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부활절을 앞두고 침몰한 세월호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안일한 행동은 물론 정부의 무책임한 사후 대처 또한 국민을 분노케 했다. 세월호는 한국 교회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몇몇 단체에서 봉사를 하며 유가족을 위로했지만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근본적인 힘은 되지 못했다.

8월 중순 교황 방문은 한국 교회를 더욱 움츠리게 했다. 교황은 소형차를 타고,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등 그가 방문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슈였다. 그럴수록 한국 교회는 보이지 않았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소수자의 인권으로 무장한 동성애는 유럽과 미국을 넘어 우리 사회에도 닥쳤다. 한국 교회는 서울과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 반대운동을 펼치고 창조원리를 파괴하는 행동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도를 넘는 과격한 행동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지난 해에 이어 이단사이비의 공격적인 포교는 계속됐다. 신천지는 물론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구원파까지 한국 교회는 이단과의 전쟁을 힘겹게 이어가야 했다.

교단 내부의 최대 뉴스는 총신대 총장선출과 관련된 조사처리위원 구성과 총신대 정관개정을 촉구하는 총회결의가 메가톤급으로 다가왔다. 총대는 물론 전국교회의 정서는 더 이상 총신대를 일부 재단이사에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총회결의 위반자에 대한 소급적용 등의 총회결의무효 가처분이 서울지검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총신대 문제는 혼란에 빠졌다. 당장 2015학년도 학사일정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황규철 전 총회총무의 ‘낙마’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던 황 전 총무는 제99회 총회개회 직전 전별금 4억원을 받고 사라졌다. 황 총무의 전별금을 놓고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아이티구호헌금 조사처리도 수 년째 끌어오고 있다. 1차 소송에 이어 고등법원의 제2차 소송도 다시 재개될 분위기다. 이 밖에도 평양노회 관련 건, 제자교회 문제 등 크고 작은 일들이 1년 내내 이어졌다.

이렇듯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전개됐던 2014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뒤돌아보면 참 많은 아쉬움만 남는다. 특히 추락한 한국 교회의 신뢰와 교단의 정치게임은 언제까지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

비상구가 없던 2014년 한국 교회를 뒤돌아보면서 2015년 새해는 희망이 샘솟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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