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독NGO '피난처' 이호택 대표

줄어드는 북한이탈주민 비해 난민지위 신청자 계속 늘어나
성경은 난민에 특별한 관심…보호하고 사명자로 키워가야


‘난민(難民)’. 외국인노동자나 탈북자는 익숙해졌지만 ‘난민’이란 말은 아직 한국교회에 낯설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만 4000여명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고 이들을 포함해서 난민지위를 신청한 외국인들이 올해 2000여명이나 된다. 난민은 곧 한국사회의 화두가 될 것이며 한국교회의 새로운 사명이 될 것이다. 난민은 누구이며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기독교엔지오이며 난민 사역의 최초 기관인 피난처 이호택 대표(55)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의 난민지위 인정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1992년에 난민협약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1994년부터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까지 난민을 인정해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지위를 신청하는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8819명이 신청했습니다. 특히 2011년에 1000명이 신청한 뒤 계속 늘어나 올해는 10월말까지 2176명이 되었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탈북자 숫자와 비교하면 알 수 있습니다. 탈북자는 최근 들어서 한해 1500명 정도 입국하고 있습니다.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난민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난민은 모두 새로 입국하는 것은 아니고 체류를 먼저 하다가 신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민들이 왜 한국으로 옵니까?

=한국으로 오는 난민들은 사실 매우 적습니다. 전 세계 난민을 4500만 명으로 보니까 1/5000명 정도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이 세계 10위권이고 국제화되었기에 인지도가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난민들은 따질 겨를이 없습니다. 가능한 모든 곳을 알아봅니다. 욤비라는 난민이 있는데 그는 현재 광주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콩고 출신으로 중국으로 피신했다가 입국했는데 인천에 도착해서 북한인 줄 알고 택시기사에게 “평양으로 가자”고 요청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한국교회의 난민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입니까?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난민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난민 문제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난민 전문 단체도 적습니다. 기독교엔지오인 저희 피난처와 인권단체인 난민인권센터가 전문 기관입니다. 변호사 단체 중 3군데와 기타 다른 인권단체에서 겸해서 사역을 하고 있어서 모두 9군데 정도입니다.

한국교회 가운데 난민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는 전무합니다. 난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교회가 한 군데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선교의 차원에서 지원하고 보호해 주는 수준입니다. 한국교회의 난민 사역은 아직 너무 초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난민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난민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에 이동하여 난민의 삶을 살았습니다. 모세, 다윗, 예수님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 타국으로 피신했어야 했습니다. 성경의 기본이 난민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들을 위대하게 사용하셨습니다.

난민을 도와야 할 이유는 이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들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난민의 상당수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고 낙담해 있습니다. 이들이 난민이 된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사역자로 양성해야 할 사명이 한국교회에 있습니다.
또 국내 난민을 돌보는 일은 세계의 난민과 그들을 둘러싼 어려운 상황을 보는 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민 사역을 하면 세계를 향해 한국교회가 할 바를 더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난민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우선은 나그네를 대접하듯이 따뜻하게 대해 주면 됩니다. 나아가 이들이 난민 지위를 신청하여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국내 8개 출입국 사무소에 신청을 하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신청해서 6개월 후 받아들여지면 취업이 가능합니다. 영종도 난민지원센터나 저희 피난처 등과 협력할 수도 있습니다.
 
▲난민 지위를 얻게 되면 어떤 유익이 주어집니까?

=난민지위를 받으면 영주권을 받은 사람이나 우리 국민과 유사한 대우를 받습니다. 체류도 무제한으로 가능하고 사회보장도 받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물질 지원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든지 정 어려우면 동사무소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민이라고 하면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사명자라는 인식을 갖고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들은 본국에서 높은 수준의 학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가졌습니다. 하루아침에 난민이 되었기에 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도 매우 큽니다. 한국교회가 피난처요 위로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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