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큰숲교회 성도들이 예배당 건축과 교회명칭 변경에 따른 교회론적 가치관 변화를 새롭게 다짐하며 입당예배에 임하고 있다.
예배당 완공 기점으로 교회명칭 전격 변경
‘진정성 있는 복음공동체로’ 가치 전환 다짐

숲은 무수한 생명체들이 조건 없이 드나들며 생명을 낳고, 회복을 하고, 쉼을 누리는 곳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도 바로 숲과 같다. 공교회 개념 차원에서 볼 때,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하나하나의 교회라는 나무가 사명을 감당하며 이 땅에서 복음의 숲을 만들어간다. 사역의 차원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가 자리한 지역에서 남녀노소, 가진 자와 못가진 자, 그 어떤 우열과 상관없이 모든 영혼을 거부감 없이 품어 궁극적으로 구원의 은혜와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주의에 함몰된 개교회주의 개념이 짙게 물든 현실을 감안할 때, 교회가 나무가 아닌 숲이라는 개념을 갖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는 ‘가치혁명’이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내 교회’의 의식을 버려 ‘공 교회’를 세우고, ‘내 것’이라는 소유격을 바꾸어 ‘모두의 것’이라는 가치관을 가질 때, 비로소 교회는 객체의 교회가 아니라 큰 숲을 이루는 주체의 교회가 된다.
 
▲ 포항 큰숲교회의 교회 존재 가치와 사역의 전반적인 변화와 혁명을 불러 일으킨 새예배당 전경.
경북 포항시 용흥동에 아름다운 예배당을 짓고 1월 17일 입당식을 가진 큰숲교회(장성진 목사)는 가치혁명으로 재탄생한 교회다.

얼마 전까지 ‘포항성남교회’라는 이름을 써 왔던 큰숲교회. 오랜 숙원이던 예배당 건축 완공을 기점으로 교회명칭을 전격적으로 변경했다. 이전 예배당보다 크게 지어서도 아니고, 앞으로 대형교회를 만들겠다는 야심은 더더욱 아니다. 이름 그대로 지역의 모든 영혼들이 스스럼없이 교회를 드나들며 영육이 소생하는 큰 숲과 같은 교회가 되겠다는 교회적 가치혁명을 ‘큰숲교회’라는 이름 속에 녹아낸 것이다. 큰숲교회의 교회론적 가치전환은 새로 지은 건물과 재출발하는 사역, 그리고 ‘여명 2000’이라는 비전속에 잘 드러난다.

최근 완공한 큰숲교회는 울타리가 없다. 따라서 어디에서건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카페를 이용하거나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하는 불신자들이 거부감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출입구 역시 여러 곳에 두었다. 아담한 숲에 들어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700석 규모의 예배공간도 그렇고, 다음세대와 지역주민을 위한 사역 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한 것도 내 교회가 아닌 모두의 교회라는 큰 숲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큰숲교회는 최근 사회복지위원회를 신설해, 도서관, 한부모 또는 조손가정 아이 돌봄, 지역 어르신을 위한 사역 등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사역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운영할 카페 역시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내놓았다. 종교시설로도 등록하지 않았으며, 카페 운영 수익금은 지역의 경로당 섬김과 지역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역의 대상과 폭을 보는 시야도 커졌다. 큰숲교회는 올해부터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켜낸 지역의 학도병을 초청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사를 오는 10월 25일 독도의 날에 갖기로 했다. 이처럼 큰숲교회는 교회 건축을 기점으로 공간과 사역의 변화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관한 가치관까지, 전폭적인 변화와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 입당예배에서 장성진 목사(왼쪽)가 건축에 수고한 관계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실 큰숲교회는 20년 전 시쳇말로 교회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교세도 컸고, 건축할 여력도 있었다. 그러나 교회의 역량을 내부에 두지 않고 해외선교에 집중해 지금까지 14개의 교회를 건축했다. 김경욱 장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 선교에 집중해 온 교회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로 새예배당을 받았다고 여겨집니다. 교회 건축을 위해 기도와 재정, 사역적 동의로 헌신한 성도들과 함께 복음의 열매를 맺어가는 교회가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장성진 목사 역시 “구 예배당은 진출입의 치명적 한계와 40년을 넘긴 노후화, 무엇보다 시대적·사역적·지역적 요청을 충족시키기에 어려운 약점들이 있었습니다. 55년 역사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기꺼이 준비한 결단과 다짐을 토대로 진정성 있게 지역을 품고 섬기는 일을 통해 아름다운 복음의 숲을 일구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2000명의 신실한 예배자와 200명의 소그룹 사역자를 세우고, 20명의 선교사를 파송 및 후원하며, 2명 이상 전도하겠다는 ‘여명2000비전’으로 복음의 숲을 이뤄갈 큰숲교회 성도들은 2015년 새해를 이처럼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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