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 먼저 ‘선교적 교회론’ 고민해야 한다

▲ 이재학 목사(하늘땅교회)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

이재학 목사(사진)는 오산에 아무 연고가 없었다. 청소년 사역단체 홀리시드선교회를 섬기며 수원 용인 평택 등 경기도 지역에서 사역한 것이 전부였다. 이 목사는 소년원 교정사역을 할 때 만났던 아이들, 그의 청소년 사역에 동참하길 원한 청년들과 함께 2010년 10월 10일 가정집에서 하늘땅교회를 개척했다.

하늘땅교회는 전형적인 개척 미자립 교회였다. 아니 상가에서 시작하는 여느 개척 교회보다 더 어려웠다. 하지만 이재학 목사는 개척 교회 목회자가 일반적으로 겪는 생활고로 인한 어려움, 자립하지 못하는 자괴감, 열악한 교회 여건에 대한 불안함 등이 없다고 했다.

“부교역자 시절 섬기던 교회가 분쟁으로 무너졌다. 그 경험을 하고 7년 동안 교회론만 공부했다. 교회는 돈과 건물이 아니라, 예수정신을 실천하는 공동체여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개척을 하면서 선교적 교회론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이 목사는 이런 교회론을 바탕으로 ‘돈과 사람과 건물이 있어야 개척할 수 있다’는 통설을 거부했다. 오산 시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해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역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여겼다.

이재학 목사는 2011년 3월 달걀공장에 취업했다. 성도들과 교회론을 공부하면서 목사가 공장으로 들어가는 이유를 분명히 전했다. 2년 동안 달걀공장에서 일하며 사람들을 만나 교제했고, 나중에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예배를 드리게 됐다. 그에게 달걀공장은 또 다른 목회지인 셈이다.

“성경은 교회를 유형의 건물이라고 말씀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백성이 공동체를 이루는 곳이 교회라고 하신다. 공장에서 일한 것은 분명 이중직이다. 그러나 나에게 공장은 목회 사역의 현장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교회개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속으로 들어가는 사역을 전개한 지 2년 만에 오산 하늘땅교회는 성도가 100명을 넘었다. 완전한 자립은 아니지만 섬겨야 할 성도들이 늘어나서 이 목사는 공장목회를 그만두고 하늘땅교회 전임 사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목사는 하늘땅교회를 분립하고, 또 직업을 구해서 ‘현장목회’를 할 생각이다.

“지금은 이중직을 금지할 것이냐, 아니냐를 논할 때가 아니다. 선교적 목회, 선교적 교회의 관점에서 ‘어떤 사역(직업)을 목회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목회자가 목회 외에 또 다른 전문 직업을 갖는다면, 은퇴 이후에도 전문성을 갖고 계속 사역할 수 있다. 각 교단이 이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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