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현재이 말씀 깃발전이 개막했다. 25일 개막예배에 참석한 관객들이 장신대 캠퍼스에 설치되어 있는 말씀 깃발을 바라보고 있다.

 
‘청현재이’ 7개 신학대서 캘리그라피 ‘말씀 깃발전’
‘말씀 통해 은혜 나누는’ 캠퍼스 교류협력 모델 제시


“시작은 물음표라고 생각했다.” 찬양사역자 조영기 목사의 말이다.

청현재이캘리그라피문화선교회(대표회장:임동규, 이하 청현재이)가 전국 신학대에서 동시에 행사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조 목사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 우선 대학 간의 연합 창구가 없었다. 수십 개의 신학대가 존재하지만, 일직선으로 각자의 길을 갈 뿐이었다. 교차로가 없다보니, 교류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만남의 광장이었다.

청현재이가 통로를 열었다. 임동규 대표를 비롯한 청현재이 관계자들은 동분서주하며 전국 신학대와 접촉했다. 하나씩 하나씩 손을 잡은 결과, 7개 신학대가 모였다. 이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말씀’이었다. “말씀 안에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자”는 임동규 대표의 말에 공감하여, 불가능해 보였던 신학대학들의 연합행사가 열린 것이다.

“시작은 물음표였지만, 말씀이 더해지자 느낌표가 되었다.”

종교개혁주간 기념 제2회 청현재이 말씀 깃발전 ‘오직 말씀으로’가 10월 23일부터 총신대 장신대 서울신대 연세대연합신대 아세아연합신대 한국성서대 한세대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그리고 25일 광장동 장신대에서 개막예배를 드렸다.

청현재이 임동규 대표는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붉게 물들어가는 10월 가을날 종교개혁일을 기념하고 그리스도인의 합력을 위해서 말씀 깃발전을 진행하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또 은혜를 나누기 위해 참여한 7개 신학대학교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장신대 캠퍼스에서 본 말씀 깃발들은 계절의 아름다움과 쏙 빼닮았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휘날리는 말씀 깃발 덕분에 캠퍼스의 가을은 풍성함이 넘쳤다. 매일 스쳐 지났던 가로등과 나무, 돌담은 계절의 주인공이 됐고, 외로이 홀로 있던 칼뱅의 흉상 뒤로 말씀 깃발을 나열하자 마치 칼뱅이 웃고 있는 듯했다.

그뿐 만인가. ‘서로 사랑하라’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등의 80여점의 말씀 깃발이 종교개혁주간 캠퍼스에 진한 말씀의 향기를 솟아내고 있었다.

아세아연합신학교 김예지 씨는 “말씀으로 가득 차 있는 학교의 모습이 너무 좋다. 가을 날씨와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종교개혁정신을 아로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7개 신학대학 학생들은 어느새 친한 친구가 되어있었다. 수 개월간의 준비 작업을 거치면서 서로의 우정을 키워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연합의 기쁨이 무엇인지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총신대학교 총학생회장 최승한 씨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신학대학에서 차례로 참가약속을 했을 때 연합의 기쁨을 맛 볼 수 있었다”면서 “잘 가꾼 연합의 열매를 후배들에게도 전달하여 전국의 모든 신학대학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국경일이 되면 태극기가 도로와 집 앞에 휘날린다. 이처럼 부활절, 종교개혁주간, 성탄절에 전국 신학대학과 교회마다 말씀 깃발이 휘날린다면 어떨까. 한국 교회의 얼룩진 갈등과 분쟁을 이때만큼은 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교단과 교파를 떠나 한국 교회 협력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것이 임동규 대표의 오랜 생각이다. 그에게 말씀 깃발전은 단지 하나의 문화행사가 아니라, 한국 교회가 ‘오직 말씀으로’ 합력하는 마중물이다.
 

 
임동규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 1년 2년 그리고 10년이 지나 한국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떠나 말씀으로 합력하는 모습을 만들어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현재이 말씀 깃발전은 11월 28일까지 계속된다. 7개 신학대 중 가까운 곳을 찾아 말씀으로 수놓은 캠퍼스의 정취를 만끽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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