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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 청춘만담/ 2014년을 살아낸 크리스천 청년
 

청춘이 마냥 좋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무 해 전만해도 캠퍼스는 낭만으로 물들었고 교회 청년부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날의 주인공들은 돌과 철을 넘어 고민마저 소화할 정도로 살만했죠.
하지만 요즘 청춘살이는 예전만 못합니다. 대학은 학점싸움의 전쟁터로 변했고, 그 틈을 비집고 나오면 좁은 취업문이 버티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고민만 늘어가는 청춘들입니다. 그래도 1년 단 하루, 들려오는 기쁜 소식에 지친 청춘들이 고유의 혈색을 찾곤 합니다.
성탄절을 맞아, 지난 1년을 살아낸 크리스천 청년들과 두서없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올해 본지를 빛냈던 찬양사역자 지혜민(24), 작곡가 겸 소설가 하은지(21), 연극 <천로역정>의 두 배우 전세기(30) 임이랑(28) 씨가 함께 합니다. 오늘을 사는 크리스천 청년들의 삶은 어떨까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습니다. 성탄특집 <청춘만담>입니다.

   

보폭은 달라도 방향은 올바르게…기독청년이여,
꿈을 잡아라

세상의 고민 비켜가지 않은 교회 청년 “많이 아픕니다”
두려움 없이 꿈꾸는 인생의 황금기 “하나님께 드립니다”


여러분은 멀게는 9개월 전, 가까이는 두 달 전에 본지 문화면에 등장했던 분들입니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지혜민
CCM 샛별에서 예비선교사로

청춘만담 내내 굳건한 신앙심을 드러낸 혜민 씨. 과연 지상명령을 품고 열방으로 나갈 예비선교사답다!

지혜민(이하 혜민): 많이 달라졌어요. 올 초 찬양사역자로 데뷔했는데, 불과 1년도 안 돼 사역방법을 달리하게 됐어요. 우즈베키스탄 선교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현재 선교사역에 매진하고 있고, 앞으로 선교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하은지(이하 은지): 저 역시 변화가 있었어요. 어떤 분을 통해 막연했던 복음의 핵심을 봤어요. 전에는 음반과 소설을 통해 나를 알아주길 바랐지만, 이제 저의 달란트로 복음을 전할 겁니다. 희소식도 있어요. 한류문화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음반제작을 하게 됐어요.(웃음)

임이랑(이하 이랑): 두 달 전에 기자님을 봤으니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계속 <천로역정> 공연하고 있어요. 아참, 저도 기쁜 소식 하나 있답니다. 지난 주 교회 찬양팀 오디션 봤는데, 엊그제 합격했다고 연락 왔어요. 이번 주부터 연습에 나갑니다.

전세기(이하 세기): 저는 <천로역정> 외 한 작품 더 시작했어요. 상처를 나누고 위로를 안겨주는 치유연극 <버스를 놓치다>입니다. 시간되시면 꼭 보러 오세요. 아 이런, 김창대 대표님(천로역정 대표)에게 혼날까요.(ㅋㅋㅋ)
 
먼저 여러분과 친구들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반값등록금은 결국 공약으로 끝났습니다. 여전히 매 학기마다 400만원 가까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등골이 휩니다. 아울러 학생들도 학업에 알바를 병행한다고 합니다. 실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혜민: 요즘 대학생에게 학자금대출은 기본입니다. 저희 집은 남동생도 대학생이라, 1년에 등록금만 2000만원 가까이 듭니다. 저도 학자금대출을 받았어요. 알바 경쟁도 심해, 좋은 알바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랍니다. 결국 사회진출 전부터 빚을 떠안게 되요. 꿈을 꾸는 것은 사치가 되고, 빚을 갚기 위해 취업을 준비하게 되는 거죠.

   
▲ 임이랑
야무지고 영민한 여배우

좋은 발성과 정확한 발음 덕에 더욱 신뢰가는 배우, 이랑 씨. 훗날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꼭 만날 것만 같다. 이건 확신이다!

이랑: 저는 국립대를 다녀서 상황이 나았지만, 주위 친구들은 대부분 학자금대출을 했어요. 특히 연극하는 친구들은 빚이 그냥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처지가 처지인지라 빚을 갚을 계획도 세울 수 없어요. 값싼 학교 기숙사에 살기 위해 일부러 졸업을 늦추는 친구도 봤어요.
 
대학에서 학점싸움도 아주 치열하다면서요?

