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관리재단 <위기관리지침서> 개정판 출간 앞서 포럼 열어

▲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주최한 위기관리포럼에서 GMP 도문갑 목사가 <위기관리지침서>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위기관리 투자 없으면 손실 막대 … 사역 안정 위한 의식전환 계기 마련해야
인터넷 정보 노출 순간적 실수가 추방까지 이어질수도 … “위기 범위 넓다”


선교사들을 위한 <위기관리지침서>가 내년 2월 경 개정판으로 출판된다. 이번 <위기관리지침서>는 변화된 선교 상황에 맞춰 9명의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있으며,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겪을 수 있는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책이 실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국위기관리재단(대표회장:장기호 목사)은 12월 4일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에서 위기관리포럼을 열고, <위기관리지침서>에 실릴 내용을 발표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기관리는 성경에 기반한 대비

최근 들어 위기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위기관리에 소홀한 상황이다. 일어날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것을 ‘믿음과 기도가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포럼에서도 이런 한국선교계의 모습에 대한 반성이 가장 먼저 나왔다. ‘기도만 열심히 하면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실 것’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나, ‘기도는 기본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비는 다 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GMP의 도문갑 목사는 “위기를 대비하는 것을 보고 믿음이 없다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성경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지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도 목사는 이를 위해 “위기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본정책을 수립하고, 이 정책을 기반으로 각 부문의 비상계획과 실행지침을 마련해 사역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원리와 방향성을 제시한 <위기관리지침서>를 바탕으로 각 교회나 선교단체들의 여건과 형편에 맞는 실행방안들을 보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위기상황, 보는 눈 넓혀야

선교사나 한국교회가 맞닥뜨릴 수 있는 위기를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납치, 재해, 철수, 사고 등을 떠올린다. 이것도 물론 위기이지만 <위기관리지침서>에서는 그 범위를 더 넓혔다. 보험, 건강, 의료, 비상금 관리, 인터넷 사용까지 미리 대비가 가능한 모든 것을 위기관리에 포함했다. 특히 IT와 관련된 문제는 선교사 보안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더욱 큰 주의가 요구된다. 실수로 정보가 노출되면 바로 추방까지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사이버로지텍의 나희동 위원은 “창의적접근지역이나 이슬람 국가에서는 정부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채용해 한국의 인터넷을 검색하고 스카이프 등 핸드폰 어플 내역을 뒤져 선교사를 찾아내기도 한다”며 “인터넷이 활성화 되어 있는 시대에 순간의 실수가 사역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송교회가 창의적접근지역에 파송한 선교사의 기도제목을 여과 없이 인터넷에 게재하거나, 개인 SNS에서 쏟아지는 친구 추천에 습관적으로 응하다가 사역이 발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희동 위원은 “여권명과 선교명을 철저히 분리해 개인 SNS에 선교명이 포함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정보는 가급적 pdf 파일을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검색사이트를 통해 본인의 정보를 검색해보는 등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식전환 계기 되길

추방이나 일시귀국, 은퇴 선교사에 대한 선교단체와 파송교회의 자세는 여전히 선교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최근에는 강제귀국은 물론이고 전도여행이나 출국을 계기로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선교단체나 파송교회는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가능하면 1년 이내에 사역했던 지역과 유사한 언어와 문화권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사들도 미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위기관리재단 노성경 연구원은 “현지에 사역을 이양하기 위해 리더십을 키우고, 추방 후에 혼자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씻고 다양한 조언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선교사들이 추방 후에 빨리 마음을 추슬러 새로운 사역에 뛰어들려면 애초에 선교동원을 할 때 나라별로 콜링을 할 것이 아니라 종족 중심으로 콜링을 해서 추방됐을 때의 상실감을 최소화시켜야 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관리지침서>는 이 날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보완해 다시 논의를 거쳐 최종본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 김진대 목사는 “위기관리에 1의 비용을 투자한다면 위기 시 10의 유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 투자가 없다면 위기 시 손실은 100으로 늘어난다”며 “<위기관리지침서> 발간이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위기관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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