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하 목사(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수능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은 오래 전부터 품었던 목표를 향해 긴 여행을 떠나야 한다. 어떤 학생들은 사회의 직업현장으로, 어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 길을 열어간다. 교회학교 사역자들은 이들이 오직 신앙 안에서 자신만의 꿈과 비전을 찾아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가길 기대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의 표정과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확실한 목표를 가지지 못하고 오직 수능만을 향해 달려온 아이들에게는 현실이 그리 녹녹치 않다.

지난 여름 인천의 모 중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로캠프를 진행한 적이 있다. 캠프 프로그램 중에 자신의 목표인식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목표 진단은 목표가 있고 없는가만 묻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으로 목표가 있다면 어느 상태인지, 없다면 어느 상태인지를 묻는 활동이다. 그때 가장 많은 아이들이 선택한 항목은 “목표가 있지만 희미하다” “목표는 있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었다.

많은 교회학교 청소년부를 대상으로 진로캠프를 진행할 때에도 같은 활동을 해 보았다. 내심 신앙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해 보았지만, 그 결과 가장 많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일반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았다. “목표가 있지만 희미해요.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름 받은 우리 자녀들에게 명확한 목표가 없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학교 사역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청소년들이 미래의 방향을 찾도록 도와주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초원에 빠른 동물을 고른다면 톰슨가젤을 뺄 수 없다. 그런데 톰슨가젤에게는 단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시력이 약하고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엄청 빨리 뛰기는 하는데 뛰다가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바위에 부딪치고, 나무에 부딪친다. 결국 속도는 빠른데 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다. 톰슨가젤 이야기를 통해 지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속도인가? 방향인가?

지난 주간에 모 지자체 산하기관이 주최하는 진로캠프를 진행하면서 가수 이미쉘 양을 만나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미쉘 양은 ‘K-pop 스타 시즌1’ 톱(TOP)5까지 진출하여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이다. 그러나 가수 이미쉘이 있기까지 그녀에게 적지 않은 어려움의 시간이 있었다. 그녀는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님의 이혼을 겪고, 홀어머니에게서 자랐다. 그녀는 8살 어린 나이에 친구들로부터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8년이라는 시간동안 외출을 하지 않은 채 집안에만 있으면서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16살이 되던 해에 언니의 소개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노래를 향한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중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이미쉘 양은 비록 속도는 늦었지만 자신만의 방향을 찾았고,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검정고시를 합격하였고, 이젠 자신만의 꿈을 멋지게 이루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미쉘 양의 이야기가 교회학교 사역자들을 통해서, 아울러 우리 부모님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들려졌으면 좋겠다. 단지 진로에 대해 걱정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초등학생 때에는 진로에 대해 흥미를 가지도록 도와주고, 중학교 때에는 진로에 대해 탐색하는 기회를 주며, 고등학교 때에는 진로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하나님의 소명에 응답하는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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