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교수(총신신대원 기독교윤리학)

 
지난 10월 13일 로마 가톨릭은 교황청에서 열린 시노드에서 동성애를 포용하겠다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19일 세계 주교 대표자들을 초청하여 열린 최종투표에서 찬성 118명, 반대 62명으로 2/3선을 확보하는데 근소한 차이로 실패했다. 이로써 암묵적으로 동성애를 포용하려 한 교황의 입장은 최종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한 일이긴 하나 과반수이상이 이미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과, 진보적 성향이 확고한 교황이 이 문제를 계속 밀어붙여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마 가톨릭의 최고의결기구가 동성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는 것이 가능한 이유로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우선 로마 가톨릭은 성경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최종 판단기준이 아니다. 로마 가톨릭은 최종 판단의 권위를 주교회의가 가진다. 성경은 일관성 있게 동성애를 하나님이 가증하게 여기시는 죄악으로 비판하고 있으나, 주교회의에 참석하는 주교들이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확신하지 않는 경우에 판단의 방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다른 이유는 1990년대 이전에 동성애자 단체들의 지원을 받은 일단의 과학자들이 동성애는 선천적인 성적 지향임을 입증한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들을 세계의 유수한 학술지들에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들은 특히 진보적 성향을 가진 기독교 교단들도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필자가 이 연구 결과들을 정밀하게 검토해 본 바에 따르면, 이 연구결과들은 예외 없이 실험대상의 극심한 편향성, 통계수치의 조작, 연구결과에 대한 왜곡된 해석 등으로 얼룩져 있었다. 동성애가 선천적인 성적 지향이라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지원하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는 하나도 없었다.

더욱이 성경은 창세기부터 신약의 서신들에 이르기까지 동성애가 왜곡된 성관습임을 분명히 지적한다.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관행 때문에 도시 전체가 멸망했으며, 모세의 율법은 동성애를 시행하는 자에게 사형이라는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동성애를 시행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증거라고까지 말하고 있으며, 고린도전서는 동성애를 시행하는 자는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성경에 있는 동성애 관련 규정들은 신약시대에 문자적으로 준수할 의무가 없는 의식법에 속한 규정들이 아니라,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적용해야 하는 보편적인 도덕법에 속한 규정들이다.

동성애자를 사회적 약자라고 보는 관점은 문제가 있다. 장애자나 노인이나 병자들이나 가난한 자들과 같이 통상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구조나 환경에 의하여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동성애자는 최상류층을 포함하여 전 사회 계층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동성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약자의 범주로 분류하기 어렵다.

교회는 동성애자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엄한 인간이며,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회원이 될 가능성을 가진 자로 대우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동성애자들을 포용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역행하는 동성애를 포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동성애를 정상적인 성관습으로 받아들이면서 직분자로 선출되는 것을 포함하여 교회의 회원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 달라는 요구는 교회가 받아들일 수 없다. 동성애자가 끝끝내 동성애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교회는 영적이고 도덕적인 순결유지를 위하여 동성애자를 내보내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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