혜민: 일반대학 학생들은 학점에 목숨을 건다고 해요. 취업을 위해 어떻게든 학점을 잘 받으려고 하죠. 대학도 동기와 선후배가 있는 공동체인데,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어요. 크리스천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천들이 좋은 회사와 돈만 좇는다면 이것도 우상숭배가 아닌지 고민됩니다.
 
좁은 취업문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전세기 임이랑 씨는 배우의 길을 선택했는데, 만족하십니까?

세기: 저는 늦게 시작했어요. 제대 후 연극을 했으니까요. 직장도 다녀봤지만 고등학교 때 느꼈던 설렘을 잊지 못해 배우의 길에 들어선 거죠. 만족하기보다 후회하지 않아요. 금전적인 부분을 포기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못해 후회하기 싫었습니다.

이랑: 2년 전까지 후회했어요. 우선 가족들에게 미안했어요. 남들처럼 첫 월급 받아 선물도 드리고 싶었지만 아직 신인인 저는 그럴 수 없잖아요. 아침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꿈만 바라보는 내가 이기적인 게 아닌지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말씀 때문에 만족할 수 있었어요. 하박국 2장 3절 말씀입니다.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정녕 응하리라’
 
문화사역자 혹은 크리스천 예술가로 산다는 것이 힘들지 않습니까?

은지: 작곡 하나만 할 수 없는 환경이에요. 알고 지내는 젊은 작곡가들은 대부분 겸업을 해요. 저도 영어강사를 했었죠. 국가의 지원정책도 없어 참 척박한 환경에 있어요. 만약 제가 음악계통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된다면, 토양을 바꾸고 싶어요.

혜민: 물질적인 어려움보다 무늬만 사역인 것을 보며 놀랐어요. 찬양사역자라면 영혼을 품어야 함에도 제스처 멘트에 치중하는 면을 봤고, 심지어 성형수술 권유도 받았어요. 큰 교회 찬양팀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사역이 상품화 되는 모습에 안타까웠어요.

이랑: 연극하는 사람들은 참 술을 많이 마셔요. 술을 통해 자유로움을 얻는다고 하는데, 저의 가치관과 달라 고민이 컸습니다. 가치관 때문에 연기 영역이 한정되기도 해요. 사실 진짜 자유로움은 하나님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일반기업에 취업했거나 취업문을 두드리는 친구들은 사정이 많이 다르겠군요.

   
▲ 전세기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아무리 봐도 차인표 닮았다. 무대 위에서 분위기메이커로 통하지만, 대화를 나누자 진중함이 엿보인다. 전세기, 천의 얼굴을 가진 이 배우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세기: 친구들을 보면 고등학교 때는 대학가는 것이 문제였고, 대학에선 학점, 다음은 취업, 그리고 승진. 계속 고민의 연속입니다. 평생 그렇게 사는 것 같습니다.

이랑: 얼마 전 아는 친구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안 돼 회사에서 ‘짤렸어요.’ 아주 힘들어했고, 죽고 싶다는 말까지 했어요. 최근 드라마 미생이 열풍인데, 거기 나오는 얘기들은 대부분 사실입니다.
 
학점싸움 취업전쟁을 벌이면서 청년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요즘 교회 대학부나 청년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은지: 시골교회라 청년부는 10명 정도. 정말 썰렁해요. 게다가 시험기간에는 주일성수도 안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세기: 제 교회친구들 애기를 해볼까 합니다. 모두 고등부까지 교회를 섬겼어요. 그런데 보통 남자들을 군 제대를 기점으로 현실적으로 변하기 시작해요. 취직만 하면 다시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말하지만, 취업을 해도 돌아오지 않아요.

혜민: 청년들이 많아도 대부분 선데이 크리스천이라는 것이 더 문제에요. 아울러 복음을 제대로 선포하지 않는 교회가 많아요. 강단에서 나오는 말씀이 칭찬 격려 위로만 해요. 강단의 말씀이 진짜 복음을 선포하지 않기에 청년들이 더 흔들립니다. 말씀 홍수시대인데 청년들이 먹을 말씀은 없어요.
 
곧 있으면 성탄절입니다. 주위에 교회를 섬기지 않는 친구들에게 성탄은 어떤 의미인가요?

혜민: 데이트하는 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성탄절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이에요. 또 일탈하는 날이기도 해요.

   
▲ 하은지
손재주는 하나님의 달란트

피아노도 작곡도 글쓰기도 자신만만한 막내 은지 씨. 밀알로 썩어 하나님을 높이겠다는 당찬 스물한 살. 작곡가 겸 소설가답게 심오한 면이 보인다.

