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공동체성 회복으로 다음세대 품어라”

저출산 심화, 교회교육에도 악영향 … ‘신앙 혈연’ 중시, 공동육아 고민 필요
신앙 전수 측면서 ‘가나안 성도’ 바라봐야 … 전통적 예배가 교회건강 핵심



한국 교회는 어디로 달려가는 걸까? 1980년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인’은 깨끗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불과 30년이 지난 지금은 신뢰도가 급락해 전도의 문이 막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 재앙으로 불리는 ‘저출산’도 교회의 미래를 암담하게 한다. 그렇다면 10년 뒤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해 <한국교회 10년의 미래>를 펴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교회와 주일학교의 내일을 전망한다.<편집자 주>
 

“경제논리로 저출산, 잘못된 신앙관”

▲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회는 사회 속에 있습니다. 10년 뒤 한국사회는 세대 불균형으로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도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특히 신앙이 다음세대로 전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출산이 이어지면 명맥이 끊길 우려도 있습니다.”

정재영 교수는 10년 뒤 한국사회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면서, 이 두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변화이자 근본적인 변화이며,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세계적으로 보면 종교 인구의 변화는 출산율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슬람교가 성장하는 이유는 개종이나 전도보다는 출산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기독교인의 급감으로 직결됩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감소는 다시 교세의 약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저출산의 원인은 ‘양육비’이다. 정 교수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과도한 양육비 부담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며, 문제는 기독교인들조차 경제논리로 출산율을 바라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신앙의 뿌리를 흔드는 잘못된 신앙관”이란 것이다.
 
저출산 “왜곡된 자녀 사랑 부른다”

출산율 감소에 못지않게 정재영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가족’ 중심의 사회문화다. 가족 중심의 문화에는 긍정적인 측면 못지않게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해 자녀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면서 교회교육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족에 대한 강한 유대감은 전통을 지키는 버팀목이 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자녀를 향한 왜곡된 사랑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교회 안에서도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내 자녀만 잘 되면 된다는 사고가 교회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왜곡된 자녀 사랑 때문에 이웃 사랑이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더불어 정 교수는 전통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는 반면에 독신이나 이혼, 노년층 증가로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은 1인 가구를 교회가 어떻게 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앙공동체 회복, 육아부담 나눠야

그렇다면 강단에서 ‘무조건 많이 낳아라’고 외치면 해결될 문제일까? 정재영 교수는 “성경적 원리는 저출산이 아니라 다산이다”면서도 “그러나 현실적으로 설교자의 말을 들을 성도가 몇이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미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가정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가정의 해체와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해체라는 것은 복원을 뜻합니다.”

그가 제시한 ‘복원’의 초점은 혈연을 통한 가족공동체가 아니다. 혈연이 전통적 가정의 핵심이었다면, 미래에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족공동체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년 성도들이 교회 내 다음세대를 영적으로 입양하고 신앙 성장을 책임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육체적 혈연보다 신앙의 혈연을 중시하는 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육아부담’도 교회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교회가 이를 역으로 이용해 공동육아를 시도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 부부들 중에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있으면 자녀를 낳겠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공동육아를 고민하고 해결점을 찾으면 됩니다. 초저출산 국가인 일본에서는 공동육아로 출산율을 높이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가나안 성도 붙잡아야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을 ‘가나안 성도’라고 한다. 정재영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에는 가나안 성도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신앙의 전수라는 측면에서 가나안 성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50% 이상이 가나안 교인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10년 뒤에는 가나안 성도의 수효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가나안 성도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회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정 교수는 지적한다.

“기성세대의 경직화된 교회구조를 합리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조직이 강조되면 공동체성이 약화됩니다. 따라서 교회의 대형화를 지양하고 소그룹의 공동체성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또한 무조건적 복종과 성직주의를 탈피하고 양떼에 대한 양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정보화’에도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구별된 예배에 대한 갈망도 커지고 있다”면서 미래에는 전통적인 예배가 오히려 교회 건강성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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