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 우선” 중장기 기틀 조성 초점

규칙 개정·구조조정 나눠 진행 … “전문성·경쟁력 강화, 현실적 대안 제시할 것”


또 다시 총회 차원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제99회 총회가 탄생시킨 총회산하 기구개편위원회(위원장:김창근 목사, 서기:허활민 목사)가 최근 첫 회의를 갖고 총회본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위원회는 신중한 준비를 통해 과거 구조조정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으며, 제100회 총회의 승인을 얻어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거 총회는 구조조정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단히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경우는 없었다. 구조의 효율성을 위해 축소 지향적 총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작했으나 정치적 반대와 더불어 철학의 공감대 확산에 실패했던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즉 구조조정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세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노회 헌의를 총회에서 받아들이고 특별위원회를 세워 성급하게 시행해서 반대에 부딪쳤다. 수차례 회의와 컨설팅 비용 등 적지 않은 비용을 사용하면서 구조조정을 한다고 했지만 번번이 회기가 바뀌면 무산됐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같은 전례를 감안해서 이번 회기 기구개편위원회는 총회 전체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중장기적 기틀을 놓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구개편위원회는 제1소위원회(총회기구혁신위원회)와 제2소위원회(본부직제조정위원회)로 나뉘어 운영한다.

1소위는 총회 규칙 개정을 목표로 한다. 총회본부 뿐 아니라 산하기관, 상비부, 특별위원회 등이 개정의 대상에 포함된다. 실로 전 총회적인 구조조정의 틀을 짜는 것이다. 제2소위는 총회본부 구조조정이 목표다. 핵심은 현재 1실5국 체제를 3국으로 축소하고 직원들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오는 1월에 컨설팅업체를 선정한 뒤 5월 목사장로기도회 때 공청회를 열고 최종안을 제100회 총회에 보고하여, 규칙개정과 본부구조조정을 승인받겠다는 계획이다. 애초 직원들에 대한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감축안 등으로 뒤숭숭하기도 했으나 위원회는 이같은 불안 심리를 감안해서 비교적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원회는 강제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본부에 대해 자발적인 구조 조정안을 제시토록 요청했다. 총회총무와 서기에게 내년 1월 15일 차기 회의까지 안을 제안하라고 협력을 구한 것이다.

현재까지 총회 본부의 정서는 국장급 인사는 2명이 공석인 점을 감안할 때 1/2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직원들의 축소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정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직원들의 숫자가 업무에 비해서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 총회산하 기구개편위원회는 충분한 연구와 의견 수렴을 통해서 교단의 발전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구개편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또 총회 본부가 발전하려면 직원들이 총회의 싱크탱크역할을 하며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도록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총회는 교회의 조직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당회와 목회자들이 결정한 대로 일을 진행해도 무리가 없지만 교단 산하 1만1000여개 교회를 상대하고 교계와 대사회 차원에서 경쟁하면서 교단 위상을 보호해야 하는 총회 본부의 경우, 전문화된 직원 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직원들의 업무 능력과 책임 및 권한이 교단 산하 교회 부서 책임자나 연합기관이나 정부기관 실무책임자 수준과 맞먹지 않는다면,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숫자 축소보다 전문성 배양과 책임 부여가 바람직한 구조조정의 방안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이다.

컨설팅 업체에 구조 조정안을 제시토록 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비영리기관이며 교회와도 다른 총회의 구조를 십분 이해하지 못하고 자칫 기업을 컨설팅 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한다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구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컨설팅의 비효율성에 대한 염려는 여러 사람을 통해 들었다”면서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편이어서 현재로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속단할 수 없다. 최소한 컨설팅 업체의 1차 보고가 나와야만 전체적인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그리고 목사장로기도회 때로 예정된 공청회가 구조조정 가능 여부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회의 속성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 큰 이견이 있을 가능성은 적다. 총회본부와 총회 산하기관에 대한 오랜 불신이 깔려 있고 구조조정을 통해서 저비용 고효율화를 꾀하겠다는데 반대할 이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 구조조정의 성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은 철학의 공유가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교단의 내적 인원 조정과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교단 전문성 강화와 대교계 및 대사회 경쟁력 강화 부분은 간과했던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구조조정은 번번이 해당 기관의 몇몇 인사이동 수준에서 마무리 되었던 것이다.

총회본부에 대한 구조 조정안이 제100회 총회에서 통과된다면 이후 기독신문 총신대 세계선교회에 대한 구조조정이 연이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총회기구조조정은 1999년과 2009년에도 있었다. 모두 축소 지향적 총회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단기간에 시행하려고 추진했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단기간에 마무리된 경우였다.

총회산하기구개편위원회 위원장 김창근 목사는 “안팎의 관심을 감안해서 총회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안이 확정되면 교단 산하 기관 및 총대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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