은지: 비슷해요. 이벤트의 날. 할인이 폭죽을 터트리는 날이랍니다.

이랑: 어디가든 예약하기 힘든 날. 특히 숙박업소 예약은 전쟁이라고 합니다.

세기: 맞습니다. 믿지 않는 친구들은 방부터 예약해요.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해요.
 
여러분의 성탄계획을 말해주세요.

이랑: 천로역정 공연을 해요. 그것도 2회나. 성탄절이니까, 보다 은혜가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어요.

세기: 이하동문. 성탄절은 공연계에서 대목으로 통합니다. 천로역정은 2회지만, 5회까지 하는 작품도 있어요. 보통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보는데, 성탄절에 의미 있는 공연, 천로역정으로 와주십시오.(하하하)

혜민: 현재 주일학교 선생님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과 성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양산의 오지마을 어르신들을 초대해, 성극을 보여주고 음식도 대접하며 보낼 것 같아요.

은지: 교회가 작아서 청년부 중고등부 행사를 다 도와야 해요. 24일 교회에서 밤을 지새운 다음 새벽송을 시작해서 성탄예배를 드리고 선물도 나눠주고… 전형적인 크리스천의 성탄절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년을 보낸 소감과 내년 소망은?

혜민: 매일같이 교회에 있고 선교를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 1년은 나를 드러내는 삶을 살았지만, 내년부터 주님을 드러내는 사역을 합니다. 만약 내년에 파송된다면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이 지상명령을 들고 열방으로 나가겠습니다.

은지: 저의 삶의 목적은 밀알로 썩는 것입니다. 작곡과 소설 분야에서 더 큰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능력을 널리 전파할거에요. 내년에 청소년 관련 두 번째 책을 펴냅니다. 음반도 준비 중입니다. 나오면 보내드릴께요.

이랑: 예수님을 닮는 것. 1년 계획이라기보다 제 인생의 최종 목표랍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예수님을 닮아갈 겁니다. 노래 가사처럼 삶의 한절이라도 그분을 닮기 원합니다. 연기는 그분을 위한 도구가 되겠죠.(웃음)

세기: 청년부 부회장도 하고 십일조도 하고 단기선교도 하고 <천로역정>을 하며 항상 주님과 동행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의를 내세운 것이 아닌가 싶어요. 내년에는 주님의 의를 드러내는 한 해가 되길 바라요. 어린이극 <종이아빠>와 <넌 특별하단다>도 준비하고 있어요. 주님을 드러내는 공연은 계속됩니다.

   
▲ 청춘이 청춘에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으로 세상과 맞서라”고. 그리고 덧붙입니다. “인생의 황금기인 가장 아름다운 이 때를 하나님께 드리라”고. 기독청년들의 뜨거운 열정이 하늘에 닿을 듯합니다.

이 질문으로 만담을 마치죠. 지혜민 하은지 전세기 임이랑 씨, 여러분에게 청춘이란?

혜민: 한마디로 황금기. 인생의 황금기이기에 귀하고 소중해요. 그래서 청년이라면 스펙 취업 걱정보다 자신이 걷고 있는 황금기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지: 두려움 없이 꿈꾸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이 그러지 못해 안타까워요. 자! 모두 두려움을 던지고 꿈을 향해 달려갔으면 좋겠어요.

이랑: 나를 지켜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세상살이에서 세상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끔 지켜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다시 안 올 청년기에 하나님을 더욱 잘 믿어야겠죠.

세기: 청춘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기. 제가 말한 자신감은 힘들면 조금 쉴 수도 있고, 당장은 힘들어도 즐길 수 있는 힘이 청춘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피하려고 세상에 기대는 것은 이미 청춘이 아닌 겁니다.
 
청춘이 청춘에게 말했습니다. 청춘은 두려움 없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기이며, 나를 지켜야 하는 때이며, 인생의 황금기라고. 아울러 가장 아름다운 그때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어떤 이는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하니 패기는 물론이고 열정, 그리고 굳건한 믿음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디든 상관없어요!” 지상명령을 품고 열방으로 향하겠다는 지혜민, 큰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능력을 전파하겠다는 하은지, 예수님에게도 무대에서도 위풍당당한 여배우 임이랑, 공연 때와 다른 진중함을 드러냈던 전세기. 이들 덕분에 저 역시 힘이 쏟아 오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요. 아닙니다. 청춘이라서 아픔마저 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모든 것을 품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청춘의 특권입니다. 여러분의 특권을 놓치지 마십시오. 거침없이 나아가십시오. 당신은 청춘이니까요.
진행=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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