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대 60주년 선교대회… “과거 선교를 축복 액세서리로 여기진 않았나” 반성

선교현장 공감 이끌어 내는 사역개발 강조
 

▲ 광신대 60주년 선교대회에서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임종웅 선교사가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짧은 시간 동안 서구의 많은 선교유산을 도입하고 실천하느라 바쁜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서구의 모델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고, 기독교의 중심축도 서구에서 남반구로 이동된 상태입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맞는 ‘선교의 옷’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광신대학교(총장:정규남 목사)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선교대회에서 키워드는 선교를 위해 ‘맞는 옷’을 찾자는 것이었다.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일률적인 선교 패턴으로는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며 현장선교사들은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을 모았다.

‘한국선교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한 한정국 선교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의 첫 번째 강의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화두가 됐다. 과거의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국수주의적 혹은 제국주의적 자세를 탈피하고, 미래 한국교회에 필요한 한국선교학의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강의의 요지였다.

태국을 중심으로 메콩강 유역의 선교에 헌신해 온 정도연 선교사도 비슷한 선상에서 두 번째 강의의 논점을 전개했다. 정 선교사는 전도방법으로서의 선교학을 십자가 복음보다 우선순위에 두지는 않았는지 반성하자는 메시지를 설파했다.

“복음은 제국주의와 독재자의 핍박, 황금만능주의의 그늘에서 헐벗고 고통당하는 지구촌 이웃들에게도 전파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선교는 그동안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생명이라는 기준보다 유물론적 축복과 부흥이라는 목적을 지나치게 강조했고, 그 결과 선교를 축복의 액세서리쯤으로 여긴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황 선교사와 정 선교사가 복음을 전파하는 쪽에서의 ‘맞는 옷’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분과별 특강을 담당한 광신 출신 동문선교사들은 복음을 듣는 선교현장 쪽에서의 ‘맞는 옷’을 제시하는 데로 포커스를 옮겨갔다.

임종웅 선교사(필리핀) 등 여섯 명의 선교사들은 각자의 사역지별 특성에 따라 ‘가톨릭권 선교’ ‘불교권 선교’ ‘힌두권 선교’ ‘이슬람권 선교’ ‘공산권 선교’ 등으로 분과를 정하고 바람직한 선교전략들을 제시했다.

특히 불교권 선교 분과를 담당한 박문수 선교사(태국)는 독특한 정신문화를 가진 불교권 사회에서는 ▲웅변적이고 감정적으로 흥분된 설교보다 조용하고 설득력있는 설교 ▲심신수양에 인기가 좋은 태권도를 활용한 선교접근 ▲장애인 마약환자 난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사역 등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상영규 선교사(필리핀)를 비롯한 다른 분과 담당자들은 선교에 대한 제한과 핍박이 강력한 지역에서의 돌파구로 전문인선교와 한인디아스포라를 활용한 전략의 필요성을 주창하며 “다양한 분야의 선교자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는 데 선교단체와 지역교회들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규남 총장은 “이번 선교대회를 계기로 동문 선교사들의 연합과 교류를 활성화하며, 새로운 선교전략을 모색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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