에서는 재건과 복구 사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이 있다.

월드비전은 지난 5년 동안 수행했던 아이티 대지진 사역 보고서<아이티 지진 대응사업 5주년 성과 보고서(Five Years On)>를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 발간에 맞춰 강도욱 한국월드비전 국제구호팀 팀장을 만나 월드비전 구호사역의 특징과 의미를 물었다.

강도욱 팀장은 아이티 재해를 ‘설명 자체가 불가능한 재해’라고 정의했다. 아이티는 대지진이 일어난 이후 두 차례 태풍이 불어 닥쳤다. 게다가 12월에 열린 대선으로 정치적 혼란을 가속화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1년 콜레라까지 창궐했다. 강 팀장은 “수많은 돌발적 재난이 이어진 아이티 현장에서는 준비된 구호 단체와 아닌 단체의 차이가 확연이 드러났다”며 “재난 구호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히 쌓인 구호단체들은 ‘주민의 욕구와 필요’를 세심히 파악하고 그에 대응해 구호를 진행해갔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의 대응은 구호단체 중에서도 세심했다. 월드비전은 대지진 발생 직후 ‘생존’을 위한 구호식량과 식수, 임시 거주할 텐트 제공 등에 초점을 맞춰 긴급구호를 진행했다. 긴급구호가 일단락 지어질 즈음 갑자기 태풍이 닥쳤다. 강 팀장은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지속적으로 기상변화를 점검하고 있어서 태풍을 대비할 수 있었다”며 임시로 마련했던 텐트가 날아가지 않게 보수해 태풍을 견뎠다. 이후 난민들이 보다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텐트 대신 나무를 이용해 임시 거주지를 새로 짓고 일회용 식수 대신 수도관을 만들어 식수를 제공했다. 콜레라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예방을 위한 보건 위생 교육을 실시했다. 또 질병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 화장실 건립 및 화장실 근처에 손 씻기 시설 건축을 지원했다.

특히 지진으로 가족과 집을 잃고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난민촌 아이들을 위한 30여개의 아동심리치료센터를 개설했고 현지교사도 양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이티 정부와 협력해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를 재건하고 학교 급식사업을 진행하고, 안전과 위생교육도 실시해 난민촌 아이들의 학교 정착을 도왔다. 강 팀장은 “공동체 복원이 목표이기에 학교 재건처럼 월드비전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아이티 정부와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아이티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직업훈련과 영구주택 정착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강 팀장은 “중요한 것은 재난을 입은 나라에서 아이들과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필요와 권리, 지속적인 보호를 보장받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진정한 변화는 물질의 힘이 아니라 사랑으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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