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세대들에 대한 이단들의 포교가 적극적으로 변모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정통 교회의 대응도 빨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천부교(전도관)의 어린이홈페이지 화면.

이단 미혹 ‘더 어린세대’ 노리고 있다

청장년세대 포교는 포화상태 … ‘교리주입·세뇌’  쉬운 초등학생 무방비 노출
또래 통한 미혹 행위 ‘심각’ … “주일학교 차원 적극적 이단예방교육 서둘러야”

 

“안녕하세요. 혹시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니는 자녀 있으세요? 저희는 학생들의 진로상담과 재능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단체입니다. 이번 겨울방학을 이용해 악기교실, 미술교실, 체육교실 등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문화강좌를 열려고 하는데, 혹시 관심 없으신가요?”

무심코 받은 전화였다. 학부모들은 ‘진로’와 ‘재능’이라는 말에 일단 솔깃하고, ‘무료’라는 단어에 결정타를 맞는다. 게다가 긴 방학 동안 방구석에서 빈둥거리며 속을 썩일 아이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억지로라도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안식교의 청소년 전문기관인 ‘히즈핸드’의 로고.

그런데 무작위였는지 실수였는지 이 전화가 전주의 한 목회자에게도 걸려왔고, 수상히 여긴 목사가 단체의 주소를 파악해보니 한 이단집단에서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건물로 확인됐다. 깜짝 놀라 주일에 교우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학부모가 여럿 나왔다.

경기도의 한 교회 전도사는 길을 가다 자신이 담당하는 주일학교 여자아이들이 초등학교 앞에 세워진 승합차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미 차량 안에 올라타 설명을 듣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재미있는 종이접기를 가르쳐준다는 홍보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이단집단에서 위장한 채 아이들을 미혹하기 위해 접근한 것이 분명했다. 서둘러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함께 말씀을 공부하자고 권유하고 모임을 이끌었던 체육교사가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이단집단 신도였던 것으로 밝혀진 일이 있었다. 선생님의 지시대로 착실하게 순종했던 학생들은 하마터면 집단으로 이단에 휩쓸릴 뻔 했다.
 

▲ 하나님의교회 청소년 월간지 ‘소울’의 표지.

그간 대학생에 집중해 포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단집단들이 대상을 더 어린세대로 낮추고 있다는 사실이 이처럼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현대종교(소장:탁지원)에서는 천부교(전도관) 안식교 통일교 구원파 등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포교하는 방식을 소개한 바 있다.

탁지원 소장은 “대학생들의 경우보다 아직 빈도수는 낮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 등 어린 시절에 미혹되어, 대학생이나 어른이 되었을 때는 골수 신도가 되는 사례도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신천지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다른 이단들의 더 어린세대에 대한 접근에 무방비로 당하기 쉽다”고 주의를 촉구한다.

이단들의 젊은 세대들에 대한 포교가 포화상태가 되다보니 어린이들이나 노년 등 다른 세대들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어린 세대일수록 교리주입과 세뇌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중요한 점은 이제 어리다고 해서 이단으로부터 안전지대에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을 미혹하는 방식은 기존에 이단들이 고3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들로 미끼를 던지는 것이다.

특히 학교와 같은 공교육 부문에 교묘하게 침투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의심 없이 포교하는 방식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 문화캠프 개최나 청소년신문 기자 모집 등을 아이템으로 교육기관에 접근해, 교육청이나 학교의 추천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도록 도모하는 방식들이다. 여기에는 ‘미래탐구’ ‘독도사랑’ ‘해외연수’ 등 그럴듯한 명분도 제시된다.
 

▲ 구원파에서 개최하는 초등학생 영어캠프 포스터.

이미 이단집단에 포섭된 교사들을 통한 유혹은 더욱 위험하다. 학생들이 믿고 따르는 권위를 가진 존재가 바로 교사이기 때문이다. 앞서 중학교에서의 예와 함께 과거 다미선교회로 대표되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극성을 부리던 시절, 교사의 영향으로 학업을 그만두고 종교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크리스천 학부모들은 자녀를 담당하는 교사의 성향이나, 학교에서 제시하는 프로그램들에까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여야 할 상황이 되고 말았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또래를 통한 미혹이다. 이단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자녀가 친구를 따라 교회를 옮겼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단 집회소에 다니고 있더라는 중고등학생 부모의 상담을 받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청년기에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JMS 등에 포섭된 이들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고, 이들을 중심으로 정통 교회의 주일학교와 같은 조직들이 만들어지면서, 이를 통한 포교작업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한 위장교회에서 제법 큰 청소년부서 조직이 운영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이단예방 교육의 시점을 수능 이후 겨울방학 기간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더 낮은 연령대에서 수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는 “가능한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단의 존재에 대해 일깨워주고, 적어도 중요한 이단들의 명칭 정도는 외울 수 있도록 숙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광주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더 나아가 “주일학교 차원에서 선교캠프나 문화캠프를 여는 것처럼 이단예방을 주제로 한 캠프를 개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만화나 동영상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이단교육 자료들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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