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콘서트 ‘아담’ 통해 잠재력·가능성 확인

▲ 장애인 극단 ‘그래도’의 여섯 번째 작품인 ‘아담’의 한 장면.

 
문화 활동이 장애인들에게 삶의 질을 바꾸어준다는 것은 체험으로 입증된 확신이었다. 장애인문학회가 그렇게 만들어졌고, 수화중창단이며 클라리넷 연주자까지 뛰어난 음악사역자들도 배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극만은 높은 벽이었고, 다가갈 수 없는 꿈처럼 여겼다.

실로암사람들(대표:김용목 목사)의 장애인 극단 ‘그래도’ 창단 과정은 그 벽을 뛰어넘는 도전이었다. 배우를 모집하는 일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나마 모인 단원들이 소화할 수 있는 작품 소재나 배역에도 한계가 있었다. ‘과연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어려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1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그들은 극단이라는 명칭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어엿한 예술인 그룹으로 자라고 있다. 12월 9일 광주광역시 남구문예회관에서 상연된 드라마콘서트 ‘아담’은 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고도발달장애를 가진 청년을 소재로 장애인 그리고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담은 연극 ‘아담’은 바로 배우 자신들, 그리고 객석에서 숨죽이며 연기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자신의 장애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스스로의 굴절된 모습을 돌아보도록 이끌어주는 주인공의 스토리를 가지고 작가 윤경미 전도사는 장애인들이 세상으로부터 억눌림을 이기고, 자존감 넘치는 존재로 일어서기를 기대했다. 배우들은 작품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움직였다. 연기에 진심이 담겼고, 음성과 눈빛에 힘이 실렸다. 객석에서 갈채와 환호가 쏟아졌다.

‘아담’은 극단 ‘그래도’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처음에는 어설프고, 전달력이 부족했던 연기와 동작들이 이제는 제법 원숙해진 느낌이다. 이 과정까지 오기 위해서 이들은 총 30회에 걸쳐 연극의 기본과 연기훈련, 실제연습 등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들의 도전을 다양한 방향에서 지원해 주었고, 비장애인 극단인 ‘홀리시어터’의 멤버들은 훌륭한 멘토이자 동반자로 단원들과 함께했다. 이렇게 해서 앞선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도전은 성공했다.

김용목 목사는 “극단 ‘그래도’의 도전과 성취는 아직 예술 참여기회를 갖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장애인 인권, 사회참여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루며 장애인 문화예술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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