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예수마을교회, 도움 필요한 농촌교회에 선교회원 파송 ‘일꾼’으로

▲ 군산 예수마을교회가 사랑나눔봉사선교회 사역을 통해서 농촌교회를 돕고 있다.

사랑과 섬김의 힘은 교회 사이즈가 아니라 마음의 크기에서 나온다. 군산 예수마을교회(박정권 목사)는 이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박정권 목사와 교우들이 ‘사랑나눔봉사선교회’라는 글씨가 등에 선명하게 새겨진 빨간색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짐을 챙긴다면, 보통 짧게는 사흘씩, 길게는 일주일씩 먼 길을 떠난다는 신호이다.

 
 
이들이 생업을 멈추고 휴가를 내면서 찾아가 섬기는 곳은 작고 힘없는 농촌교회들이다. 농촌교회는 전도가 안 돼서 힘들고, 일꾼이 없어서 힘들고, 교회당이 낡아서 힘들다. 그 답답한 심정을 헤아리고 찾아가 전도도 해주고, 일꾼 노릇도 해주고, 교회당도 고쳐준다.

보통 15~20명씩 팀을 이루고 현장을 찾아가서는 각기 재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한다. 소독 담당, 이미용 담당, 도배 담당, 전기수리 담당, 심지어 무딘 칼을 갈아주는 역할을 하는 멤버까지 정해져있다. 자연히 이들이 방문하는 날이면 온 동네가 떠들썩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부분의 멤버들이 침과 뜸 기술을 정식으로 익혀서 어르신들의 통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곤 한다. 자연히 신자나 불신자를 떠나 마을 전체로부터 환영을 받고, 도움을 받는 농촌교회로부터도 큰 힘이 되었다는 감사인사를 듣는다. 한 교회를 적어도 3년 이상 꾸준히 돕는다는 원칙을 세운 덕에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는 이들도 많다.

“지금은 군산 시내에서 목회를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저도 김제에서 농촌 목회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래서 농촌교회의 고통이나 설움을 잘 알고 있었고, 어떻게 돕는 것이 효과적인지도 나름 터득했지요. 기회가 되면 형제와 마찬가지인 농촌교회를 도우리라 맘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박 목사는 멀리 전남 해남에서 한 농촌교회가 문 닫기 직전의 형편에 놓였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됐고, 교우들과 신학교 선후배들을 이끌고 달려가 전도도 하고 사택도 건축하며 다시 교회를 일으켜 세운 것이 선교회 사역의 계기가 됐다.

이후 전남북을 중심으로 멀리는 충북 제천이나 경남 통영까지도 찾아가면서 예수마을교회와 선교회는 농촌교회들의 미더운 벗이 돼주었다. 한 편으로는 교사가 부족해서 또는 규모가 작아서 주일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을 방문해, 직접 교재까지 제작해가며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열어주는 일도 해왔다.

이런 일들을 교인 수 60명 안팎의 작은 교회가, 아직 건축 부채도 다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선교회 초기부터 지금까지 간사역할을 해주며 돕고 있는 박 목사의 신학교 동문들이나, 서울에서 내려와 동역하는 침술봉사회, 큰 사역이 있을 때마다 십시일반으로 재정후원을 해주는 손길들은 그래서 더욱 든든한 격려가 된다.

 
 
선교회는 이제 사역 범위를 국외로 넓혀가는 중이다. 이미 태국과 라오스 등지에는 3년 전부터 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교회당을 건축하고 어린이성경캠프를 열면서 복음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도록 큰 역할을 해왔다. 이리하여 또 다른 예수마을들이 사방에서 늘어간다.

그러나저러나 이제 힘에 부칠 때도 되지 않았을까? 박 목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특별한 사역이 없는 날이면 당장이라도 구실을 만들어 봉사와 선교의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요즘 목회를 교인 뺏기 경쟁이라고 평하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내 교회든, 이웃 교회든 열심히 돕고 섬기면서 함께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이 진짜 목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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