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교계를 되돌아보면 잊을 수 없는 사건들도 많지만, 그 사건을 주도했던 유력한 인물들도 빼 놓을 수 없다. 교계 인사들은 한 해 동안 한국교회를 웃게도, 울게도 만들었으며 양으로 음으로 한국교회의 머나 먼 항해에 영향을 미쳤다. 본지는 담당기자들의 객관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교계, 문화, 신학, 교육 분야에서 2014년을 빛낸 인물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올 한 해 교계 흐름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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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이영훈 목사

합리적 리더십 보폭 넓혀…세대교체 주도 행보 주목
 

이영훈 목사

2014년 교계의 인물은 정말 후보가 많았다. 언론에 노출된 빈도를 따지면, 한국 교회에 폭탄을 던진 홍재철 목사가 일등이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교회협 김영주 총무 역시 빠지지 않는다. 조용기 원로목사는 여전히 영향력 면에서 최고다.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도 영향력 면에서 조용기 목사와 비견된다.

이런 쟁쟁한 인물을 뒤로하고 올해 본지가 선정한 교계의 인물은 이영훈 목사이다. 언론노출 빈도나, 인지도나, 영향력 면에서 위에 언급한 목회자들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긍정성과 미래지향성의 관점에서 이영훈 목사를 올해의 교계 인물로 선정했다.

이영훈 목사는 한국 교회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동안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 정도만 활동을 했다. 물론 한기총 대표회장 전에 2011년 교회협 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하지만 교회협 회장은 회원 교단이 순번으로 맡는 명예직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 올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그 보폭을 넓혔다. 실제적으로 한기총 대표회장이 되면서 한국 교회 리더로 부상했다.

이 목사의 등장은 한국 교회를 이끌던 세대가 바뀌었다는 신호탄이다. 이미 목회현장은 2세대 3세대까지 바뀌었지만, 교계 영향력은 여전히 1세대 또는 1.5세대가 쥐고 있었다. 이영훈 목사는 사회에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한다. 물론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나선 배경에 조용기 목사의 영향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 세대교체는 과도기다.

9월 대표회장 취임 이후 이영훈 목사가 보인 리더십은 1세대 리더들과 다르다. 독선보다 합리적인 모습을 보였다. 교회의 목소리만 높이는 불통이 아니었다. 홍재철 대표회장 시절, 이단해제를 비판한 신학교수들을 상대로 진행하던 10억 원 손해배상소송을 취하시킨 것도,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을 취하한 것도 이영훈 목사가 결단했기에 가능했다. 이 목사는 전임 대표회장 시절 자행한 이단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대표회장 자리까지 내놓고 한국교회연합과 통합하겠다며 교회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이영훈 목사는 2014년 올해의 인물이지만, 2015년 행보가 더 궁금한 인물이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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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김상철 감독

영화 <제자 옥한흠> 큰 관심…“교회론 품고 다시 현장에” 
 

김상철 감독

“기독교다큐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목회자가 꼭 봐야하는 영화.”
“웰메이드 기독교다큐영화의 탄생.”

영화 <제자 옥한흠>에게 쏟아진 찬사다.

호평과 함께 흥행도 성공했다. <제자 옥한흠>은 12월 22일 현재 관객 수 4만 7000명을 넘겨 올해 개봉한 다큐멘터리영화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전의 결과는 올해 기독교영화가 전성기를 구가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제자 옥한흠>의 감독 김상철, 그를 올해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그동안 김상철 감독은 화제의 인물과 거리가 멀었다. <잊혀진 가방> <나의 선택> <중독> 등 나름 주목받은 작품을 선보였지만 커다란 이슈가 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오히려 목회자 출신 감독이라는 점에 관심을 두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없었어요. <제자 옥한흠> 덕에 평생 받을 조명을 다 받고 있는 듯해요. 지난 1년간 고생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제자 옥한흠>은 김 감독에게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한국 교회의 영적거인의 무게는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했고, 은보를 알면 알수록 담고 싶은 장면이 늘어나 개봉 시기를 두 번이나 바꿔야 했다. 다행히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김 감독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사했다. 아울러 <제자 옥한흠>이 자신의 삶에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제자 옥한흠>을 통해 변화하는 목회자와 성도를 보며, 계속해서 한국 교회를 선도하는 롤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또 목회자는 분명한 교회론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옥한흠 목사님이 알려주신 교회론을 품고 목회현장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따끈한 소식이다. 김상철 감독은 내년 3월부터 중독자와 그들의 가족을 돕는 특수목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틈틈이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복귀작은 <순교>(가제)라고 한다. 내년 부활절 즈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교회를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영화를 통해 기독교 안에 희망을 말하고 싶고, 분명한 교회론을 품은 행복한 목회자가 되고 싶습니다.” 
 

