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이 보내온 성탄절 스케치 … “기억하며 나눕니다”

만인이 기뻐하고 축하하는 성탄절. 전 세계 사람들은 이 성탄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각 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현지의 생생한 모습과 기쁨의 소식들을 전해왔다. 선교사들은 현지인 모두가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편집자 주>

 
필리핀 | 이동백·심영주 선교사
 


필리핀의 성탄 분위기는 9월 첫 주 부터 시작되며, 모든 백화점과 상가에서 성탄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필리핀은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거리마다 성탄 트리 불꽃이 어둔 밤을 밝히고 있으며, 우리 구주 예수님 오심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단체들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계획하고 있는데, 작은 선물을 예쁘게 포장하여 나누어 주거나 교환하는 풍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산에 사는 가난한 부족들과 동네 아이들은 깡통 등으로 악기를 만들어 캐럴송을 부르면서 집집마다 다니며 선물과 돈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필리핀 사람들은 진정한 복음을 모르고 있으며 또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매일 만나 교제하는 경험이 부족한 가운데 성탄을 맞이하는 그들을 볼 때 마음이 무척 아프기도 합니다.

올해 GMS 선교사들은 지역이나 지부별로 함께 모여 성탄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나누며, 현지인들과 함께 특별 행사들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도소와 고아원 등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가서 음식과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독일 | 김현배·서광자 선교사
 


성탄절은 독일인의 달력에서 부활절, 성령강림절과 함께 3대 명절입니다. 독일의 성탄절 분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은 크리스마스 마켓(Weihnachts Markt)입니다. 아드벤트(대강절) 시작 전 토요일 또는 그 이전 수요일에 마켓을 오픈하는데, 성탄절 전통 음식, 소시지, 팬케익, 빵, 커피, 의류, 장식품, 장신구들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합니다.

아드벤트는 2000년 전에 오신 주님을 기억하고 기뻐하며 그리고 다시 오실 주님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기간입니다. 금년은 11월 30일 주일부터 12월 21일 주일까지 4주인데, 소나무 잎으로 화환을 만들고 그 안에 4개의 촛대를 세운 아드벤트 크란츠(장식화환)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드벤트 주일에 4번 촛불을 밝히는데, 4개 초의 색깔의 의미는 전통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흰색은 거룩하신 주님, 초록색은 생명의 주님, 보라색은 왕이신 주님, 빨강색은 구속의 주님을 상징합니다.

성탄은 독일말로 Weihnachten이며, 주님이 오시므로 거룩하여진 밤, 구별되어진 밤이라는 뜻이 담겼습니다. 성탄절은 12월 24일부터 시작해서 26일까지 이어지는데, 24일에는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다 모여 크리스마스 선물과 카드를 주고 크리스천 가정에서는 나그네들과 외국인들을 초청하여 함께 식사하며 교제합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교회에서 예배와 음악회 중심으로 모입니다. 25일 오전에는 성탄예배를 드리는데, 평소에 잘 안 나온 교인들도 성탄절에는 다 나와 예배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인도 콜인신학교는 학생들이 집집마다 다니며 함께 기도해주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은 작년에 드린 성탄예배 모습.
인도 | 이재원·윤행숙 선교사

일반적으로 인도의 도시나 시내에 나가면, 건물에 큰 불빛 장치를 하거나 캐럴송을 쇼핑몰에서 틀어주어 성탄절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납니다. 시골에는 그런 것은 희박하지만 그나마 교회에 해 놓은 성탄 장식으로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회들은 성탄절에 주위에 있는 마을에 선물을 나누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그들도 속히 구원받기를 기도합니다.

특별히 콜인신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집집마다 찾아가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제목을 받아 함께 기도합니다. 방문 순서가 정해지면 주민들은 헌금이나 따뜻한 차, 음식들을 준비해 놓고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이들과 함께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큰 경험이자 기쁨이 됩니다. 
 
말레이시아 | 장명석·송애경 선교사
▲ 말레이시아 시내에 위치한 백화점의 성탄 장식 모습.


현대문명과 원시문명이 공존하는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60%가 무슬림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성탄절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말레이시아의 특징이 확연히 나타나며 특히 경제권을 주도하는 화인들이 상업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내 백화점에는 화려한 트리가 즐비한 가운데 철저히 복음이 배제된 성탄절을 보냅니다.

이슬람권의 영향 아래에서도 교회들은 연합해서 ‘오픈하우스’란 이름으로 성도들의 가정을 개방해 지인들을 초대하고, 또한 교회 연합회는 시내 공공장소에서 성탄절 공동 행사를 가짐으로 이슬람 사회에서 의미 있는 성탄을 보내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GMS선교사들 역시 본인이 사역하고 있는 선교현장에서 성탄 선물을 전달하고 복음적 메시지를 전함으로 참다운 성탄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일본 | 전승대·김신애 선교사
 


일본의 성탄절 분위기는 11월이면 시작됩니다. 상점마다 캐럴송이 울려 퍼지고 거리 복판에 성탄 트리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본 교회의 성탄절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12월 23일은 천황의 생일이어서 공휴일로 지키지만 12월 25일은 공휴일도 아닙니다. 그러니 성탄절에 교회에 모일 수가 없어 대부분의 일본교회는 25일 앞의 주일을 성탄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차분하고 검소한 국민성 탓도 있겠지만 불신자들의 들떠있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교회는 조용한 성탄절을 보냅니다. 크리스마스를 꼭 떠들썩하게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교회가 예수그리스도의 초림을 좀 더 깊은 감동으로 맞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나마 센다이영광교회(이근배 선교사)는 일본교회이지만 한국목사가 담임으로 있기에 다른 일본교회와는 달리 불신 이웃들을 초청해 성탄절의 의미를 설명하며 복음을 전합니다. 이런 면들을 보면 역시 일본 복음화는 한국교회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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