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없는 주일학교 … 지금 씨를 뿌리세요”

존폐 위기 맞은 다음세대 교육 … 지금이 마지막 기회 “다른 세대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한국 교회가 100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가? 위기를 지나 침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한 세대(30년) 뒤에는 반토막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기독교세계관이 없는 다음세대는 미래의 가나안 성도가 될 것이 자명하다. 즉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될 것이라는 뜻. 이에 본지에서는 2034년을 가상해 한국 교회 주일학교 위기를 점검하고,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교회와 기관을 소개한다. 또한 전문가 대담을 통해 주일학교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편집자 주>
 
▲ “그 때가 그립습니다.” 2013년 전국주일학교연합회가 주최한 성경고사 현장이군요. 이 모습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어 버린 2034년, 화려한 주일학교 사역은 과거 사진으로만 엿볼 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우선 제 소개부터 해야겠군요. 저는 여러분이 소위 미래라고 말하는 2034년의 사람입니다. 여러분보다 꼭 20년 뒤의 사람입니다. 저는 2034년 한국교회에서 주일학교를 섬기고 있습니다.

제가 <기독신문> 독자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2034년 주일학교 상황이 너무 참담하기 때문에 실상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2034년 주일학교 위기

독자들도 어렴풋이 예상을 했겠지만, 2034년 한국교회 주일학교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사실 여러분이 상상한 것보다도 상황이 더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한국교회는 제법 규모가 있던 교회였습니다. 1990년대에만 해도 장년 500명에 주일학생이 200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일학교 성장은 여기까지였습니다. 2000년부터 정체기를 겪더니 2010년에는 12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2020년에는 주일학교 쇠퇴가 가속화되어 50명으로 급락하고, 2030년에는 25명, 2034년 현재에는 10명이 고작입니다. 불과 한 세대만에 주일학교가 95% 급감했습니다.
 
3무(無)의 시대 맞다

2034년 현재 주일학교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학생도, 교사도, 조직도 없는 ‘3무(無)의 시대’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영유아부서입니다. 20년 전인 2014년에만 해도 영유아부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로(0)입니다. 당연히 부서가 폐쇄되었습니다.

유치부는 3~4명이 나오고 있지만, 이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서너 명의 아이를 위해 담당 교역자를 세우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부서를 없애면 그나마 있던 아이들마저 떠날 것 같아 고민이 큽니다.

이러한 현상은 유초등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독신문> 독자가 살고 있는 2014년만 해도 유년부와 초등부로 구분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6~7명 남짓 남아 존폐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중고등부와 청년대학부는 말할 것도 없고요. 20년 전에도 맥을 못추고 있던 것이 나아질 리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다음세대만 사라졌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을 가르칠 교사도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중고등부를 졸업하고 청년대학부가 되면 의례히 주일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고등부가 사라지면서 20대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메마르게 되었습니다. 즉 주일학교→장년세대로 유입되는 구조가 깨졌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일학교라는 개념도 희미해져 갑니다. 과거처럼 연령대로 나뉘어 부서를 만들고, 담당 교역자를 세우고, 교사를 임명하던 시스템은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지금 교육부서 교사들은 60대 이상의 장년이며, 담당 교역자는 꿈도 못 꿉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일학교 예배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인터넷 전용 찬양사를 통해 찬양을 따라 부르고, 설교도 인터넷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함께 했던 성경공부도 멀티미디어로 대체했습니다.

주일예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기독신문> 독자가 계신 2014년에 일부 교회들이 세대통합예배를 도입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교회 대다수가 세대통합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3무의 시대이다 보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장년예배도 변화가 큽니다. 1990년대 초 주일저녁예배가 오후예배로 대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오전예배만 남아 있습니다. 오후에는 다문화권에서 예배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무실과 교회카페가 있던 1층은 일반 상가로 내준 상황입니다. 저희를 비난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교회 유지비가 부족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저희 교회는 형편이 좋은 것입니다. 이미 복지재단이나 상가로 팔린 교회도 많습니다.
 
다음세대→다른 세대

제가 2014년의 <기독신문> 독자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주일학교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당시 <기독신문>은 주일학교가 위기라고 수차례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최윤식 원장(미래학자, 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경종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주일학교의 규모는 장년 교인의 2~3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일학교가 장년의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10년마다 30%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대로 30~40년이 지나면 한국 교회 전체 주일학교 규모는 30~40만 명이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주일학교를 위해 대대적인 씨뿌리기를 해야 합니다. 지금이 한국 교회와 주일학교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찬스입니다.”

그의 지적대로 주일학생은 30년 뒤 한국교회의 주역입니다. 그런데 주일학생이 실종되었기에 장년부서도 실종되고, 이는 한국교회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2014년,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교회 사역 중 주일학교는 몇 번째 순위입니까? 장년사역 세계선교 제자훈련 구제봉사에 밀려 맨 꼴지는 아닙니까?

<기독신문> 독자 여러분,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다음세대에 눈을 뜨십시오.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사사기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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