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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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계] 조성돈·정재영 교수

목회 실천현장 종횡무진…“이중직 고민 더욱 커져야”
 

조성돈 교수(왼쪽)와 정재영 교수

올해의 신학자를 선정하는데 이견은 없었다. 다만 현장성이 너무 강해서, 신학자보다 사역자로 오해할까 걱정했다. 실천신학자이지만 교회의 아픔과 과제를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목회사회학연구소 조성돈 정재영 교수. 올해의 신학자다.

조성돈 정재영 교수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하지만 두 교수는 학교보다 현장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목회사회학연구소를 비롯해 기윤실 라이프호프에서 자살예방 생명보듬운동을 벌이고, 굿미션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의 작은교회 목회자를 만나고 있다.

바쁘게 한 해를 보낸 두 교수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역은 무엇일까? 지난 10월 개최한 <목회자 이중직 의식조사>라고 하니 고개가 끄떡여진다.

“예장통합 교단은 목회이중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결정했고, 고신은 반대로 아예 금지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부업을 하고 있었는데 문제를 키웠다고 항의를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많은 목사님들이 고맙다고 지지해 주셨고, 신학적으로 목회이중직을 뒷받침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한참 동안 목회이중직이 선교적 교회론과 접촉점을 갖는다는 것, 작은 교회에서 은퇴 준비를 못하는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통해 은퇴 이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 등 장점을 이야기했다. “교단이 나서서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전문 직업군을 고민해야 합니다. 농촌 목회자가 유기농법 전문가나 농촌지도사가 되면 어떨까요. 도시 목회자들이 지역아동센터장이나 작은도서관장을 하면 안 되나요? 택시와 택배와 편의점이 아닌 목회와 병행할 이중직을 고민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내친김에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을 하나 더 말했다. “대한민국이 OECD국가 가운데 10년째 자살률 1위입니다. 교회에게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을까요. 2015년 한국 교회가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에 적극 나서기 바랍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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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유경상 대표

기독교세계관 교육 진력…“다음세대 길잡이 되고파”
 

유경상 대표

2014년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강조된 한 해였다. 다음세대에게 기독교세계관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의 현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CTC 기독교세계관교육센터 유경상 대표이다.

2007년 유경상 대표는 CTC 기독교세계관교육센터를 설립해 다음세대에 기독교세계관을 심는 교육 사역에 주력하고 있다. 3년 6학기 과정의 어린이세계관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재 거룩한빛광성교회, 평내교회, 파주 주사랑교회에서 부모교사세계관학교와 어린이세계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아세아연합신학교에서도 기독교세계관 관련 과목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CTC 자체적으로도 기독교세계관교육자를 양성하고 위한 지도자 과정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크리스천씽킹>(카리스), <하나님, 생각이 뭐예요?>(CUP), <십대사역세우기>(공저, 예수전도단), <그리스도인의 세상 바로보기-윤리학&사회학>(편저, DCTY) 등 기독교세계관교육을 위한 교재 등 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유경상 대표는 “아직까지는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세계관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이 교회사역의 우선순위가 되어갈수록 기독교세계관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어린이세계관학교에 이어 청소년세계관학교를 위한 기독교세계관 프로그램과 교재들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할 예정이다. 나아가 기독교세계관교육자 양성을 위한 기독교세계관교사대학을 세울 계획도 가지고 있다.

유경상 대표는 “청소년들이 신앙을 더욱 견고히 하고, 삶 속에서도 변함없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고, 미디어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앙에 뿌리는 둔 기독교세계관교육이 필요합니다”며 “교회마다 어린이세계관학교와 청소년세계관학교가 운영돼 교회와 민족을 이끌 21세기 하나님 나라 일꾼들을 양성하는 것이 비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chop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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